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면서 백신 종류에 따른 효능에 차이가 있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된다. SNS에서는 국내 접종 중인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사(社)의 코로나 백신 가격이 크게 차이가 난다는 점을 지적하며 저렴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효능이 더 나쁘다는 내용이 확산되고 있다.

SNS에서 확산되고 있는 백신 루머. (사진=SNS 캡쳐)
SNS에서 확산되고 있는 백신 루머. (사진=SNS 캡쳐)

한 시민은 본지가 협업하고 있는 서울대 팩트체크(SNU factcheck) 독자 투고란에 “최근 카카오톡으로 온 메시지를 봤는데 코로나 백신의 가격이 적혀 있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5천원 이하였다”며 “싼 가격의 백신은 싸구려인가, 왜 일부 백신은 가격이 저렴한가 궁금하다”고 요청했다. 이에 <뉴스포스트>가 사실 확인을 해봤다.

우선 각 제약회사별 백신 가격은 ‘비공개’ 조건으로 각 나라에 공급돼 정확한 가격을 알 수 없다. 만약 정부가 백신 가격을 공개한다면 비밀유지협약에 위배돼 백신공급 계약 자체가 파기될 수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지난 1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백신의 구체적 가격, 백신 도입 세부 일정, 백신 물량 등은 공개할 수 없고, 이를 위반할 경우 공급중단, 연기 등 패널티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정확한 가격은 알 수 없지만, 제약업계에서 내놓은 백신 추정가격은 있다. 다국적 제약회사 에버사나는 지난해 9월 공개한 보고서에서 모더나와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등 백신 추정 가격을 내놨다. 이 내용은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가 지난해 11월 ‘코로나19 백신 가격 전망 및 가격 결정 모델’로 번역해 배포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1회 접종 기준 백신 제시 가격은 화이자 19.50달러(약 22,000원), 아스트라제네카 4달러(약 4,500원)다.

다만 이러한 추정가는 각 국가의 백신 계약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에바 드 블리커 벨기에 예산부 장관이 실수로 자신의 트위터에 EU(유럽 연합)가 계약을 맺은 6가지 백신 가격을 올렸는데, 화이자 12유로(약 16,000원) 아스트라제네카 1.78유로(약 2,400원)이었다.

여러 가지를 종합하면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은 화이자, 모더나의 백신보다 저렴한 가격에 공급되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국제백신연구소 송록 책임연구원은 본지에 “현재 공급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들은 각기 다른 기술을 바탕으로 한다.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의 경우 mRNA 플랫폼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나 얀센 백신의 경우 바이러스 벡터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다”며 “이렇게 다른 기술을 통해 백신이 제조되는 경우, 제조 과정도 백신마다 상당히 달라지고, 그렇기 때문에 단가에도 차이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또 아스트라제네카가 지난 7월 열린 미국 하원 청문회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백신을 통한 수익 창출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도 가격 책정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화이자, 모더나는 해당 청문회에서 백신을 통한 이익창출을 하겠다는 뜻을 보인 바 있다.

그렇다면 백신 가격에 따른 예방 효과도 차이가 날까? 송 책임연구원은 “제조 기술 등에 의한 단가 차이는 백신의 품질과는 무관하다”고 잘라 말했다. 송 책임연구원은 앞서 본지와 진행한 코로나19 백신 인터뷰에서도 “여러 종류의 기술을 기반으로 한 백신들이 전세계적으로 접종되고 있는데, 임상시험을 통해 확인한 백신 효과는 백신마다 상이하지만 국내 승인돼 접종되는 백신은 전반적으로 높은 예방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접종이 가능한 백신을 최대한 빨리 접종하는 것이 질환을 예방하는 데 있어 가장 효율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증 결과]

대체로 사실 아님.

아스트라제네카가 화이자 백신보다 단가가 저렴한 것은 추정 가능하나, 백신의 효능은 제조 단가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 그러므로 ‘대체로 사실 아님’으로 판정했다.

[참고 자료]

EVERSANA, at the covid-19 finish line, how do we price the winning vaccine?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코로나19 백신 가격 전망 및 가격 결정 모델

2020년 7월 22일(현지시간) 미 하원 에너지 및 상업위원회 청문회 

국제백신연구소 송록 책임연구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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