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우리는 광주에서 일어난 일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두 눈으로 똑똑히 목격했고, 보고 경험한 것을 기록했습니다(we know what happened in Gwangju - we were eye-witnesses, and we recorded what we saw and experienced).”

지난해 5·18민주화운동 38주기 기념식에서 편지글 낭독하는 마사 헌틀리 여사. (사진=뉴시스)
지난해 5·18민주화운동 38주기 기념식에서 편지글 낭독하는 마사 헌틀리 여사. (사진=뉴시스)

지난 21일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한 통의 편지가 도착했다. 지난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에 살면서 전두환 정권의 대학살을 눈으로 직접 목격한 마사 헌틀리(77)·바버라 피터슨(72) 여사가 쓴 편지였다.

이들은 고(故) 찰스 헌틀리·아널드 피터슨 목사의 부인으로, 지난 1965년부터 1991년까지 한국에 살면서 1960년~1985년까지 광주에 머물렀던 ‘산 증인’이다. 두 사람은 광주민주화운동을 두고 “그것은 조직적인 운동이 아닌, 전두환이 이끄는 군대가 80만 명의 도시를 불법적으로 공격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최근 자유한국당 김진태·김순례·이종명 의원이 국회에서 ‘5·18 폄훼’ 발언을 한 것을 두고 싶은 우려를 나타냈다. 이들은 “2월8일 국회에서열린 공청회에서 한국당 의원3명이 5·18 항쟁을 두고 ‘북한군 6백여명이 선동한 폭동’이라고 주장하는 극우인사(지만원씨)의 뻔뻔한 거짓말에 동조했다”며 “세 의원들의 말은 거짓이고, 광주와 전라도, 그리고 한국인들 모두에게 상처를 줬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민주주의는 반드시 진실에 기초해야 하고, 시민들은 국회의원들이 진실을 알고, 말하고, 행동한다고 믿고 있다”며 “오늘날까지 홀로코스트가 일어난 적이 없다고 부인하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는 이와같은 일이 한국에서 일어나기를 바라지 않는다”고 당부했다.

물의를 일으킨 세 국회의원에게 징계를 내려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두 사람은 “우리는 세 의원이 제명되지 않는다면, 징계를 받기를 바란다. 그래서 시민들이 한국 국회를 신뢰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마사 헌틀리 여사의 남편인 찰스 헌틀리 목사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 기독병원으로 후송된 희생자들의 사진을, 바버라 피터슨 여사의 남편인 아놀드 피터슨 목사는 군부대의 헬기 사격 사진 등을 전두환 재판에 제시한 바 있다.

문희상 의장은 두 사람의 서신에 “광주의 참상을 세계에 알렸던 두 분 부군들의 활동에 이어 당시의 진실을 알리려는 두 분의 노력에 감사드린다”며 “그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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