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신 쌈짓돈 노린 검은유혹 ‘활개’ 심각

국정원 등 정부당국 사칭등 수법도 교묘해져

곳곳 예방교육 등 어르신 노후자금 사수하라

판매·영업·불법다단계 등 다양한 수법 활개

금감원 피해예방교육 한층 강화해 나갈 예정

▲ (사진=뉴시스)

[뉴스포스트=장나래 기자] 지난 6일 국정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으로 80대 할머니의 돈을 가로채려한 중국 동포가 경찰에 붙잡혔다. 다행히도 그날 할머니는 진료를 받으러 갔던 치과의사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고 이를 이상하게 여긴 치과의사는 112에 신고해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이번 사건 이 외에도 최근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보이스피싱 범죄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은 정부당국의 단속 및 예방활동이 한층 강화되자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고전적인 사기수법이 다시 성행할 우려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보이스피싱이 증가하자 지역 곳곳에서는 노년층에게 보이스피싱 예방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노년층의 노후 자금을 노리는 신종 보이스피싱그 심각성에 대해 알아본다.

노년층 대상으로 하는 보이스피싱 기승

지난 6일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보이스피싱 조직 인출책 김모(24)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3일 낮 1250분께 서울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의 물품보관함에 윤모(81) 할머니가 넣어 둔 3800만원을 가로채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김씨는 윤 할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개인정보 노출로 통장 계좌가 위험하다""국정원 직원인 자신들에게 맡겨야 안전하다"고 말하며 속인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윤 할머니는 치아 치료를 받기 위해 들른 치과에서 자신의 상황을 의사에게 설명했고 이를 들은 의사가 112에 신고해 김씨는 체포됐다.

경찰 측은 "김씨의 휴대전화 통화내역 등을 토대로 여죄 및 공모자들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6일 경남에서는 사천경찰서 사천지구대 소속 경위가 순찰 중 보이스피싱을 당할 뻔 했던 노인을 위기에서 구한 사건이 있었다.

이날 오후 230분께 경남 사천경찰서 사천지구대 소속 정창균 경위는 순찰차를 타고 아파트 단지 주변을 순찰하고 있던 중 황급히 뛰어가는 노인을 발견했다.

정 경위는 창문을 열고 "천천히 가십시오. 다치십니다"라는 말을 건넸으나 노인은 경찰을 보고 놀라며 은행쪽으로 급히 발걸음을 옮겼다.

정 경위는 노인에게 다가가 무슨 영문인지 묻자 노인은 "아들을 살려야 하니 아무것도 묻지말고 그냥 내버려두라"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노인의 휴대폰으로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당신의 아들이 사채빚 3600여만원을 갚지 않아 지금 감금상태에 있다. 경찰은 물론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고 우선 이자 500만원을 입금하면 풀어주겠다"며 협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놀란 노인은 아들을 살려야 한다는 절박함에 돈을 입금하기 위해 은행으로 달려가던 중이었던 것이다.

정 경위는 노인의 아들 김모(41)씨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아들 김씨는 멀쩡히 회사에서 근무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331일에는 노인을 대상으로 전화비가 연체됐다며 사기행각을 벌인 사례가 있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중국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범행에 가담한 유모(30)씨 등 2명을 사기미수 혐의로 구속했다.

유씨 등은 같은달 23일 금융감독원과 경찰로 신분을 속인 뒤 "전화비가 연체됐다"며 피해자 이모(72)씨로부터 2000여만 원을 뜯어낸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의 지시를 받아 인출·송금하려 한 혐의를 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이씨에게 "큰 돈을 들고 다니면 위험하다"며 여의도역 물품보관함에 돈을 넣어둘 것을 요구했다.

