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리포트] N번방 못막는 N번방방지법?…“스타트업만 피해본다”
[입법리포트] N번방 못막는 N번방방지법?…“스타트업만 피해본다”
  • 김혜선 기자
  • 승인 2020.05.18 13: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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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처리 예정인 N번방 방지법과 넷플리스법, 데이터센터 규제법 등 통신 3법이 기업에 과도한 의무를 부과한다는 스타트업 업계의 지적이 나왔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지난 17일 스타트업 기업 모임인 코리아스타트업포럼과 민생경제연구소, 참여연대, 한국소비자연맹 등 시민단체는 국회와 정부에 방송통신 3법(전기통신사업법, 정보통신망법, 방송통신발전기본법)의 졸속 추진을 중단하라는 공동 의견서를 전달했다.

방송통신 3법 중 전기통신사업법은 ‘넷플릭스법’으로, 정보통신망법은 ‘N번방 방지법’으로, 방송통신발전기본법은 ‘데이터센터 규제법’으로 불린다. 이중 N번방 방지법은 지난달 통과된 또 다른 ‘N번방 방지법’(성범죄자 처벌 강화하는 내용의 성폭력처벌법 개정안)과는 별개 법안이다.

이번에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는 N번방 방지법은 성착취물 유통 방지를 위한 내용이 담긴 법안으로, 그 내용이 모호해 기업에 과도한 부담을 지운다는 게 스타트업 기업들의 주장이다. 이 법안에는 포털·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게임·동영상 업체 등 부가통신사업자가 ‘성범죄물 유통을 방지하는 기술적·관리적 조치를 해야 한다’는 조항이 담겼다. 이를 어기면 3년 이하 징역이나 1억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스타트업 기업들은 ‘기술적·관리적 조치’라는 조항이 너무 모호하다는 입장이다. 법 조항에 부가통신사업자가 취해야 하는 조치가 구체적으로 적혀있지 않아 법을 지켜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과도한 의무가 발생한다는 것.

특히 지난 15일 방송통신위원회는 ‘기술적·관리적 조치’로 △불법촬영물 등을 발견한 이용자가 사업자에 신고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 △불법촬영물 등이 서비스 내에서 유통되지 않도록 인식하고 이용자가 검색하거나 송수신하는 것을 제한하는 조치, △경고문구 발송 등을 예시로 들었는데, 이는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이미 이행하고 있다는 게 스타트업 기업들의 설명이다.

오히려 N번방 방지법이 텔레그램 같은 개인적인 영상 유출은 잡아내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앞서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성착취물 유통 방지를 위해 사업자들이 SNS등 이용자들의 개인 게시물과 콘텐츠를 검열해야 하기 때문에 ‘사적 검열’ 논란이 일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방통위는 “유통방지 초지 대상은 가령 URL이 외부에 공개된 경우나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경우”라며 “카카오톡의 1 대 1 대화나 문자 메시지 등은 해당되지 않는다”고 답변했는데, 이렇게 되면 정장 N번방 사건의 유통경로가 된 텔레그램은 법망에서 빠져나가게 된다.

인터넷 기업에 통신서비스 안정화 책임을 부과한 넷플릭스법도 국내 사업자들에게만 적용돼 기존에 문제점으로 제기됐던 ‘넷플릭스 무임승차’도 해결하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정안엔 넷플릭스 같은 콘텐츠 사업자(CP)에게 인터넷 서비스 품질 유지를 위한 기술적 조치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이 담겼는데,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오히려 규제가 비용으로 연결돼 스타트업에 진입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고, 국내 기업에만 불리한 환경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데이터센터 규제법은 재난이 발생했을 경우 국민의 데이터를 지키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자연재해 등 비상사태에 대비해 민간의 데이터센터(IDC)를 방송·통신 시설처럼 국가재난관리시설로 지정하는 내용인데,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네이버 등 기업들의 데이터센터를 정부가 관리 감독할 수 있다.

스타트업 기업들은 “(통신 3법에 대한) 사회적 논쟁이 벌어지는데도 규제 정도나 부작용에 대한 검토가 충분하지 않다”면서 “해당 법안들에는 전국민적인 공분을 일으킨 N번방 사건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내용과 이동통신사들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 소비자들의 가계통신비 부담을 가중시킬 우려가 큰 내용, 국내 인터넷·스타트업 기업에 상당히 모호한 의무와 책임을 강제하는 내용이 뒤섞여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민생경제연구소, 오픈넷, 소비자시민모임,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한국소비자연맹 등 통신·소비자·시민사회단체들은 오는 19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통신3법 등 졸속처리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혜선 기자 hyeseonkim9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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