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구민·진선미도 모르는 GS칼텍스 ‘허세홍표’ 혁신
강동구민·진선미도 모르는 GS칼텍스 ‘허세홍표’ 혁신
  • 이상진 기자
  • 승인 2020.02.17 14: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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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선미 의원실 “복합에너지스테이션 금시초문...처음 들었다”
- 김종무 서울시 의원 “최소한 시의원에게는 말해줘야” 분통
- 강동구 주민 A씨 “선거 때나 밑바닥 찾고 평소엔 인간 취급도 안 해”
- 강동구청 “처리 절차상 주민의견 수렴해야 하는 의무 없어”
- GS칼텍스 “수소충전소 관련 인허가 등 모든 책임은 현대자동차”
- 김동춘 교수 “인근 주민들 불안감 증폭...관할구청과 업계 충분한 설명해야”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여기 뭐가 들어오는지를 알아야지.......선거만 지나면 저희들 세상이야. 선거 때나 밑바닥 찾는 거지, 뭐 저희 같은 사람을 평소에 인간 취급하겠습니까? 내 땅 가지고 내가 뭐 한다는데 할 말은 없지만, 정말 지역적으로 안전 문제가 있으면 뭐라 할 수 있죠.”

“시설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었어요. 강동구청에서라도 여기 뭐가 들어선다는 설명을 당연히 했어야 하는데.”

<뉴스포스트>가 지난 14일 서울시 강동구 상일동에서 만난 주민들은 상일동 443-9번지에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GS칼텍스의 복합에너지스테이션에 대해 볼멘소리를 이어갔다. 본지의 인터뷰에 응한 지역 주민들 가운데 해당 시설을 알고 있는 주민은 단 한 사람도 없었다.

주민들은 복합에너지스테이션이 수소충전소와 주유소, LPG충전소, 전기차충전소를 한 데 운영하는 곳이라는 설명에 본지 기자에게 “위험하지 않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지역 주민들은 시설 생활공간의 안전을 우려하고 있지만, 정작 사업의 주체인 GS칼텍스는 책임을 현대자동차에 떠넘기며 이같은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아무런 계획도 없는 상태다.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사장. (사진=GS칼텍스 제공)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사장. (사진=GS칼텍스 제공)

◇ ‘복합에너지스테이션’은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의 신사업

지난해 초 GS칼텍스 대표이사에 취임한 허세홍 사장은 사업 경쟁력 강화와 신사업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허세홍 사장은 지난해 1월 GS칼텍스 대전 기술연구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회사 경영기조인 ‘사업경쟁력 강화 및 신규 포트폴리오 구축’ 달성을 위해 연구소가 적극적으로 기여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변동성이 큰 정유 중심의 기업 구조를 바꾸려는 신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이다. 허세홍 사장이 추진하고 있는 대표적인 신사업 가운데 하나가 기존 주유소에 LPG충전소와 전기차 충전소, 수소차충전소 등의 기능을 모두 더한 ‘에너지 백화점’ 형식의 복합에너지스테이션이다.

2020년 상반기 서울 강동구 상일동 443-9번지에 들어설 복합에너지스테이션 조감도. (자료=GS칼텍스 제공)
2020년 상반기 서울 강동구 상일동 443-9번지에 들어설 복합에너지스테이션 조감도. (자료=GS칼텍스 제공)

문제는 허 사장의 주력 사업인 복합에너지스테이션 설립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것. 수도권 최초의 복합에너지스테이션은 서울시 강동구 상일동 443-9번지에 지난해 12월 완공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복합에너지스테이션이 초등학교 등 교육시설과 가까운 데다, 문화재조사구역에 포함되면서 오는 4월로 한 차례 설립이 미뤄졌다. 현재는 도로공사 문제로 완공 일정이 한 차례 더 미뤄진 상태다.

GS칼텍스 관계자는 13일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4월 운영 예정에서 한 차례 더 미뤄진 것이 맞다”며 “5월이나 6월 등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확정된 것이 없지만 상반기 중에는 운영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 주민들 “구청서 어떤 시설인지 말해줬어야” vs 강동구청 “공청회 의무 없다”

본지는 14일 오후 상일동 복합에너지스테이션 공사 현장을 찾았다. 수소충전소 공사는 한창 진행 중이었다. 공사 현장에서 만난 지역 주민들은 복합에너지스테이션에 대해 묻자 황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사가 진행 중인 복합에너지스테이션 현장. (사진=이상진 기자)
수소충전소 공사가 진행 중인 GS칼텍스의 복합에너지스테이션 현장. (사진=이상진 기자)

공사 현장에서 100여 미터 떨어진 곳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주민 A씨(50대, 남성)는 “수소충전소만 해도 위험한데 이걸 다 합쳐서 들어오는 줄 전혀 몰랐다”며 “정치인이나 공무원들이 저희 같은 사람을 평소 사람 취급하겠냐”고 분개했다. 그러면서 “내 땅 가지고 내가 한다는 데야 뭐라 할 수는 없겠지만, 이게 정말 지역 사회 안전에 문제가 되면 뭐라 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복합에너지스테이션이 들어서는 자리는 인근에 △상일초등학교 △상일여자중학교 △상일여자고등학교 △상일미디어고등학교 등 교육시설이 밀집한 상대정화구역이다. 상대정화구역은 학교보건법 6조에 규정된 지역으로, 초중고 교육시설의 담장부터 직선거리 200미터 이내 지역을 말한다. 이 지역은 교육상 위생과 유해업종 등의 인허가를 규제할 수 있다. 복합에너지스테이션 설립도 상대정화구역 인허가 문제로 한 차례 미뤄진 바 있다.

