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홍여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지난 8일부터 수도권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공공기관은 인원의 3분의 1 이상 재택근무가 권고되고 점심시간 시차 운영 등을 활용해야 한다. 민간기업도 필수인원을 제외한 인원 기준으로 3분의 1 이상 재택근무가 권고된다.

현재 재택근무는 권고사항이기 때문에 공공기관 및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 현재도 아침 일찍 출근길에 오르는 시민들이 대다수다. 뉴스포스트는 17일 경기도 구리시에서 서울시 송파구까지의 출근길 모습을 살펴봤다.

17일 오전 7시 경 출근을 위해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사진=뉴스포스트 홍여정 기자)
17일 오전 7시 경 출근을 위해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사진=뉴스포스트 홍여정 기자)

거리두기 2.5단계…한산해진 출근길

현재 본지는 수도권 거리두기 2단계였던 지난달 30일부터 임원을 제외한 모든 기자들이 재택근무를 하고 있고, 이번 주부터는 기자 1명씩 돌아가며 출근하고 있다.

오랜만의 출근길이었다. 집에서 나오니 바람이 매서웠다. 이번 주부터 한파 뉴스가 연일 보도됐지만 사실 체감하지는 못했다. 단단히 점퍼를 여미며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시각은 7시 5분. 평소 같으면 양 방향 버스정류장과 횡단보도에 사람이 많았을 테지만 몇 명인지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정도였다.

7시 11분. 평소와 똑같은 시각에 잠실역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버스기사와 눈인사를 하고 버스에 올랐다. 15명 남짓 되는 승객들은 모두 양쪽 창가 쪽에 자리하고 있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잠을 자거나 스마트폰을 보고 있었다.

“마스크 코까지 올려주세요”

조용했던 버스 안에 버스기사의 외침이 들렸다. 한 승객이 마스크를 제대로 안쓰고 있었던 것. 버스기사의 외침이 다시 안들린 것으로 보아 승객이 제대로 마스크 착용을 한 것 같았다. 기자도 착용하고 있던 마스크를 괜스레 한번 만졌다.

구리 시내를 돌고 강변북로에 진입했을 때 승객들은 총 33명.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항상 만석이었던 출근길 버스는 종종 옆자리가 비어있는 채로 목적지까지 가곤 했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경기도 구리시에서 서울시 송파구까지 가는 버스 안. 자리가 여유롭게 남아있다 (사진=뉴스포스트 홍여정 기자)
경기도 구리시에서 서울시 송파구까지 가는 버스 안. 자리가 여유롭게 남아있다 (사진=뉴스포스트 홍여정 기자)

버스 좌석‧출근길 교통량 ‘여유’…지하철은 ‘밀집’

재택근무 여파인지 이날 교통상황도 좋았다. 항상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구간이지만 이날은 대부분 멈추지 않고 목적지까지 도달했다. 잠실역 광역환승센터 도착시간은 7시 45분. 월요일을 제외하고 평일 출근길 중 버스에서 보내는 시간은 약 1시간에서 1시간 10분 정도인 반면 이날은 35분이라는 기적을(?) 달성했다. 9시 출근인데 너무 일찍 집을 나선 것 같아 약간 후회했다.

버스에서 내려 지하철역까지 걸어가는 도중 어느 누구도 큰 소리를 내면서 이야기를 하거나 통화를 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추운 날씨 옷깃을 여미며 빠른 걸음으로 목적지를 향해 걸을 뿐이었다.

이날 출근길 중 가장 밀집된 공간은 지하철이었다. 줄을 설 때, 타고 내릴 때, 열차 안에 있을 때 사람간의 거리가 가장 가까웠다. 사람들의 움직임, 소리에 예민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2호선 잠실역에서 지하철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사진=뉴스포스트 홍여정 기자)
2호선 잠실역에서 지하철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사진=뉴스포스트 홍여정 기자)

한편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됐음에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연일 1000여 명 안팎으로 집계되고 있다. 최근 1주일 간 상황을 살펴보면 일별 689명→950명→1030명→718명→880명→1078명→1014명을 기록했다. 하루 평균 870명 정도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상황. 이는 거리두기 3단계 범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3단계는 전국 800~1000명 이상 또는 더블링 등 급격한 증가 시 실행된다.

이에 정부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16일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3단계는 최후의 강력한 조치로 자영업자의 광범위한 피해를 야기하기에 각 중앙부처와 지자체, 생활방역위원회를 포함한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단계 상향에 깊이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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