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전두환 전 대통령이 알츠하이머를 이유로 형사재판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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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광주지방법원은 故 조비오 신부 사자명예훼손 혐의에 대한 전 전 대통령의 첫 공판기일 재판을 이날 오후 2시 30분 예정대로 진행했다.

앞서 전 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낸 회고록을 통해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조비오 신부 증언을 거짓이라고 주장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바 있다. 전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 조비오 신부에 대해 '가면을 쓴 사탄',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 '기총소사는 없었으므로 왜곡된 악의적 주장' 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여사는 공판을 하루 앞둔 전날 그가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는 등 건강상 이유로 광주까지 이동해 법정에 출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 여사는 "(전 전 대통령이) 2013년 검찰의 압수수색 등 재산 압류 소동을 겪은 뒤 한동안 말을 잃고 기억상실증을 앓았다"며 "그 일 이후 알츠하이머 증세라는 진단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광주지법은 전 전 대통령의 불출석 입장에 대해 공식적으로 법원에 연기 신청이나 불출석 사유서를 내지 않았다며 예정대로 재판을 진행했다.

전 전 대통령이 알츠하이머를 이유로 재판에 출석할 수 없다고 하자 일각에서는 재판에 출석하지 않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회고록까지 작성했던 전 전 대통령이 2013년에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아 재판에 참석하지 못한다는 것은 쉽게 납득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전 전 대통령은 지난 5년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2015년 3월에는 조선일보 제95주년 창간기념식에 참석하기도 했고, 이완구 전 국무총리와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2016년 제20대 총선과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치러진 대선에서 투표도 했다. 2016년 최규하 전 대통령 추모식에도 참석했다. 이듬해 4월에는 회고록을 발간했다.

광주지법 재판부 역시 이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전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증세가 더 악화되기 전에 준비하다 보니 급하게 출간했다"며 "일부는 이전에 초본을 작성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전 전 대통령의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재판의 다음 공판 기일은 오는 10월 1일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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