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앞세운 아이오닉은 국내·브랜파워 토요타 해외시장 우세 전망

▲ 4세대 프리우스(사진=뉴스포스트 DB)

[뉴스포스트=최병춘 기자] 저유가가 지속되면서 다소 침체기를 겪고 있는 하이브리드 시장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하이브리드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토요타와 글로벌 친환경차 패권을 노리는 현대자동차가 하이브리드 전용 자동차(HEV)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와 4세대 프리우스를 나란히 선보이며 국내 시장에서 본격적인 판매 경쟁에 돌입했다.

하이브리드 대명사 토요타, 4세대 프리우스 국내 공략

토요타는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전면에 내세우며 한국시장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요시다 아키히사 한국토요타 사장은 “올해 연간 판매목표 8500대 중 하이브리드 판매비중을 50% 이상으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한국토요타는 지난해 출시한 ‘프리우스V’와 ‘캠리 하이브리드 LE’에 이어 올해 2월 하이브리드 SUV ‘2016 올뉴 RAV4 하이브리드’, ‘4세대 프리우스’까지 하이브리드 라인업 4개 차종 6개 트림 대폭 확대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것은 최근 선보인 ‘4세대 프리우스’다. 지난 22일 한국토요타는 토요타 프리우스의 4번째 풀 체인지 모델 ‘4세대 프리우스’ 발표회를 갖고 사전계약에 들어갔다. 고객 출고는 4월부터다.

4세대 프리우스가 공개되면서 앞서 출시된 현대차의 아이오닉과의 비교는 피할 수 없었다.

요시다 사장은 “아이오닉과 프리우스는 겨냥하는 시장에 큰 차이가 있다”며 아이오닉과의 직접 비교를 거부했지만 시장은 두 차량의 성능 차이에 집중했다.

가장 주목을 끌었던 연비는 국내 기준으로 아이오닉 하이브리드가 약간 앞섰다. 4세대 프리우스의 연비는 복합 21.9㎞/ℓ, 도심 22.6㎞/ℓ, 고속도로 21.0㎞/ℓ를 달성했다. 이는 아이오닉의 복합, 고속도로 연비보다 각각 0.5㎞/ℓ, 1.2㎞/ℓ 낮다. 다만 도심 연비에서는 아이오닉보다 0.1㎞/ℓ 높았다.

강대환 한국토요타 마케팅 이사는 “100명이 4세대 프리우스를 운전해본 결과 실제 평균 연비는 25~29.3㎞/ℓ를 기록했다”며 “실제 주행에서는 더 높은 연비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비에서는 우세를 점치기 어렵지만 가격면에는 아이오닉이 유리하다. 이오닉이 2289만~2721만원인 반면 4세대 프리우스는 3260만~3890만원으로 무려 1000만원이나 차이가 난다.

여기에 아이오닉이 배터리 평생 보증 등 공격적인 마케팅도 국내 시장에서 유리한 요인으로 꼽힌다.

도요타 프리우스는 시장 검증을 통한 브랜드파워를 내세워 소비자 공략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4세대 프리우스는 주행성과 편의성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단순히 연비만 좋은 게 아니라 달리는 즐거움과 일상 생활 속 편의까지 갖췄다는 것이다.

수석 엔지니어 토요시마 코지는 “4세대 프리우스의 개발 콘셉트는 ‘아름다운 지구·아름다운 차’로, TNGA를 통해 차 만들기의 모든 것을 원점에서 재검토했다”며 “신형 프리우스는 뛰어난 연비성능의 진화는 물론 운전의 즐거움, 안전성능, 감성 스타일 등을 갖췄다”고 밝혔다.

▲ 현대차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사진=현대자동차 제공)

후발주자 현대차, 국내 수성 해외 공략 숙제

아직가지 국내 판매 시장에서는 현대차 아이오닉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현대차는 당장 올해 국내에서 아이오닉을 1만5000대 판매를 계획하고 있는 반면 토요타는 프리우스의 올해 판매목표를 지난해보다 400대 많은 2000대 수준으로 잡는 등 크게 욕심내지 않는 분위기다.

하지만 해외 시장에서의 사정은 다르다. HEV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토요타에 비해 현대차는 이제 막 시장 진입을 시도하는 단계에 불과하다.

프리우스는 이미 세계 시장에서 검증된 브랜드다. 지난 1997년 세계최초 양산형 하이브리드로 탄생한 ‘프리우스’는 3세대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누적 판매량은 이미 350만대가 넘는 대표적인 브랜드다.

현재 유럽 HEV 시장에서는 여전히 토요타가 독주하고 혼다, 푸조, 포드 등이 2위 싸움을 펼치고 있는 구도다. 토요타는 올해 4세대 프리우스를 출시로 사상 최대 판매실적을 노리고 있다.

한국에 앞서 지난해 12월 9일 일본에서 먼저 출시된 신형 프리우스가 1개월 만에 10만대를 판매하는 호성적을 거뒀다는 점에서 향후 유럽시장 판매 전망을 밝게하고 있다.

후발주자인 현대차는 앞으로 성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기상 현대·기아차 환경기술센터 센터장(전무)은 “지난해 현대차의 친환경차 판매 비율은 전체 차량의 2%에 머물렀다”면서 “2020년까지는 친환경차 판매를 10% 내외로 확대해 세계 2위의 친환경차 시장을 만들 계획”이라고 알렸다.  

아이오닉의 글로벌 판매계획도 당장 올해 1만5000대로 잡았지만 내년부터 수출을 본격화해 7만7000대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현대·기아차가 지난해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에서 4위 메이커로 올라섰다는 점도 고무적인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달 초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가 발간한 ‘2015년 친환경차 시장 특징 및 전망’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쏘나타 하이브리드, 쏘울 전기차 등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포드를 제치고 전체 친환경차 시장 판매 4위를 기록했다.

하이브리드 전용차량에 라인업이 집중돼 있는 토요타와 달리 현대차가 아이오닉을 필두로 전기차와 수소차 등 친환경차 라인업 확대하고 있다는 점도 다양성 측면에서 강점으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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