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 전문가 칼럼=이인권 문화경영미디어컨설팅 대표] 우주의 섭리대로 흘러가는 물리적 크로노스 시계가 어느덧 2020 경자년의 끝자락을 가리키고 있다. 인간이 아무리 용써도 막을 수 없이 흘러가는 세월이다.
올해는 대부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크로노스의 시간을 보냈다. 세계적인 대유행이 된 코로나19 앞에 인간이 할 수 있는 방역에 최선을 다했지만 한계를 가졌다.
거기에 국내적으로는 인간이 할 수 있는 선의의 노력이 영향을 줄 수도 있었으련만 정치권의 갈등과 대립은 해소는 커녕 정점에 달했다. 여기에 코로나 여파로 민생경제는 바닥인데도 경향 각지의 부동산 가격은 춤을 췄다. 그 역시 속절없는 크로노스의 시간이었다.
헬라어로 시간에는 두 가지 개념이 있다. 흔히 우리가 말하듯 자연스레 흘러가는 양적인 시간을 크로노스라 한다. 그런가 하면 각자의 환경과 여건에서 목적과 의미 있게 보내는 질적 시간은 카이로스다. 곧 절대적인 시간과 상대적인 시간으로 구분된다.
올해처럼 사회적 거리두기로 덧없이 보내버린 시간은 크로노스적 시간이다. 한편 그 가운데에서도 칩거하는 동안 나름 소확행을 누리며 ‘오붓한 여유’(quality time)를 가진 경우는 카이로스적 시간이었을 것이다. 올해 어떤 시간을 보냈느냐는 각자의 기준과 판단이다.
연초에 우리 모두는 올 한해 ‘본립도생’(本立道生), 곧 사회의 기본이 바로 잡혀 정도가 자리잡히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모든 부문에서 세태는 정반대였다. 누구를 탓하기에 앞서 원칙과 질서는 흐트러지고 크게 보아 지구는 멈추고 인류는 갇힌 세상이 됐다.
그런 가운데 이제 곧 2021년 신축년 새해를 맞게 된다. 매년 새해가 동트면 누구나 올해는 모든 것이 잘 될 것을 간절하게 바란다. 그렇기에 새해 벽두는 모든 사람에게 희망을 안겨주며 기대에 부풀게 한다. 그래서 코로나 시국이 지속되고는 있지만 그래도 새해 소망은 펼쳐야 한다.
물론 상큼하게 출발한 새로운 한해도 지나다 보면 다시 반복적으로 흘러가는 일상이 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올바르게 생활을 꾸려가다 보면 나름 카이로스적 시간을 누릴 수 있다. 그 과정을 통해 삶은 물의 속성처럼 알게 모르게 앞을 향해 나아가게 되어 있다.
새해를 맞는 시점에 문득 에드거 앨버트 게스트의 ‘모든 것이 잘 될 것이기에’(Things Work Out)라는 시구가 떠오른다. 그는 일상에서 낙관적이며 영감이 깃든 시를 써서 힘겨운 현실에 있는 현대인들에게 희망을 던져준 미국의 ‘국민시인’이다.
“...계획이 그르쳐졌다고, 근심과 의심이 있을지라도, 결국 모든 건 잘 풀리게 될 것이기에...” “...꾸준하게 노력하며 항상 희망을 품어라. 주위에 불평하는 사람들이 있을지라도, 어떻게든 모든 일은 잘 되게 될 것이기에...”
내년에는 모두가 애드거 게스트처럼 삶을 낙관적으로 바라다보는 습관을 길들이는 의미 있는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새해에도 현실적으로 코로나에 사회경제적 상황들이 녹록치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마음만은 한해에 부족하고 미흡한 것은 채워가고 메워간다는 긍정적인 자세를 갖도록 하자. 우선 긍정적인 생각을 품고 긍정의 언어를 쓰는 마인드세트가 중요하다.
긍정은 처음에는 생각과 노력으로 현재의식 속에 씨앗을 심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것이 습관으로 이어져 잠재의식 안에 내재화 되면 현실로 이루어질 수 있다. 그것은 인간의 잠재의식은 스스로 ‘자동목적달성장치’를 작동시키기 때문이다. 바로 인간만이 갖고 있는 특성이다.
한 마디로 긍정의 힘은 계속되는 생각의 연습을 통해 자연스럽게 길러지는 것이다. 그러한 긍정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작지만 깊이 있는 생각들을 반복해서 하는 게 좋다. 그러면 생각의 이미지가 자신의 잠재의식 속에 각인되게 되어 있다.
슈바이쳐는 ‘인간의 미래는 생각하는 마음에 달려있다’고 했다. 또 소크라테스는 ‘세계를 움직이려 한다면 우선 자기 자신부터 움직일 것’을 설파했다. 여기에 심리학자 셰드 헴스테너는 사람은 하루 생각 중에 75%가 부정적이고 25%가 긍정적이라는 따끔한 지적도 한 바 했다.
2021년 새해에는 무엇보다 자기 스스로 긍정의 자세를 갖겠다는 다짐으로 시작 해보자. 우리의 일반적인 부정적 생각 행태를 긍정적으로 반전시키는 한해가 되자. 오늘 한 알의 긍정의 씨를 뿌리면 내일에는 긍정의 열매가 풍성하게 열리게 되어 있다. 그래서 무심코 크로노스적으로 헛세월 보낸 올해와 달리 새해에는 적극적으로 카이로스적 생활을 엮어가도록 하자.
※ 이인권 문화경영미디어컨설팅 대표는 문화커뮤니케이터와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소리문화의전당 CEO 대표와 예원예술대학교 겸임교수 역임과 ‘예술경영리더십’ ‘문화예술리더론' ‘긍정으로 성공하라’ ‘경쟁의 지혜’ ‘예술공연 매니지먼트’등 14권을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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