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응선 논설고문
​강응선 논설고문

[뉴스포스트 전문가 칼럼=강응선] 자칫 혼돈에 빠질 뻔했던 미국의 대통령선거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선거인단 과반수 이상 확보로 일단락됐다. 미국 대선의 독특한 구조상 트럼프의 선거결과 승복과 12월 14일로 예정된 선거인단 투표 등의 절차가 남아 있지만 사실상 바이든 후보가 미국의 제 46대 대통령으로 확정될 것임은 분명하다.

이제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 각국의 관심은 새로운 바이든 행정부가 어떤 정책적 스탠스를 취할 것인가에 모아지고 있다. 미국 내에서야 정권이 공화당에서 민주당으로 교체된 만큼 상당한 정책적 변화가 예상되고, 그것은 당연한 것이겠지만, 전 세계에 미치는 영향 또한 지대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미국의 영향력이 전 세계 곳곳에, 또 모든 분야에 미치고 있기에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그동안 ‘미국 우선주의’에 입각해 전통적인 정책 노선을 많이 이탈해 미국 국내는 물론이고 전 세계에 적지않은 파장을 일으켜 왔기에 그것을 원래 위치로 되돌리겠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변화는 그 폭과 깊이가 작지 않을 것이다.

바이든은 대선 승리 연설에서 “내부적으로는 분열을 치유하는 통합대통령이 되고 대외적으로는 다시 존경받는 미국을 만들겠다”라고 변화의 목표를 예고했다. 특히 무책임한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 대응과 선거 과정을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난 각종 분열의 증상을 치유하는 게 급선무이겠지만 국제적 고립을 자초한 트럼프식 미국 우선주의도 배제할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 구체적인 정책과 실천은 앞으로 두고 볼 일이지만 일단 정확한 방향 선택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과도한 미.중간 갈등 조장과 각종 국제기구로부터 미국의 이탈을 초래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형성된 글로벌 질서, 그중에서도 경제·무역 질서를 어지럽게 했던 트럼프 행정부의 과오를 시정 하겠다고 밝힌 것은 향후 글로벌 질서 회복에 청신호로 여겨진다.

우리에게도 미국과의 관계에 있어서 다양한 변화가 예상된다. 최근 교착상태에 빠진 북핵처리 문제, 지속적인 미·중 갈등 문제, 불편한 통상외교 문제, 미군 방위비 문제 등 하나둘이 아니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미국과의 통상 문제, 글로벌 경제 회복으로 인한 대외 무역 문제 등은 앞으로 미국이 얼마나 세계 경제 회복에 앞장서느냐에 따라 좌우될 것이므로 그만큼 미국의 확고한 리더십이 요구된다. 바이든 당선인도 이미 입장을 밝힌 만큼 기대해 보겠지만 우리로서도 충분한 활용방안을 미리 강구해 둬야 할 것이다.

미국과의 통상 문제에 있어선 기대되는 만큼 우려되는 대목도 적지 않기에 대비책이 필요하다. 이미 상당 수준에 이른 미·중간 갈등, 특히 무역갈등 문제가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분명 완화되리라 믿지만 그 정도나 방법이 예전처럼 자유무역질서로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은 매우 어렵다. 중국의 G2에서 G1이 되기 위한 야심이 변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듯이 미국 또한 G1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어떠한 양보도 불사할 것이 명백하기 때문이다. 극단적으로는 미·중 갈등의 와중에 우리에게 ‘양자 택일’을 요구하는 상황이 닥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바이든의 파리기후협약 복귀도 우리에겐 기회보다는 우려의 소지가 더 큰 문제다. 가뜩이나 우리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온실가스 감축 이슈가 무역과 연계해 문제시된다면 아직 대응태세가 초보 단계에 있는 국내 산업과 제품들은 큰 타격을 받을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전 세계가 지향해야 할 이슈지만 만약 그 속도가 빨라진다면 우리 경제로선 큰 걱정거리가 생기는 셈이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에 대비해 기대되는 이익은 극대화하고 우려되는 피해는 최소화할 수 있는 대안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할 일이다.

<프로필>

▲ 서울상대 졸업

▲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경제학 석사

▲ 미국 하와이대 경제학 박사

▲ 제 16회 행정고시

▲ 경제기획원  정책조정국 조정 4과장

▲ 매일경제신문 논설위원실장MBN 해설위원

▲ 시장경제연구원장

▲ 고려대 초빙교수

▲ 서울사이버대 부총장

▲ 가천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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