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인도에 불쑥...‘공유 전동킥보드’의 불안한 질주
[진단] 인도에 불쑥...‘공유 전동킥보드’의 불안한 질주
  • 선초롱 기자
  • 승인 2019.08.26 12: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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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포스트=선초롱 기자] 최근 길거리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마이크로 모빌리티(Personal Mobility)는 단연 ‘전동킥보드’다. 간단한 조작만으로 쉽게 이용이 가능하고, 짧은 거리를 이용할 때 버스보다 편리하고 택시보다 저렴하다는 점 때문에 대학생과 직장인 등 젊은 층으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서울 강남, 부산 해운대 등 주요 도심에서는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공유 전동킥보드’ 사업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급격히 성장하는 시장 규모에도 불구하고 전동킥보드의 ‘안전문제’는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다. 

서울시 송파구 잠실동의 횡단보도 앞에 주차된 공유 전동킥보드. (사진=선초롱 기자)
서울시 송파구 잠실동의 횡단보도 앞에 주차된 공유 전동킥보드. (사진=선초롱 기자)

공유 전동킥보드 확산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전동킥보드 등 1인용 전동형 이동수단인 마이크로 모빌리티 시장 규모는 2016년 6만5,000대, 2017년 7만5,000대, 지난해 9만대 수준에서 2022년 20~3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공유 전동킥보드를 서비스하는 업체 역시 크게 늘어 이달 기준 약 15곳에 이른다. 씽씽, 킥고잉, 고고씽, 빔 등 외에도 현대차, 카카오, 네이버 등 대기업까지 마이크로 모빌리티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공유 전동킥보드 서비스의 주 고객층은 직장인과 대학생으로 나타났다. 공유 킥보드 ‘씽씽’의 운영업체 피유엠피(PUMP)는 강남 지역에서 80일간 시범 운영 행태를 분석한 결과, 이용자의 80%가 34세 이하의 성인으로 주로 출퇴근 시간에 이용되고 있다고 지난 30일 밝혔다. 이용자 중 25세~34세가 48.9%로 절반을 차지했고, 만 18세~24세 이용자도 31.5%의 점유율을 보였다.

특히 주요 도심과 대학가에서 시작된 공유 전동킥보드 서비스는 판교, 시흥, 동탄 등 신도시와 주택지역으로도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직장인들의 출퇴근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도 전동킥보드 서비스가 확산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공유 전동킥보드 사용을 위해선 우선 모바일로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설치한 뒤 가장 가까운 곳에 주차된 전동킥보드를 찾는다. 이후 QR코드를 스캔한 뒤 사용하면 된다. 결제 역시 앱으로 가능하다. 운전면허증 소지자에 한해 헬멧을 착용한 뒤 사용할 수 있는데, 이용금액은 업체마다 차이가 있지만 분당 150원 선이다.

이용 가능 시간은 업체마다 다르지만 통상 저녁 10시 전후까지다. 일부는 새벽 2시까지 사용 가능하다. 이용 시간 이후에는 각 업체에서 전동킥보드의 충전·수리를 위해 회수를 진행한다. 최근에는 전동킥보드의 회수 및 재배치 업무를 진행하는 물류운송 플랫폼 센디 등 새로운 형태의 스타트업도 등장했다. 한편, 공유 전동킥보드의 평균 수명은 4~6개월 정도로 알려졌다. 

비 오는 날, 인도에 방치된 공유 전동킥보드. (사진=선초롱 기자)
비 오는 날, 인도에 방치된 공유 전동킥보드. (사진=선초롱 기자)

‘킥라니(킥보드+고라니)’

급격한 모빌리티 시장 성장에도 불구하고 전동킥보드의 안전문제는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다. 안전한 이용을 뒷받침할 제도가 마련돼 있지 않은 탓이다. 

전동킥보드는 현행 도로법상 오토바이와 같은 ‘원동기장치 자전거’로 분류된다. 이에 따라 전동킥보드를 탈 수 있는 곳은 도로, 이면 도로 등으로 한정된다. 결국 전동킥보드는 차도의 우측 가장자리만 이용해 달려야 하는데, 이 경우 전동킥보드 운행자와 차량 운전자 모두 사고 위험에 노출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상당수의 이용자가 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해 인도와 자전거도로를 이용하다 사고가 발생하는 일이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부 이용자는 도로에서 역주행을 하는 등 위험한 운행으로 ‘킥라니(킥보드 고라니)’라고 지탄받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접수된 전동킥보드 사고는 총 528건으로, 지난해에만 233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용자의 운전 미숙 등으로 발생한 운행 사고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이유로 보행자와 운전자, 이용자 모두를 위한 도로교통법 개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동킥보드의 자전거도로 주행을 허용하는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관한 일부개정법률안과 도로교통법 개정안은 지난 2017년 6월 이미 발의됐다. 이 법안은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수단의 자전거도로 통행을 허용하되, 도로관리청이 통행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이 법은 지난 4월에서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단 한 차례 논의되는 데 그쳤고, 8월 임시국회에서도 행안위 법안소위 논의 목록에서 제외됐다. 2년 째 제자리걸음인 셈이다.

전동킥보드 관련 법안 마련과 이용자들의 의식 제고가 필요한 시점이다.

선초롱 기자 seoncr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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