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5·18 광주민주화운동 39주년을 맞아 정치권이 대거 광주로 집결하면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행사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부를지 주목된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17일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 지도부는 광주를 찾아 5·18 광주민주화운동 전야제 행사에 참석한다. 다음날인 18일에는 황교안 대표와 한선교 사무총장, 이헌승 대표 비서실장 등이 광주로 내려와 39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앞서 황교안 대표는 패스트트랙 통과를 규탄하는 전국 장외투쟁에 나서면서 광주에서 ‘봉변’을 당한 바 있다. 지난 3일 황 대표는 ‘문재인 STOP! 광주시민이 심판합니다’ 행사를 열기 위해 광주 송정역 광장을 찾았다가 항의하는 지역 주민들을 맞딱뜨렸다.

광주진보연대, 광주대학생진보연합 등 시민단체와 일반 시민 100여 명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틀며 “자유한국당은 해체하라” “황교안은 물러가라” 등 구호를 외쳤고, 일부 시민들은 황 대표를 향해 500㎖짜리 생수병에 든 물을 뿌리기도 했다. 결국 황 대표는 경찰에 둘러싸인 채 도망치듯 자리를 떴다.

이후 지난 7일부터 부산 자갈치 시장을 시작으로 전국 민생투어에 나선 황 대표는 오는 18일 다시 광주를 찾아 5·18 기념식에 참석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광주 현지에서는 5·18 민주화운동을 폄하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징계 없이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월 이종명·김순례·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5·18을 폭동으로 규정하고 5·18 유공자를 ‘괴물 집단’이라고 지칭하는 등 발언으로 사회적인 물의를 빚었던 바 있다. 그러나 한국당은 이들에 대한 징계 여부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상황. 앞서 5·18 역사왜곡처벌 광주운동본부는 지난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황 대표가 5·18을 모욕했던 자를 처벌하지 않고 5월 영령 앞에 서겠다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황 대표는 광주행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16일 오전 충남 당진화력발전소를 방문한 후 5·18 기념식 참석 여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참석하지 못하는) 다른 변동사유가 있었느냐. 다녀오겠다”고 답했다. 황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이후에도 “(5·18은) 국가기념일 아닌가. 마땅히 제1야당 대표로서 가는 것이 도리”라며 “어려움이 있더라도 광주 시민들에게 말씀을 듣고 또 질타가 있으면 듣겠다. 피하는 것보다 가서 듣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황 대표가 5·18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따라 부를지도 관심사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5·18 민주화운동이 1997년 정부기념일로 제정된 후 2008년까지 제창(참석자 전원이 따라 부름)해왔으나 이명박·박근혜정부가 들어선 2009년부터 2016년까지 합창(합창단이 부름)으로 진행됐다.

황 대표는 지난 2016년 박근혜 정부에서 국무총리에 재임했을 때 5·18 기념식에 참석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따라 부르지 않아 논란이 된 바 있다. 여당 대표였던 정진석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노래를 따라 불렀지만, 황 대표는 자리에서 일어서기는 했으나 입을 굳게 다문 채 노래를 따라 부르지 않았다. 보수단체 등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는 가요라며 반대하는 것을 의식한 행동인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 ‘임을 위한 행진곡’은 다시 제창 형식으로 바뀌었다.

한편, ‘임을 위한 행진곡’은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에게 사살된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과 노동현장에서 들불야학을 운영하다가 사망한 노동운동가 박기순의 영혼결혼식에 헌정된 노래로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상징적 대표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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