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최근 울릉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지 않는 이유는 ‘염분’ 때문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사실일까.

경북 울릉군 저동항. (사진=뉴시스)
경북 울릉군 저동항. (사진=뉴시스)

지난 29일 일부 언론에서는 울릉도에 확진자가 0명인 이유가 ‘지리적 특성’ 때문이라며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바닷바람에 날리는 염분 덕분에 확진자가 나오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보도에서는 캐나다 연구진 논문을 인용해 “바이러스가 염분에 접촉하는 순간 박멸된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30일 또다른 언론에서도 같은 연구 내용을 근거로 비슷한 주장을 펼쳤다. 이 보도에서는 울릉군청이 해당 연구를 소개했다며, 울릉도가 바다와 맞닿아 있어 사람들 몸에 염분이 배어 있기 때문에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는다는 식의 주장을 펼쳤다.

하지만 이 같은 내용은 전혀 근거가 없는 주장이다.

이날 울릉군청 공보실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울릉군청은 캐나다 연구진 관련한 보도자료를 내놓은 적 없다”며 “내부에서도 관련 질의 등에 답한 적이 없고, 공식적으로도 입장을 표명한 적 없다”고 밝혔다.

해당 기사에 인용된 논문도 ‘염분이 코로나19를 박멸한다’는 내용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 논문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실린 보고서로, 최효직 캐나다 앨버타대 교수의 연구팀이 작성한 것이다. 이 연구에는 마스크 필터에 염분 성분을 추가해 보다 효과적으로 바이러스를 차단하는 내용이 담겼다.

논문에서 설명하는 바이러스 차단 효과는 이렇다. 마스크 필터에 소금이 입혀져 있는데, 바이러스를 담은 침방울이나 입자가 작은 에어로졸이 마스크 표면에 닿으면 소금이 녹는다. 물방울이 증발할 때 녹았던 소금이 다시 결정화되면서 가시처럼 자라게 되는데, 이 결정이 바이러스를 파괴한다는 것. 하지만 이는 소금의 재결정화를 이용해 마스크의 효율을 높인 것일 뿐, 염분 자체가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내용이 아니다.

보건 당국은 소금물 소독 등이 코로나19 예방에 전혀 효과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지난 3월 23일 정례브리핑에서는 “경기도의 한 교회에서 소금물을 분무하는 사건, 가정에서 일어난 메탄올 중독 사건 같이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잘못된 정보는 바이러스보다도 더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역시 고려대 의료원 유튜브에서 “따뜻한 물, 소금물로 바이러스가 죽는다는 이야기는 잘못된 정보”라고 지적했다.

한편, 울릉도 주민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한 제주도민이 지난 24일 울릉도 보건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확진 판정을 받아 지역 환자로 집계된 바 있다고 26일 울릉군청은 밝혔다.

[검증 결과]

전혀 사실 아님.

[참고 자료]

울릉군청 인터뷰

Universal and reusable virus deactivation system for respiratory protection

3월23일 질병관리청 정례브리핑

고려대 의료원 유튜브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