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외교부가 여권 발급 시 떼는 수수료 일부를 인하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국회에서 발의됐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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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외교부가 여권 발급 시 떼는 수수료 중 하나인 '국제교류기여금'을 과도하게 걷지 못하도록 심의위원회를 설치하게 하는 내용의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명칭은 ‘한국국제교류재단법 개정안’이다. 기여금이 많이 걷힐 경우 심의위원회가 심사를 통해 수수료를 낮추게 하자는 것이 법안의 골자다.

법안은 외교부 산하에 국제교류기여금 심의위원회를 구성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위원회에서 국제교류기여금의 모금액과 대상 등을 매년 심의해 결정한다. 또 외교부 장관이 국제교류기여금의 용도를 명확히 알리도록 했다. 국제교류기여금은 외교부가 한국을 해외에 알리는데 필요하다며 걷는 기여금으로 여권을 받기 위해 무조건 내야 하는 사실상 준조세 성격이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이 국제교류기여금을 매년 계획보다 많이 걷어놓고 국민들에게 돌려주긴 커녕 목표액을 계속 높였다고 태 의원은 지적했다. 태 의원이 외교부로부터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국제교류재단이 쌓아둔 국제교류기여금 적립액은 지난 8월 기준 1,717억 원에 달한다. 2015년부터 국제교류기여금이 목표보다 훨씬 많이 모금돼 적립액도 커졌다. 

일례로 한국국제교류재단은 2015년 국제교류기여금을 394억 원 걷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모금된 금액은 478억 원으로 훨씬 많았다. 2016년에도 목표액은 448억 원으로 잡았지만, 실제 걷힌 금액은 이보다 69억 원 많은 517억 원에 달했다. 2017년 역시 실제 모금액은 649억 원으로 목표액인 550억 원보다 99억 원 많았고 2018년에도 같은 상황이 반복됐다.  

한국교류재단은 모금액이 매번 많이 걷히자 지난해에는 목표치를 613억 원으로 끌어올렸다. 이로 인해 지난해 실제 걷힌 모금액은 594억 원으로 목표치 대비 낮아졌다. 하지만 한국교류재단은 올해 목표치를 656억 원으로 또다시 상향 조정했다. 

태 의원은 “기여금이 목표 대비 수십억 원에서 100억 원 가까이 더 많이 걷혔으면 금액을 줄이거나 국민에게 돌려줬어야 한다. 더 걷어보겠다고 계획액을 656억 원으로 높인 건 정부의 안이한 인식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이어 “법안이 통과되면, 여권 발급 시 수수료 인하 가능성이 열린다”며 “국민 부담을 다소 덜어드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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