인근 중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 B군(10대, 남성)은 “복합에너지스테이션에 대해 전혀 들어본 적이 없고 이런 내용은 강동구청에서 주민들에게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지역 정치인들이 좀 더 신경 써서 별 탈 없이 진행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복합에너지스테이션 예정지는 교육시설이 밀집한 상대정화구역이다. (편집=이상진 기자)
복합에너지스테이션 예정지는 교육시설이 밀집한 상대정화구역이다. (편집=이상진 기자)

상일동아아파트에 거주한다고 밝힌 김정현 씨(65세, 남성)는 “무슨 시설이 들어오는지 전혀 몰랐다”며 “수소차가 나오면 수소충전소가 필요하다고는 생각하지만, 수소충전소에 주유소에 전기차충전소에 가스충전소까지 모두 다 모아놓는 거는 위험하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강동구청에서는 다 알면서 허가를 내주었느냐?”고 되물었다.

상일동 빌라촌에 거주하는 C씨(30대, 남성)는 “처음 듣는 이야기라 당황스럽다”며 “강동구청이 지역 주민들에게 알려줘야 하지 않느냐”고 했다. 그는 또 “정치권에서 주민들에게 알려주고 나서면 좋겠지만 그분들이 뭐 정치만하지 일을 하겠냐”며 “원래 공무원과 국회의원은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네이버 카페 '강동 고덕지구를 사랑하는 사람들' 캡처. (편집=이상진 기자)
네이버 카페 '강동 고덕지구를 사랑하는 사람들' 캡처. (편집=이상진 기자)

네이버 카페 <강동 고덕지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에서는 상일동에 들어서는 수소충전소를 우려하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아이디 ‘**아빠’는 “맞습니다 전세계 적으로도 수소냐 전기냐 방향성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주택가에 안전하니 설치해도 좋다? 신기술은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죠. 그만큼 기술적으로 노하우도 없겠고 저는 이런 행정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라고 지적했다.

아이디 ‘**향’은 “강동구가 하는 일은 어찌 이리 주민들 위하는 거는 안하고 쓸데없는 짓만 하나 모르겠네요”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강동구청 관계자는 “처음 수소충전소 허가가 들어왔을 때 안전 문제로 주민 반발이 조금 있기는 했다”며 “개별적으로 민원이 들어온 건에 대해서는 개별로 설명을 한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고압가스제조 처리 기한이 5일로 짧고 처리 절차상 주민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는 의무가 없어 공청회 등을 하지 않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사업지 인근 주민들과의 소통을 위해 적극적으로 앞장서야 할 GS칼텍스는 강건너 불구경 중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17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주민들의 우려를 알고 있었다”며 “강동구청에서 주민들과 대화를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본지 취재결과 강동구청이 공청회 등 주민 소통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하자 이 관계자는 “현업 부서에 알아본 뒤 연락주겠다”고 했다.

이날 오후 본지에 연락을 한 해당 관계자는 “현업 부서에 확인해본 결과 복합에너지스테이션에 들어오는 수소충전소의 인허가와 공청회 등 모든 책임은 현대자동차에 있다”고 해명했다. 책임 소재를 현대자동차에 떠넘긴 것이다. 이에 다시 복합에너지스테이션은 GS칼텍스의 사업이고 GS칼텍스 주유소 부지에 현대자동차의 수소충전소가 들어오는 것 아니냐고 묻자, 이 관계자는 “그것은 맞다”고 답했다.
 

◇ 진선미 의원실 “파악 후 내일까지 연락주겠다”, 김종무 시의원 “구청서 말을 했어야”

해당 지역구 의원인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해당 내용을 지금 처음 듣는다”며 “지역 주민들 의견도 파악해야 하고 관련해 구청에도 알아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14일 오전까지는 해당 내용을 파악해 연락주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진선미 의원실은 아직까지 본지에 추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강동구 제2선거구 지역구 김종무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원은 “주유소도 새로 들어온다고 하면 거부감을 갖고 염려하는 게 당연하다”며 “그런데 수소충전소는 일반 국민들 입장에서 아주 생소하기 때문에 구청에서 주민들에게 최소한 설명을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나도 관련 내용을 잘 모른다”며 “구청에서 최소한 지역 시의원에게는 설명을 해줘야 했을 것”이라고 했다.

김동춘 동국대학교 안전공학과 교수는 “현장에 직접 가보지 않아 정확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안전성 문제에 있어서 개별 에너지원의 누출방지용 안전장치가 충분히 설치되면 시설간의 상호 연관성에 있어 안전성에는 별 문제가 없다고 사료 된다”면서도 “각각의 에너지원 설비에 대한 안전장치뿐만 아니라 측정 계기를 배치 설치해 지속적으로 기록 관리를 하고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산업의 융·복합 과정에서 자동차 관련 에너지원의 융·복합 스테이션이 이루어지고 있고 사회적으로도 지속적으로 융·복합 스테이션의 요구가 증대될 것”이라면서 “인근 주민들로서는 처음 접해 본 환경에 다소 불안감이 증폭되는 것은 있을 수 있을 것으로 사료돼, 관할구청이나 해당 업계에서 인근 주민들을 상대로 시설과 시스템의 안전성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상진 기자 elangvita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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