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수원 “인과관계 파악 위해 ‘지하수 감시프로그램 최적화’ 연구 진행”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한국수력원자력이 지난 8일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월성1호기의 사용 후 핵연료 저장수조 차수막 파손에 대한 한수원의 과실을 인정했다. 

월성 1호기. (사진=뉴스포스트DB)
월성 1호기. (사진=뉴스포스트DB)

앞서 지난달 15일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과 탈핵경주시민공동행동은 “한수원이 CFVS 설치 과정에서 월성1호기 사용 후 핵연료 저장수조(SFB) 차수막을 파손하고 8년째 방치하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월성1호기 차수막 아래 지하수 방사능 수치가 주변 발전소보다 최대 4.6배 높게 검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수원은 즉각 월성1호기 차수막 보수공사를 완료하고, 민관합동조사단 구성에 착수하라”면서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월성 1~4호기의 지하수 방사능 농도 측정 등 원인 규명을 위한 민관합동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CFVS는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설치하는 안전설비로, 원자로 파손을 막기 위한 감압설비의 일종이다. 지난 2011년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한수원은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2012년 CFVS를 월성1호기에 도입했다. 

하지만 탈핵단체에 따르면 2012년 한수원의 월성1호기 CFVS 설치과정에서 사용 후 핵연료 저장수조의 차수막이 파손됐고, 한수원은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가 6년이 지난 2018년에야 이 사실을 알았다.

이날 탈핵단체는 한수원이 지난해 6월 작성한 ‘월성원전 부지 내 지하수 삼중수소 관리현황 및 조치계획’ 내용도 공개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월성1호기는 물론, 월성2~4호기 모두 차수막 밑의 지하수에서 삼중수소 농도가 매우 높게 검출되고 있다.

특히 월성4호기는 SFB 집수정에서 감마핵종(세슘 등)이 검출되기도 했는데, 이에 한수원은 지난 2019년 1월 이후 4호기의 SFB 주변에 지하수 감시 관측정 3개를 추가로 설치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한수원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CFVS 설치 과정 중 사용 후 핵연료 저장수조 차수막이 파손됐다는 의혹은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한수원 측의 과실 여부에 대해선 “맞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월성1호기 등 지하수에서 삼중수소 농도가 높게 검출되는 건 맞지만, 이것이 저장수조 차수막 파손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고 검출된 농도도 WHO 기준으로 미미한 수준”이라며 “현재 삼중수소 등이 누출된 원인을 분석하고 있고, 차수막 파손과의 인과관계도 파악하는 중이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시민단체가 제기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하수 감시프로그램 최적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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