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첫 국정감사...캄보디아 해외서도
김현지 불출석·최민희 사과...'공격수' 바뀐 여야
정당 해산·사법개혁·검찰 해체...거대 與 힘 과시

지난 6일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이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 등 국정감사에서 정회 후 퇴장하는 과정에 충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6일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이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 등 국정감사에서 정회 후 퇴장하는 과정에 충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새 정부 첫 국정감사는 마지막까지 파행에 파행을 거듭했다. 정권 교체로 거대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을 향해 한껏 힘을 과시했다. 제1 야당인 국민의힘 역시 정부여당의 핵심 인사들을 향한 맹폭을 멈추지 않았다. 캄보디아에서 벌어진 조직범죄는 국감장을 해외 무대로 옮겼고, 유튜버 등 유명인들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7일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자신의 SNS에 "전날 밤 12시 운영위원회를 끝으로 2025년도 국정감사가 마무리됐다. 내란 청산과 민생회복에 중점을 둔 국정감사였다. 한 달간 밤늦도록 감사에 애쓰신 의원님들께 감사드린다"며 "역시 민주당 의원님들은 달랐다. 철저한 자료준비와 분석이 돋보였고, 치열한 고민을 느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반면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올해 국감은 김현지로 시작해 김현지로 끝난 '현지 국감'"이라면서 "베일 속 주인공이 끝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현지 없는 현지 국감'"이라고 혹평했다.

거대 양당의 평가가 극과 극으로 갈린 이재명 정부 첫 시험대는 지난 6일 국회 운영위원회와 정보위원회 국정감사를 끝으로 공식 마무리 됐다. 지난달 13일부터 시작해 총 3주 동안 진행된 국감에서는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파열음이 지속됐다. 

첫날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진행된 대법원 국감에서는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한 여당의 공격이 이어졌다. 올해 5월 대법원이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상고심에서 파기환송을 한 것을 두고 '대선 개입'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지난달 13일 최혁진 무소속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등 국정감사에서 손팻말을 들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달 13일 최혁진 무소속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등 국정감사에서 손팻말을 들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기존의 관례도 깨졌다. 그동안 국감에서 대법원장은 형식적으로 출석했다가 자리를 뜨는 게 관례였는데, 이번에는 여당 의원들이 조 원장을 상대로 직접 질의했다. 친여 성향의 최혁진 무소속 의원은 조 원장을 희화화한 손팻말을 들기도 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삼권분립을 존중하라면서 여당을 비판했다.

아울러 핵심 증인들이 줄줄이 불출석하면서 '맹탕 국감'이라는 논란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재판을 맡은 지귀연 서울중앙지방법원 판사와 심우정 전 검찰총장, 한덕수 전 총리 등이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정권 교체 후에도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공세를 지속했다. 올해 국감에서는 지난 윤석열 정권과 당시 여당에 대해 평가를 해야 한다는 게 민주당의 입장이다. 10월 17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법사위 국감에서는 이성윤 민주당 의원이 12·3 비상계엄 당시 국민의힘의 행적 관련해 손인혁 헌재 사무처장에게 "통합진보당은 내란 모임만 해도 해산됐다"며 "국민의힘은 '내란 정당' 아닌가"라고 국민의힘을 겨냥하기도 했다.

검찰청 폐지와 검찰 수사권 박탈 등 '검찰개혁안'에 대한 공방도 벌어졌다. 여당은 윤석열 정권 당시 검찰의 권한 남용을 지적했고, 검찰 측은 개편을 하더라도 '보완수사권' 만큼은 남겨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안미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는 같은 달 27일 법사위 국감에서 "보완수사권이 전면 박탈돼서 부작용이 일어나면 책임을 지셔야 될 분들은 무리하게 입법을 하신 분들"이라고 말해 여당 의원들의 항의를 받았다.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사진=뉴시스)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사진=뉴시스)

2025 국감, 이제는 야당의 시간?

정부여당에 대한 야당의 공세도 만만치 않았다. 국감 마지막 날 국회 운영위원회에서는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의 출석을 두고 공방이 지속됐다. 국민의힘이 김 실장의 출석을 요구했으나, 여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 과정에서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이기헌 민주당 의원이 배치기를 하며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김 실장은 각 상임위원회 국감이 진행될 때마다 화두에 올랐다. 이 대통령의 핵심 측근임에도 별다른 정보가 알려지지 않자 각종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여당에서는 야당이 불필요한 의혹과 정쟁을 확산시킨다며 김 실장의 증인 채택을 사실상 반대해왔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최민희 위원장에 대한 공세가 이어졌다. 최 위원장은 국감 기간 국회에서 자녀 결혼식이 진행돼 논란이 불거졌다. 또한 지난달 20일 MBC 비공개 국감에서는 자신이 거론된 보도의 편향성을 지적하면서 MBC 보도본부장을 퇴장시키기도 했다.

야당은 사퇴 거론과 고발까지 하면서 최 위원장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했다. 비판의 목소리가 지속되자 최 위원장은 같은 달 30일 과방위 국감 마지막 날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며 "논란의 씨가 없도록 좀 더 관리하지 못한 점이 매우 후회되고 아쉽다"고 사과했다.

지난달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유튜버 쯔양이 사이버레커 피해 참고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달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유튜버 쯔양이 사이버레커 피해 참고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조직범죄 역시 올해 국감의 핵심 쟁점이 됐다. 해외 취업 사기와 스캠 범죄, 살인 등에 한국인들이 가담하거나 피해를 당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외교부에 대한 야당의 질타가 이어졌다. 또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이례적으로 캄보디아 현지에서 국감을 진행하기도 했다.

한편 인기 유튜버 등 유명인들이 참고인으로 국감에 출석해 눈길을 끌었다. 유튜버 '쯔양'과 '은현장'은 과방위 국감에서 이른바 '사이버레커'의 문제점에 대해 증언했다. 헬스트레이너 겸 방송인인 양치승 씨는 국토교통위원회 국감에서 자신이 겪은 공공 민자시설 전세사기 피해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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