한화 김동선, 지난달 '파라스파라 서울' 인수·리브랜딩 실시
파라다이스, 인천 그랜드하얏트 웨스트타워 2100억원 인수

[뉴스포스트=허서우 기자] 호텔업계가 '공간 확보'에 나섰다. 파라다이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등 주요 업체들이 기존 호텔을 인수하며 외형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들 자산이 향후 수익성 확보의 열쇠가 될지, 아니면 비용 부담을 키우는 리스크로 남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파라다이스·그랜드하얏트 인천 시너지↑…인천 K-관광 단지로


24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파라다이스 자회사 파라다이스세가사미가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그랜드하얏트 인천 웨스트타워'를 21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그랜드하얏트 인천은 한진그룹의 자회사인 칼호텔네트워크가 보유한 호텔로, 대지면적 1만6000㎡에 501객실을 갖추고 있다. 또 파라다이스시티와 도보 3분 거리라는 입지적 강점을 지닌다.

그랜드하얏트인천 호텔 전경. (사진=파라다이스)
그랜드하얏트인천 호텔 전경. (사진=파라다이스)

파라다이스는 이번 인수를 통해 호텔 증축 없이도 객실 규모를 확대하게 됐으며, 두 건물을 연결하는 브리지 설치를 검토 중이다.

파라다이스는 이번 인수가 공간 확장을 넘어 인천 지역경제 활성화와 시너지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중국인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 재개로 숙박 수요가 회복세에 접어든 가운데 인접 호텔과 연계 운영을 통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호텔 인수로 실적 탄력…장기 수익 모멘텀 마련"


양 호텔의 객실 수를 합치면 총 1270객실로, 영종도 내 최대 규모다. 부지 확보가 쉽지 않은 지역 특성상 기존 호텔을 인수해 시너지를 내는 전략이 장기적으로도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영종도는 하나개 해수욕장, 무의도 등 자연 관광지와 함께 복합 관광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개발 중이다. 인천시는 해당 지역을 K-콘텐츠, 문화, 관광이 융합된 글로벌 허브 도시로 육성하고 있으며, 파라다이스도 인근 6만㎡ 부지에 '스마트 레이싱 파크' 조성을 추진 중이다.

이 시설은 2027년 개장을 목표로 한 AR 기반 테마파크로, 지역 관광 활성화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파라다이스는 이번 인수를 통해 단순한 공간 확장을 넘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다지겠다는 구상이다. 올해 상반기 파라다이스는 연결 기준 매출 5677억원, 영업이익 100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6%, 24.5% 증가했다. 회사는 영종도 관광 허브 구축과 함께 실적 모멘텀을 이어갈 방침이다.


한화호텔, '파라스파라 서울' 인수…프리미엄 리조트 '안토'로 새 출발


북한산 속 안토 전경. (사진=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북한산 속 안토 전경. (사진=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달 리조트 '파라스파라 서울'을 인수하며 프리미엄 숙박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섰다. 삼정기업 계열사인 정상북한산리조트로부터 지분 100%를 확보했으며, 인수 금액은 유상증자 295억원을 포함해 총 300억원 수준이다.

이번 인수는 정상북한산리조트의 기존 부채 3900억원을 함께 승계하는 구조로 진행됐다. 시장에서는 '파라스파라 서울'을 약 6000억원 규모로 평가해 왔던 만큼 한화는 현금 300억원과 부채(3900억원) 인수를 통해 약 2000억원가량 저렴하게 매입한 셈이다.

'파라스파라 서울'은 2021년 문을 연 리조트로, 서울 도심에서 차량으로 약 40분 거리인 북한산 자락에 위치한다. 전체 부지 약 7만9300㎡ 규모에 110개의 리조트 객실과 224개의 회원제 객실을 갖췄다.

한화는 '안토'로 리브랜딩해 프리미엄 복합 리조트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식음료(F&B) 콘텐츠를 강화하고 웨딩 및 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수요 유치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해외 고객 유치 전략도 본격화된다. 중국, 대만, 일본 여행사와 협업해 북한산과 연계된 관광 패키지를 기획 중이며 글로벌 OTA(온라인 여행사) 채널을 통한 판매 확대도 추진한다. 이외에도 멤버십 고객 대상 프로모션, 계열사 워크숍, 단체 행사 등을 통해 내부 수요도 끌어들인다는 구상이다.


상반기 매출 늘어도 적자…안토 리조트로 수익 반전 승부


이번 인수로 한화는 서울에 '더 플라자' 호텔(5성급)과 함께 프리미엄급 숙박시설을 동시에 보유하게 됐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6144억원으로 전년 대비 78.8%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손실 2억원, 순손실 213억원을 기록하며 수익성 측면에서는 아쉬운 성과를 보였다.

수익성 개선이 필요한 시점에서 이번 인수가 실적 반등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이번 인수는 재무적인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로 유상증자 295억원을 포함해 총 300억원을 투입했는데 이는 시장 추정 가치 대비 현저히 낮은 금액"이라며 "기존 부채를 승계하더라도 약 2000억원의 차익을 실현한 셈"이라고 말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내달 본격적인 회원권 분양과 함께 기존 20%대 수준에 불과한 회원권 분양률을 2026년 60%까지 끌어올려 흑자 전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호텔街 "늘어나는 수요, 새로 짓기보단 투자가 더 용이"


12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을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복을 입고 방문했다.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12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을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복을 입고 방문했다.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업계에서는 신규 호텔을 짓기보다 기존 자산을 인수하는 방식이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수익성 확보 측면에서 더 효과적이라는 분석이다.

신규 개발은 부지 확보부터 인허가, 공사 기간 등 시간과 비용 부담이 크지만 기존 호텔 인수는 리모델링을 통해 빠르게 운영에 돌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익이 크다.

또 외국인 관광객 증가세도 이런 움직임에 힘을 싣고 있다. 올해 상반기 방한 외국인은 883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6%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호텔 인수는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도모할 수 있는 전략 중 하나"라며 "장기적인 수익성 확보를 위해서는 타겟층 세분화와 마케팅 전략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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