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이 전국 86개 시험지구에서 일제히 치러졌다. 약 49만 명의 수험생들이 한 해 동안 준비했던 모든 것을 쏟아낸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수능 당일 풍경이 예년과는 달랐지만, 수험생들의 긴장과 열정은 그대로였다.

3일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설치된 시험장에서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졌다.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3일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설치된 시험장에서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졌다.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3일 이날 이른 오전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앞은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는 수험생들과 학부모, 일선 경찰 그리고 이들을 취재하려는 각 언론사 취재진들로 붐볐다. 당시 중구의 기온은 영하 3도. 올해도 어김없이 ‘수능 한파’가 찾아오면서 수험생들은 긴 패딩 점퍼로 몸을 감쌌다.

수험생들은 시험장까지 데려다준 부모님들을 향해 짧은 인사를 했다. 입실 시간인 8시 10분이 다가오자 제때 시험장에 들어가기 위해 다급한 발걸음을 옮겼다. 일부 학부모들은 자택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교문 밖에서 학교 안을 바라보며 기도를 하기도 했다. 학부모들의 표정에선 수능을 치르는 딸아이를 걱정하는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3일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앞에서 학부모가 수험생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3일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앞에서 학부모가 수험생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입실 시간이 완료되기 직전 급히 택시 한 대가 학교 앞에서 멈춰 섰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지각 수험생인 줄 알고 취재진들이 몰려들었으나, 택시에서는 중년 여성이 내렸다. 여성은 “아이 수능 도시락에 수저를 못 챙겨줬다”며 “학교 측에서 수저는 전달할 수 있다고 했다”며 천만다행이라는 표정으로 미소를 지었다.

해마다 수능 당일 이화여자외고 앞에서는 각 학교의 열띤 응원전이 그려지곤 했었다. 하지만 올해에는 후배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여파 때문이다. 수험생들 역시 방역 당국의 지침을 따르기 위해 마스크로 얼굴 절반 이상을 가렸다. 하지만 마스크 사이로 보이는 수험생들의 눈빛은 어느 때의 수능과 마찬가지로 긴장감이 녹아있었다.

3일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로 수험생들이 입실하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3일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로 수험생들이 입실하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3일 이날 오전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1교시가 다가오자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정문이 닫히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3일 이날 오전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1교시가 다가오자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정문이 닫히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시험은 오전 8시 40분 국어 영역을 시작으로 오후 5시 40분 제2외국어/한문 영역까지 진행된다. 12시 10분부터 오후 1시까지 점심시간이다. 이날 시험이 끝난 후 오는 7일까지 문항에 대한 이의신청이 가능하다. 같은 달 14일 정답이 확정되고, 23일 최종 성적이 통지된다.

한편 이번 수능에는 49만 3,433명이 응시했다. 수능 제도가 도입된 1994년 이후 지원자 수가 50만 명 밑으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로나19 예방 등의 이유로 수시 합격생들이 시험을 보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결시율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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