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 ‘2020 주류시장 트렌드 보고서’
월 평균 음주 빈도 9.0일…2019년 8.5일
“코로나19로 혼술, 홈술 트렌드 가속화”
# 직장인 오윤진 씨는 코로나 이후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유튜브를 보면서 요리도 해먹고 간단히 반주도 즐긴다. 오윤진 씨는 “가까이 사는 친구들이 없어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다. 요새는 동료들과의 저녁도 힘들기 때문에 주로 집에서 저녁을 먹는 편이다”라며 “혼자 있으니 좀 더 편하게 술을 마실 수 있어서 좋다”라고 말했다.
# 지난해 6월 결혼한 이준호‧장윤지 부부는 퇴근 후 집에서 저녁식사를 하며 가벼운 반주를 즐긴다. 이준호 씨는 “코로나 이후에 회식도 줄고, 밖에서 먹는 것도 걱정이 돼 되도록 집에서 먹으려는 편이다”라며 “작은 냉장고를 구비해 여러 종류의 술을 넣어놨는데 은근 뿌듯하다”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고 사적 모임이 줄어들면서 집콕 생활이 일상화됐다. 이에 ‘혼술(혼자 마시는 술)’과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을 하는 사람이 늘어났다.
10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2020 주류시장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주류 소비자의 월 평균 음주 빈도는 9.0일로 2019년 대비 0.5일 증가했다. 월 평균 음주 빈도는 1~4일이 29.8%로 가장 높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혼술, 홈술 트렌드가 더 가속화됐다. 특히 여성층의 주류 소비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었다.
주류 소비 트렌드를 살펴보면 소비자들이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주류 트렌드’라고 있식하는 것은 혼술(74.9%), 홈술(72%), 다양한 맥주(54.9%) 순으로 나타났으며 ‘본인이 선호하는 트렌드’로 인식하는 것은 홈술(67.9%), 혼술(51%), 즐기는 술(50%) 순으로 조사됐다.
성‧연령별로 살펴보면 홈술은 40대 여성, 혼술은 20대 여성, 즐기는 술은 여성에게서 상대적으로 본인이 선호하는 트렌드라고 인식하는 비중이 높았다.
주류 소비 트렌드에 대한 연령별 의견도 발표했다. 25~34세 여성들은 “친구의 집 등에서 음용하다 보니 음주의 양이 늘거나 비싼 술들을 먹게 된다”고 했고, 35~44세 남성들은 주로 혼술을 하거나 집에서 가볍게 음주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와인 소비 늘어…품목 강화 나서는 유통업계
홈술, 혼술 트렌드에 와인 소비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에 유통업계는 다양한 용량, 저도주, 중저가 와인을 대폭 선보이며 소비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관세청과 한국주류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와인 수입량은 5만4127t, 수입액은 3억3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각각 24.4%, 27.3%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주류 실적을 분석한 결과 와인 매출이 전년 대비 41.1% 성장했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된 지난해 12월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66.2%나 늘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홈술로 가볍게 즐기기에는 도수가 높은 주류보다는 낮은 쪽이 적합하고, 주류 규제 완화로 온라인 스마트오더가 가능해진 점도 와인 인기를 끌어올린 배경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 등 주류업계는 물론 대형마트와 편의점도 와인 품목을 강화하며 와인 수요 잡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19년 2월 주류특화매장을 도입한 이마트24는 3월 기준으로 5000여 개의 매장 중 2600여점을 주류특화매장으로 운영하고 있다. 올해부터 큐레이션 서비스 ‘이달의 와인’을 강화했다. 1만원 내외, 1만원 후반~3만원대, 4만원 이상 등 3등급의 가격대로 세분화했다. GS25는 지난달 말 ‘와인25플러스 플래그십스토어 1호점을 오픈했다. 지난해 7월 론칭한 주류 스마트오더 시스템 ’와인25플러스‘의 판매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우수상품 약 300여 종을 판매한다. CU는 지난 1월 자체 와인 브랜드 ’mmm!(음!)을 선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