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재외국민 선거에 우편투표를 도입하는 내용의 선거법 개정안이 중국인과 조선족의 투표를 많이 받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재외국민의 95%는 중국인과 조선족이 차지하는데, 여당이 우편투표를 통해 현 정권에 유리한 표를 더 확보하려고 한다는 내용이다.
우선 해당 개정안은 지난달 28일 이은주 정의당 의원이 발의한 것으로 코로나19로 재외 투표소 방문이 어려운 재외국민에 ‘우편 투표’를 가능하게 해 투표권을 보장해주자는 내용을 담았다. 또 현행 선거법은 재외국민이 2회 이상 투표를 하지 않으면 선거인 명부에서 삭제했는데, 개정안에는 재외국민에 선거권이 있는 이상 명부에서 삭제하지 않고 계속 등재하도록 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다고 하더라도 내년 3월 예정된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중국인이나 조선족은 재외국민 우편투표를 할 수 없다. 우리나라 선거법 상 대선과 국회의원 총선거에서는 외국인에 투표권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조선족 역시 엄연히 중국 국적을 갖고 있으므로 투표권이 없다. 외국에 거주하며 우리나라 선거에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은 영주권자, 일반 체류자, 유학생 등 ‘재외국민’이다.
재외국민 대부분은 ‘중국인·조선족’?
재외국민 대부분이 중국인과 조선족이라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 통계청에서 2년에 한 번씩 발행하는 ‘재외동포현황(2019)’에 따르면, 영주권자, 일반체류자, 유학생 등 우리나라 국적을 가진 재외국민 수가 가장 많은 나라는 미국으로 총 재외국민 268만 7,114명 중 106만 4,926명(39.63%)이다. 다음으로는 일본이 44만 9,459명(16.73%)으로 많았고, 중국은 30만 7,914명(11.46%)에 그쳤다.
이들 재외국민이 모두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재외선거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선거법에 따라 ‘선거인 등록’을 해야 투표 참여가 가능하다. 여행자, 유학생 등 국내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국민은 국외부재자 신고를, 영주권자 등 국내 주민등록이 없는 재외국민은 재외국민 등록을 해야 투표를 할 수 있다.
실제 재외국민 투표에서도 선거인 등록을 가장 많이 한 나라는 미국이다. 지난 21대 국회의원 재외선거에서는 확정된 선거인수 17만 1,959명 중 미국이 4만 562명으로 1위를, 일본이 2만 1,957명으로 2위를 차지했다. 중국은 2만 549명으로 3위였다.
다만, 역대 재외국민 투표에서 진보 진영이 더 많은 표를 받은 것은 맞다. 진보 진영에서는 재외선거가 처음 도입된 19대 총선을 제외하고 재외투표에서 많은 표를 받아왔다. 지난 2012년 실시된 19대 총선의 재외투표에서는 보수 진영인 새누리당은 40.4%, 진보 진영인 민주통합당은 35.2%를 확보했다.
18대 대선에서는 진보 후보인 문재인 후보가 56.7%, 보수 후보인 박근혜 후보가 42.79%를 얻었다. 20대 총선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이 37.79%, 새누리당이 27.11%를 얻었다. 19대 대선에서는 문재인 후보가 59.17%, 홍준표 후보는 7.82%에 그쳤다. 21대 총선에서는 더불어시민당이 35.18%, 미래한국당이 24.64%를 얻었다.
[검증 결과]
재외국민 투표는 중국인·조선족 등 타국 시민권자를 얻은 사람은 참여할 수 없다. 영주권자, 일반체류자, 유학생 등 재외국민이 가장 많은 나라 역시 중국이 아닌 미국이다. 이에 ‘전혀 사실 아님’ 판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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