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지난달 전두환씨의 ‘알츠하이머 골프’ 의혹을 제기한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가 ‘12·12군사반란사건’이 일어났던 날 강남의 고급 식당에서 오찬을 즐기는 전 씨의 모습을 포착해 화제다.

(사진=임한솔 정의당 부대표 영상 캡쳐)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 (사진=정의당 제공 영상 캡쳐)

임 부대표는 지난 12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전 씨가 40년 전 군사 쿠데타 주역들과 함께 서울 압구정동에 있는 고급 중식당에서 기념 오찬을 즐기는 모습을 직접 촬영했다”고 밝혔다.

임 부대표가 촬영한 영상에는 군사 반란에 가담했던 정호용 전 특전사령관, 최세창 전 3공수여단장 등이 전씨와 만찬을 즐기고 있었다. 오찬은 10여 명이 참석한 부부 동반 모임 형식으로, 정오부터 2시간가량 이어졌다고 한다. 특히 이날 오찬 가격은 샥스핀(상어지느러미 수프)이 포함된 1인당 20만 원 상당의 코스 요리였다는 게 임 부대표의 주장이다.

그는 “건배사를 여러 번 하고 와인잔을 계속 부딪치며 12·12 당일이란 점을 까맣게 잊은 듯 굉장히 밝고 화기애애하고 축하 분위기 속에서 오찬을 즐기는 모습을 확인했다”면서 “전두환이 대화 상당 부분을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사진=정의당 제공 영상 캡쳐)
(사진=정의당 제공 영상 캡쳐)

임 부대표는 전 씨를 촬영하는 과정에서 전 씨의 지인에 입을 틀어막히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영상 속에는 황급히 식당을 벗어나며 차량에 오르는 전 씨를 향해 임 부대표가 “군사 쿠데타 날에 이러시면 안 되죠”라고 지적하자 한 여성이 “이러지 말랬잖아”라고 말하며 입을 막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에 대해 임 부대표는 13일 라디오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전두환씨와 이순자씨는 기본적으로 저에게 잘 아는 것처럼 하대하는 경우가 많다”며 “식사를 마치고 나오다가 저의 입을 틀어막으면서 ‘이러지 말랬잖아’라고 한 부인이 어느 분의 아내였는지는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임 부대표는 “그런 사람들이 처음으로 무력행동에 나섰던 12일 당일을 기념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 자체가 도저히 용납 받을 수 없는 것”이라며 “저는 전두환 씨가 1년에 5월과 12월 중 최소 이틀은 아예 바깥 출입 자체를 삼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5·18 학살의 책임을 이제라도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죄와 반성을 하고 1000억원이 넘는 추징금과 세금을 내면 비로소 추적을 멈출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전 씨 측은 보도자료를 내고 “12일 오찬 모임은 1979년 12·12 사태와 전혀 무관한 친목 모임”이라고 강조했다. 전 씨 측은 “일정이 바쁜 김장환 목사 사정으로 우연히 날짜를 정했다. 식사비용도 돌아가며 부담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임 부대표는 지난달 7일 강원도 한 골프장에서 지인들과 라운딩을 즐기는 전 씨의 모습을 포착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전 씨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 사실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지만,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며 재판 출석을 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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