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기운 칼럼] 코로나 경제위기와 4·15 총선
[온기운 칼럼] 코로나 경제위기와 4·15 총선
  • 온기운
  • 승인 2020.03.21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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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기운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
온기운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

[뉴스포스트=온기운 칼럼]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세계적인 대유행)으로 규정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감염이 세계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유럽에서는 이탈리아를 필두로 감염자가 급증해 각국에서 이동 제한 조치가 취해지고 있고, 다소 뒤늦게 감염이 확산되기 시작한 미국도 유럽발 입국제한 조치를 단행하고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각국의 주가가 폭락하고 금, 국채, 원유 등 자산 가격도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시장의 공포지수가 급등하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제로금리 도입과 양적완화 재개 등 금융정책을 재빠르게 위기 모드로 전환했다.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사상최저 수준인 0.75%로 전격 인하했다.

세계 각국에서 인력 이동 제한 뿐 아니라 행사나 집회 중지 및 연기, 음식점 휴업 등 각종 경제활동이 자제되면서 글로벌 경제가 심각한 복합불황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이번 경제위기는 단순한 실물경제 위기나 금융위기의 차원을 넘어서 팬데믹으로 경제활동이 마비돼 발생하는 복합불황의 형태를 띠고 있다. 따라서 백신·치료제 개발로 전염병이 차단되지 않는 한 타개하기가 힘들다.

이번 위기로 유럽에서는 경기침체에다 관광수입의 감소 등으로 잠시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던 재정위기 문제가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높고, 중동 등 산유국들도 저유가 쇼크로 경제상황이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최장의 경기호황을 구가해 온 미국도 대규모 조정국면을 맞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국가부채가 급증해 있는 일본도 올림픽 개최 차질로 심대한 경제적 후유증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경제성장률이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중국 경제도 코로나 사태로 기업의 도산이 잇따르는 등 상황이 더욱 나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경제는 어떤가. 소득주도 성장과 급격한 최저 임금 인상 등으로 그렇지 않아도 ‘경제폭망’ 지경에 이른 경제가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설상가상의 국면을 맞고 있다. 주가폭락은 투자자의 자산소득 감소를 초래해 소비위축을 가속화하고 있다. 외출 자제와 사람 이동의 제한 등으로 소비가 얼어붙은 가운데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 주가폭락은 또한 기업의 자금조달을 어렵게 하고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악화시켜 금융시스템 전체의 불안정성을 높이고 있다.

글로벌 여행 제한으로 항공 관광 숙박 업체가 고사 직전에 내몰리고 있음은 물론이다. 한계상황에 몰린 영세 자영업자들이 속속 폐업을 하고 있기도 하다. 글로벌 공급사슬 의존도가 세계적으로 높은 기업들의 중간재 조달 차질에 따른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다. 특히 중국으로부터의 부품이나 재료의 공급이 막혀 생산을 중단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소비 생산 위축은 고용시장을 더욱 얼어붙게 하고 있다.

그야말로 미증유의 상황이다. 현 위기가 극복되기 위해서는 백신·치료제 개발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그러나 이에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따라서 현 위기가 앞으로 상당 기간 지속된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각국이 아무리 금리를 내리고 돈을 풀어봐야 그 효과는 제한적이다. 우리나라 중앙 정부와 지자체도 재난기본소득 등 자금공급에 나서고 있는데, 이러한 나눠주기식 자금배분은 별 효과도 없이 재정만 축낼 가능성이 높다. 정부와 여당은 코로나 사태를 빌미로 그동안의 경제 실책을 슬그머니 감추려 해선 안된다. 자금지원을 총선용 돈살포로 악용해서도 곤란하다. 상황이 어수선한 가운데 정치적 계산부터 하려는 자세를 버려야 한다.

바이러스는 앞으로 변형을 거듭하며 장기적으로 인류를 계속 위협하는 존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관광 외식 레저 등 많은 산업에서 수요가 항구적으로 위축될 것이다. 반면 마스크 소독약 등 의료용품이나 온라인 서비스 등의 부문에서는 수요가 급증할 것이다. 정부가 당장 신종 코로나 문제로 실적악화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을 지원해야 함은 물론이지만, 동시에 산업구조 변화에 맞춰 기업의 신진대사를 촉진하도록 체제를 정비할 필요도 있다. 디지털화의 촉진으로 생산성을 높여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하는 것도 필요하다.

<외부 필진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온기운 kuohn@ss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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