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투자 광풍은 2030세대 청년들이 견인한다. 최근엔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첫 7800만원 대를 돌파했고, 이른바 ‘잡코인’으로 불리는 알트코인(비트코인 외 가상화폐) 투자 바람도 심상치 않다.

비트코인 외 가상화폐인 알트코인들. 알트코인 중에서도 유명하지 않은 코인은 ‘잡코인’으로도 불린다. (사진=뉴스포스트 김혜선 기자)
비트코인 외 가상화폐인 알트코인들. 알트코인 중에서도 유명하지 않은 코인은 ‘잡코인’으로도 불린다. (사진=뉴스포스트 김혜선 기자)

최근 비트코인과 알트코인들의 가격이 상승세를 타면서 지난 5일 기준 가상화폐의 시가총액은 2조달러(2200조원)을 돌파했다. 이중 비트코인의 시총은 1조 1천억 달러였다. 비트코인 외 알트코인들에 쏟아진 현금도 막대하다는 얘기다.

가상화폐를 얻기 위해서는 채굴 과정을 거치거나 거래소에서 구매해야 하는데, 채굴 과정이 복잡하거나 보상으로 주어지는 가상화폐는 극소량이다. 비트코인의 경우 컴퓨터로 어려운 수학 연산을 시키고, 그 보상으로 비트코인을 받는 등 채굴이 가능하지만, 알트코인은 채굴 방법이 다양하다.

예를 들어, 가상화폐 ‘밀크’의 경우 마일리지 포인트 통합을 위한 블록체인 서비스로 ‘출석체크’나 ‘룰렛 돌리기’ 등으로 코인을 얻는다. 택배 송장번호를 입력하면 코인을 주는 가상화폐도 있다. 부지런히 코인을 채굴할수도 있지만, 알트코인은 가격대가 낮아 거래소에서 사는 것이 효율적이다.

때문에 알트코인 투자는 채굴보다는 가상화폐 거래소를 통해 이뤄지는 게 대부분이다. 문제는 알트코인 투자가 사실상 도박과 다름없이 이뤄지는 실정이라는 것. 알트코인은 하루에도 10~20%씩 등락하는데, 청년들은 ‘감’으로 투자 코인을 고르거나, 인터넷 커뮤니티 추천 등으로 매수하고 있다.

알트코인에 투자 중인 이모 씨(24세·남)는 본지에 “처음엔 비트코인으로 50만원 소액투자를 시작했다가 용돈 대부분을 잃어서 코인을 접었다. 그런데 친구가 ‘믿고 트론 사봐라’로 추천해 소량으로 구매해봤다”며 “순식간에 원금을 회복해서 이제는 알트코인 위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씨는 “4월 들어 투자한 알트코인이 하락세를 보여 다시 원금을 잃었다”고 했다.

청년들의 가상화폐 투자가 과열되면서 ‘현실 채굴’이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가상화폐에 투자했다가 원금을 크게 잃고, 아르바이트 등 일을 해서 다시 투자금을 모은다는 의미다. 거액을 가상화폐에 투자한 뒤 가격이 폭락해도 다시 상승할 때까지 버티는 사람을 두고는 ‘야수의 심장’을 가졌다고도 표현한다.

한편, 코로나19 사태 이후 청년층의 가상화폐 투자 등 위험한 ‘한탕주의’가 늘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에 따르면, 주식·가상화폐 등 투자 문제를 두고 상담을 받은 건수가 지난해부터 급격히 늘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3월의 경우 도박 문제로 헬프라인 상담을 받은 사람은 1829명으로 전년대비 33.4%가 증가한 동시에 최근 5년(2017~2021년도 3월)간 최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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