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영업환경 위축으로 순손실 36억 ‘적자전환’
“시장 상황에 맞춰 전문 역량 강화할 것”

[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지난해 부동산과 대체투자 등 IB(투자은행) 부문에서 선전하며 증권업 전환 이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던 KTB투자증권이 올해 1분기 아쉬운 실적을 거뒀다. IB 특화 증권사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타격이 불가피했던 것. 

코로나19 종식 시점을 가늠하기 어려운 현 상황에서는 IB나 트레이딩(투자자자산 손익, ELS 헤지운용 손익 등)의 완전한 회복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아 KTB투자증권이 어떠한 전략으로 실적 개선을 이뤄낼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 여의도 KTB투자증권. (사진=이해리 기자)
서울 여의도 KTB투자증권. (사진=이해리 기자)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TB투자증권의 2020년 1분기 영업 손실은 129억 원을 기록해 적자전환 했다, 같은 기간 영업 수익은 1,428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5.2% 늘었지만, 당기순손실은 36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수익성 증대를 견인한 IB 부문의 영업이익과 순수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25% 감소했다. 코로나19 발발 후 전 세계적으로 이동이 제한되면서 해외 출장 및 실사에 제약이 생겼고, 부동산 시장도 신규 분양이 침체되는 등 IB 부문의 영업 활동이 위축된 영향이다. 

KTB투자증권은 2016년부터 꾸준히 IB 부문을 강화시켜왔다. IB 부문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며 지난해 순이익은 502억 3,642만 원으로 2008년 증권사 전환 이후 500억 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지난해 아일랜드 더블린에 있는 물류시설 계약(약 2,000억 원 규모)과 오스트리아 비엔나 T-center빌딩 투자 계약(3,900억 원) 등을 성사시켰으며, 10월에는 독일계 대체전문 운용사 도릭(Doric) 자회사인 콰도르(Quadoro)와 손을 잡고 항공기 및 부동산을 포함한 대체투자 사업을 확대했다. 수익원 다변화를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대체투자 부문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가고 있는 것.

KTB투자증권의 IB부문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주요 요인으로 최석종 대표의 리더십이 꼽힌다. 2016년 취임 직후부터 IB 부문 집중 육성을 강조했던 최 대표는 올해도 IB를 중심으로 영업부문별 균형 있는 수익 포트폴리오 구축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했다. 특히 지난해 숙원사업이던 장외파생상품 인가를 취득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장외파생상품 시장에 진출, 수익 다각화를 이룰 계획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라는 변수를 만나 IB 영업환경이 얼어붙으며 1분기 실적은 어두웠다. IB 부문의 비중 축소 양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최 대표가 돌발 악재로 인한 저조한 실적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KTB투자증권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 쪽도 단절돼 있고, 국내 부동산도 과거만큼의 왕성한 활동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시장 상황이 원활치 않아 과도한 전략을 구사하기보다는 시장 상황에 맞춰 전문화된 부분의 역량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