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이프렌드’로 체험해본 MZ세대 놀이 문화
콘서트와 포럼, 강연은 물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까지 제공
131명 참여 제한은 아쉬워...SKT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것”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초등학교 4학년 딸이 친구랑 놀러 간다면서 책상 앞에 앉더라고요. 직접 만나지 않는데도 ‘논다’라는 표현을 자연스럽게 쓰면서요. 육아하면서 세상이 바뀌는 걸 체감하고 있습니다.” - 40대 학부모 박모 씨.
MZ세대의 ‘놀이’ 문화 공간이 현실에서 가상으로 바뀌고 있다. 만나서 PC방이라도 가야 ‘논다’라는 표현을 썼던 기성세대와 달라진 것이다. 메타버스(Metaverse)가 MZ세대의 삶에 스며들면서다. 메타버스는 초월을 의미하는 ‘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Universe’를 합성한 용어다. 현실 세계를 반영한 가상세계지만, 기존 가상세계보다 조금 더 확장된 개념이다.
기성세대에게는 아리송하기만 한 메타버스 기술의 매력을 알아보기 위해 SK텔레콤의 5G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렌드(ifand)를 체험해봤다.
“야 너도? 야 나도!” 음치·박치 ‘이프렌드’ 노래방 모임
SK텔레콤의 이프렌드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고 입장하니 로그인을 하라는 화면이 나왔다. 이프렌드를 이용하려면 △T아이디 △페이스북 아이디 △구글 아이디 등 3가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로그인해야 한다.
로그인하면 사용할 닉네임과 캐릭터를 선택한다. 캐릭터의 의상과 신발, 헤어스타일은 물론 얼굴형과 이목구비, 콧수염 등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
기본적인 캐릭터 생성을 마쳤으면 본격적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을 즐길 시간이다. 기자는 가장 흥미로운 제목의 방을 찾았다. ‘음치도 노래하는 노래방’이란 제목의 방이 눈에 띄었다. 13명이 입장해 있었다. 기자도 클릭하고 들어갔다. 처음 맛본 메타버스 공간에서 기자는 가상의 캐릭터를 자유롭게 움직이며 몸을 풀었다.
사실 입장 전까지만 해도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난생처음 만난 사람들끼리 노래하거나 얘기를 나누는 게 어색할 것만 같았다. 음질도 썩 좋지 않을 것 같았다. 특히 직접 노래를 부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평소 음치라는 소리를 들었던 데다, 팬데믹 이후 노래방을 가지 않아 노래를 부르는 게 영 어색했던 것이다.
하지만 입장 이후 생각이 바뀌었다. 정말 ‘음치’인 참가자가 발라드를 부르는 것을 보고 용기를 조금 얻은 것이다. 음질도 나쁘지 않았다. 기자를 포함해 대부분 ‘음치’ 아니면 ‘박치’였지만, 서로를 응원하며 돌아가면서 노래를 한 곡씩 불렀다. 가끔씩 터지는 ‘현실 웃음’에도 참가자들은 노래가 끝나면 박수와 하트를 가상의 공간에서 하늘 위로 높이 ‘날렸다’. 오히려 현실 세계에서의 모습 대신 ‘아바타’라는 가면을 쓰고 있어서 그런지 마음을 열기가 편하다고 느껴졌다.
기업 세미나와 교육, 심리상담 등 각양각생의 ‘메타버스’ 공간
‘이프렌드’라는 메타버스에 모인 사람들은 현실 세계와 마찬가지로 개성에 따라 다양한 활동들을 꽃피우고 있었다. △학회 △세미나 △학교 교육 △심리상담 △산에서 주의해야 할 것 등 현실의 모습과 여러 모임을 그대로 메타버스 세계로 옮긴 듯한 모습이었다.
자신이 직접 방을 만들 수도 있다. 제목을 적고 어떤 공간을 배경으로 방을 만들지 선택만 하면 된다. △컨퍼런스홀 △우주관 △카페 △운동장 △교실 △영화관 등 20가지의 다양한 선택지가 마련돼 있었다. 방은 비공개로도 만들 수 있고, 예약 시간을 설정해 개설하는 것도 가능하다. 비공개로 설정하면 입장코드를 알아야 입장이 가능하다.
아쉬운 점은 한 방에 참여할 수 있는 최대 인원이 호스트를 포함해 131명이라는 점이다. ‘이프렌드’로 수백~수천 명이 함께 참여하는 대형 콘서트와 연설 공간 등의 메타버스 세계 구현은 아직 불가능한 것이다. 지난 7월 ‘이프렌드’ 출시 당시 SK텔레콤은 추후 지속적으로 수용 인원을 확대해 대형 컨퍼런스 등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하는 업그레이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SK텔레콤은 향후 MZ세대의 취향과 관심사를 중심으로 국내외 주요 포럼과 강연, 페스티벌, 콘서트, 팬미팅 등 대규모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여기에 심야 영화 상영회와 대학생 마케팅 스쿨, OX 퀴즈룸 등 이용자들이 메타버스 공간에서 직접 즐기는 체험형 콘텐츠들도 정기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프랜드는 MZ세대의 니즈를 고려한 다양한 콘텐츠와 한층 강화된 소셜 기능으로 본격적인 메타버스 라이프를 지원할 것”이라면서 “새로운 방식의 마케팅을 원하는 비즈니스 파트너들이 메타버스 공간에서 고객과 만나는 기회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