이를 수상히 여긴 이씨가 112에 신고했으며 신문지 뭉치가 담긴 가짜 돈 봉투를 넣어두고 잠복하던 경찰관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지난해 114일에는 70대 이상 노인만 골라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 직원이라고 속인 후 수억원을 가로챈 보이스피싱 일당이 적발됐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경찰과 금감원 직원을 사칭해 수억원을 가로챈 보이스피싱 일당을 검거, 한국 총책 최모(32)씨 등 3명을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또 김모(31)씨 등 2명을 장물보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같은해 10월 중순께부터 70대 이상 노인만을 골라 "경찰인데 당신의 계좌가 위험하다. 금감원 파견 직원이 돈을 보호해줄테니 계좌에서 돈을 빼 지하철역 물품보관함에 넣어라"고 꾀어 모두 6명으로부터 370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았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피해자들과 직접 통화를 한 중국 총책으로부터 보이스 메신저로 장소 등을 전달 받는 방식으로 움직였으며 피해자들에게 위조된 금감원 신분증을 보여줬던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감독원, '금감원 직원 사칭' 한 금융사기 관련 당부

▲ (사진=뉴시스)

지난 317일 금감원은 최근 보이스피싱 사기범들이 혼자 사는 노인 등을 대상으로 가짜 금융감독원 신분증을 이용해 금감원 직원인양 행세하면서 돈을 가로채는 피해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어 보이스피싱 피해 차단을 위한 금감원, 경찰청 등 정부당국의 단속 및 예방활동이 한층 강화되자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고전적인 사기수법이 다시 성행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금감원 측에서 발표한 직원 사칭 보이스피싱 피해사례에 따르면 독거노인 등을 대상으로 가짜 금감원 직원 신분증을 보여주고 계좌정보가 노출돼 안전조치가 필요하다고 하면서 예금을 현금으로 찾아 집으로 가져오도록 해 가로챘다. 이 사건은 같은달 3월에 발생했으며 피해자는 6, 피해액 25,650만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외접속 결제시도 IP 로그인 수집으로 고객정보 유출이 추정돼 금융안전을 위해 본인인증번호를 입력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불특정 다수에게 문자를 대량 발송해 보이스피싱을 시도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 측은 금감원 직원은 어떤 경우에도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개인금융정보의 유출에 따른 안전조치를 이유로 예금을 현금으로 찾아 맡기도록 하거나 물품보관함 등에 넣어두도록 요청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만일, 금감원, 검찰, 경찰 등 정부기관의 직원이라고 하면서 개인금융정보 유출에 따른 안전조치를 이유로 예금을 현금으로 찾아서 가져와라”, “물품보관함 등에 넣어두라”, “특정계좌로 송금하라고 한다면 100% 보이스피싱 사기조직이므로 절대 응하지 말고 즉시 경찰청(112)과 금융감독원(1332)에 신고해 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금감원은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의 유사피해 차단을 위해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에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며 대한노인회에도 어르신들이 유사피해에 노출되지 않도록 홍보를 강화해 줄 것을 요청하는 한편 피해예방 교육을 한층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같은달 8일 경찰청은 중소상공인·노인을 노린 사기꾼과 금융사기 사범을 연중 단속키로 했다고 밝혔다.

유형별 단속 대상으로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상대로 한 납품·계약·대출·투자 등 영업활동 사기, 노인을 대상으로 한 상조·물품판매 사기,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대출·불법다단계·유사수신 사기 등이다.

곳곳에서 노인대상 보이스피싱 예방교육 열어

▲ (사진= 전북경찰청 제공/뉴시스)

진도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은 3일 진도노인복지관에서 진도지역 노인을 대상으로 신종 금융사기 예방교육을 실시했다.

이날 교육은 최근 신종금융사기 범죄 빈도가 가장 높은 보이스피싱의 정의와 실제 노인을 대상으로 발생되고 있는 범죄 사례동영상 시청 등 신종금융사기 범죄 예방을 위한 대처법을 안내했다.

또 포천경찰서는 지난 6일부터 이달 말까지 노인대학을 찾아가 교통사고 및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법에 대해 강연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포천서는 이미 일동과 선단노인대학에서 강연회를 열었으며 이달 6개 노인대학, 700여 명을 대상으로 강연회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같은 날 천안동남경찰서도 천안시 병천면 아우내 은빛 복지관에서 노인 200여명을 대상으로 교통사고 감소와 범죄예방을 위한 종합 안전교육을 시행했다.

또 남양주시는 7일 대한노인회 와부읍분회 '대강당'에서 경로당 어르신 및 와부시니어센터 회원들을 대상으로 최근 급증하고 있는 노인들을 겨냥한 '보이스-피싱' 예방 및 대응 요령 등을 교육했다.

이 외에도 지역 곳곳에서는 노년층을 대상으로 벌어지는 보이스피싱 등에 대한 예방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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