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홍여정 기자] 지난해부터 시작된 식품업계의 ESG(환경·사회적 가치·지배구조) 경영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 기업들은 기존 포장재를 친환경 소재로 바꾸거나, 플라스틱 용기 사용을 줄이며 ‘친환경’ 경영에 나서고 있다.
지난 12일 서울YMCA에 따르면 오리온에 플라스틱 트레이 사용 중단 계획을 조사한 결과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오리온은 “중국 오리온 신규 공장의 경우 트레이를 제거한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라며 “추후 국내 도입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오리온은 2014년부터 윤리경영의 일환으로 전사적 친환경 경영을 실시하고 있다. 포장재 축소 및 개선, 친환경 포장재를 개발해 적용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70억원을 투자해 올해부터 플렉소 인쇄 설비로 포장재를 생산 중이다. 플렉소 인쇄는 기존 그라비어 인쇄와 달리 양각 인쇄방식을 통해 잉크 사용량을 대폭 줄일 수 있는 환경 친화적 인쇄 방식이다. 기존 포장재 인쇄 시 필수적이었던 유기용제 솔벤트를 사용하지 않고 무동판 인쇄가 가능해 환경보호뿐 아니라 근로 환경도 크게 개선됐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이광범 대표이사를 주축으로 한 ‘ESG 추진 위원회’를 출범했다. ‘ESG 추진 위원회’는 향후 ‘친환경 Green 경영’ 추진의 일환으로 친환경 용기 사용 등을 통해 2025년까지 플라스틱 배출량을 20% 이상 감축하고 2050년까지 전 제품 플라스틱 사용량 제로를 추진한다.
앞서 남양유업은 친환경 경영을 위해 △음료 라벨 2열 절취선 적용 △무색 PET 적용 △친환경 접착제 적용 △컵커피 라벨에 친환경 잉크 적용을 추진한 바 있다. 향후 △음료 제품 플라스틱 잡자재 제거 △음료 제품 무라벨 적용 △플라스틱 필름류 사용 절감 활동 등을 시행, 2025년까지 약 2000톤 수준의 플라스틱 사용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풀무원은 지난 1월 바이오 페트 재질의 친환경 샐러드 용기를 선보인 바 있다. 풀무원기술원이 개발해 선보이는 ‘바이오 페트’는 구성 원료 중 일부를 사탕수수 추출 원료로 적용해 친환경성을 높인 포장 소재다. 풀무원에 따르면 바이오 페트는 사탕 수수 유래 추출물을 30% 함유해 제조‧유통‧소각 등 전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일반 페트보다 20% 줄이는 효과가 있으며 100% 재활용이 가능하다.
앞서 풀무원은 전 제품에 ‘환경을 생각한 포장재 원칙’을 적용해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고, 재활용이 쉬운 포장재를 사용하고, 포장재에 남는 화학물질을 제거한다는 내용의 ‘3R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생수, 연두부, 나토, 라면, 음료 등의 주요 제품에 '환경을 생각한 포장'을 적용했으며 2022년까지 환경을 생각한 포장재 원칙을 모든 제품에 적용하여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빙그레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저감을 목표로 주요 제품의 용기과 포장지를 꾸준히 개선하고 있다. 2012년부터 요플레 컵에 탄산칼슘을 혼합해 플라스틱 사용양을 줄였고, 바나나맛우유 용기에 리사이클링 플라스틱을 35% 사용했다. 또한 '꽃게랑' 과자 봉지 규격을 축소하고 '닥터캡슐' 병 소재를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은 PS 재질로 개선해 플라스틱 사용량을 연간 약 42톤 절감했다.
음료업계도 친환경 경영의 일환으로 ‘무라벨 제품’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무라벨 제품은 간편한 분리 배출로 재활용률을 높일 수 있으며 라벨 제작에 필요한 비닐의 양도 줄이는 장점이 있다. 지난해 롯데칠성음료의 생수 브랜드 ‘아이시스’가 최초로 무라벨 제품을 선보인 이후 생수, 커피, 탄산음료 등까지 ‘무라벨’ 열풍이 번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ESG 경영 기조에 맞춰 친환경 실천은 기업에게는 이제 필수적”이라며 “소비자들도 ‘착한 소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친환경 기조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