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성장 토대 닦은 ‘두산건설’...‘더제니스홀딩스’에 매각
2010년 대규모 미분양 사태 이후 그룹 내 ‘아픈 손가락’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두산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두산건설 지분 일부를 2,500억 원에 매각해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체결한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조기 졸업한다. 두산그룹은 그동안 두산 성장 토대를 닦은 두산건설의 매각을 망설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중공업, 두산건설 지분(54%) 매각...두산중공업 정상화 가속
두산중공업은 19일 두산건설에 대한 경영권을 ‘더제니스홀딩스 유한회사’에 넘긴다고 공시했다.
‘더제니스홀딩스 유한회사’는 두산건설의 제3자 배정방식 유상증자에 참여해 두산건설 발행주식의 54%를 보유하게 된다.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두산건설 주식 99.99% 가운데 54%를 매각하는 게 골자다. 매각 규모는 약 2,500억 원 규모다. 이날 체결한 계약의 거래종결 예정일은 내달 22일이다.
새로 설립되는 ‘더제니스홀딩스 유한회사’의 최대주주는 큐캐피탈-신영프라이빗에쿼티-유진자산운용 등으로 구성된 사모펀드다.
매매 계약이 체결되면 두산그룹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맺은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조기 졸업한다. 두산은 지난해 6월 채권단과 3년 만기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체결하고 3조 원의 긴급자금을 수혈한 바 있다.
두산은 긴급자금 수혈 이후 약정 조기 졸업을 위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시행했다. 지난해 9월 두산타워를 8,000억 원에 매각했고, 10월 두산모트롤BG와 두산솔루스를 각각 4,530억 원과 6,980억 원에 매각했다.
또 같은 해 11월에는 박정원 두산 회장 등 특수관계인 13명이 듀산퓨얼셀 보통주 지분 23%를 두산중공업에 증여했다. 총 1,276만 3,557주에 해당하는 지분이다. 당시 종가 기준으로 6,063억 원 규모다.
두산중공업은 채권단의 긴급 자금 지원으로 가스터빈 발전사업, 신재생 에너지 사업 등을 큰 축으로 하는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에 속도를 냈다. 올해 두산중공업은 한빛5호기 발전 재개와 UAE 원전 정비사업 수주 등 원자력 분야 사업도 호조였다. 내년 초 10억 달러 규모의 이집트 엘다바 원전 수주도 예정됐다.
이를 토대로 실적도 개선됐다. 두산중공업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2,43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7% 증가했다. 이 기간 당기순이익은 1,126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더제니스홀딩스에 지분 54%인 1억 8,261만5,048주를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매각한다”면서 “1주당 1,369원으로 총 2,500억 원 규모”라고 설명했다.
두산건설 ‘두산 위브’ 등 주력 브랜드로 두산 성장 토대
두산건설의 역사는 지난 1960년 세워진 동산토건까지 거슬러올라간다. 이후 1993년 동산토건이 두산건설로 이름을 바꾼 뒤 ‘두산 위브’ 등 주력 브랜드를 선보이며 두산의 성장을 이끌었다.
하지만 2010년 두산건설은 대규모 미분양 사태를 맞는다. 두산건설의 재무건전성이 악화하자 두산중공업이 2조 원 규모의 출연금을 투자했지만, 두산건설은 재무건전성을 회복하지 못했다. 결국 두산건설은 상장 폐지 뒤 두산중공업의 완전자회사가 됐다. 이후 그룹의 ‘아픈 손가락’으로 불리며 매각설에 시달려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