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SK·LG·한화, 대미 투자·공급망 논의
[뉴스포스트=선초롱 기자]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골프 회동을 갖고 경제 외교 행보에 나섰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양국 간 경제 협력과 대미 투자 계획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방문 기대 크다"… 트럼프에 방한 환영 메시지 전달
21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 마러라고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골프 회동 전후로 다양한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행사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전설적 골퍼 게리 플레이어의 90세 생일을 기념해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이 기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손 회장, 게리 플레이어, 프로 골퍼 브라이슨 디샘보와 함께 라운딩을 하며 주요 인사들을 초청했고, 국내 기업인들은 손 회장의 초청으로 자리에 함께했다.
한국 총수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조에서 라운딩을 하지는 않았지만, 경기 종료 후 별도로 교류의 시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각 조는 미국 정부 관계자 1명, 프로 골퍼 1명, 기업인 2명으로 구성돼 있어 경기 중에도 실질적인 경제 현안 논의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는 APEC을 계기로 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향후 경제 협력 방향, 대미 투자 등이 주요 화제로 다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국 방문에 대한 기대가 크고 모두가 합심해 준비 중"이라며 APEC 정상회의 방한에 대한 환영의 뜻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미국 내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한국 기업들에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긴밀한 협력을 지속하자"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요 그룹, 美 투자와 공급망 협력 강조
이번 회동에서 이재용 회장은 미국 텍사스 반도체 공장 및 현지 투자 계획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회장은 미국 내 전기차 배터리·반도체·친환경 분야에서 진행 중인 50억 달러 규모의 투자 현황을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선 회장은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언급하며 미국 현지 생산과 고용 확대 등 투자 성과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구광모 회장은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합작공장 가동 사례를 소개하며 고용 창출과 안정적인 투자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동관 부회장은 한화그룹이 추진 중인 미 조선산업 협력 프로젝트 '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와 방산 분야 협력 확대 계획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 협상에도 긍정적 신호…"투자 지속 의지 확인"
이번 회동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기업들의 미국 내 투자에 감사를 표하며 조선업 등 제조 분야 투자를 적극 독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한미 간 조율 중인 관세 협상에도 일정 부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31일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번 방한에서 한미 통상 협의와 3500억달러(약 500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관련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