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서 시작돼 코로나19로 끝난 해
-2020 도쿄올림픽 등 감동과 환희의 순간도
[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던 2021년 한 해도 저물어간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19 사태는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백신 예방접종이 본격화됐지만, 바이러스는 한층 더 강화했다. 방역 지침은 촘촘해졌고, 자영업자의 눈물은 올해도 마르지 않았다. 하지만 병마와 싸우는 와중에도 한 줄기 희망이 보이는 해였다. <뉴스포스트>는 2021년 이슈의 중심이었던 코로나19를 주제로 한 해를 결산했다.
델타와 오미크론...변이 바이러스의 습격
코로나19 사태는 지난해 1월 국내에서 확진 환자가 최초 발견된 이후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2년째 진행 중인 팬데믹은 K-방역의 아성을 흔들었다. 바이러스는 모습을 달리하면서 전 세계로 퍼져나갔고, 한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변이 바이러스에 ▲ 알파 ▲ 베타 ▲ 감마 ▲ 델타 순으로 그리스 알파벳을 붙였다.
특히 델타 바이러스의 위용은 컸다. 인도에서 발견된 델타 변이 바이러스는 감염력이 높고, 기존 항체의 면역력을 피할 수 있다. 지난 4월 국내에 유입된 델타 바이러스는 8월이 되자 검출률 70%를 넘어 우세종으로 자리 잡았다. 델타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7월부터 좀처럼 감소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변이는 델타로 끝나는 듯했지만, 남아프리카에서 발견된 오미크론이 연말 들어 국내 상황을 다시 위협하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는 인체 침투에 쓰는 스파이크 단백질에 돌연변이가 더 많아 전염성도 한층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역 당국은 빠르면 내년 초부터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접종 시작...부작용 논란도
국내에서도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 2월부터 백신 예방접종을 시작했다. 고령층 등 고위험군이 상주한 전국 요양병원과 시설부터 접종이 시작됐다. 백신 접종 대상 연령층은 점차 낮아졌고, 이달 초 접종 완료율은 80%를 넘어섰다. 하지만 변이 바이러스의 출몰과 방역 지침 완화로 감염세는 좀처럼 잡히지 않는 상황이다.
방역 당국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꺼내 든 카드는 ‘부스터 샷(추가접종)’이다. 현재는 3차 접종으로 호칭을 바꿨다. 접종 완료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예방 효과가 떨어지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3차 접종률은 20%가 넘었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만 12세 미만 어린이 등 비접종 대상자들의 감염을 막기 위한 방안 역시 숙제로 남았다.
한편 백신 접종률이 증가하면서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두통과 같은 경미한 증상에서 백혈병, 급성 뇌경색 등 중증 질환까지 다양하다. 사망 사례도 잇따라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로부터 백신 접종과 부작용의 인과성을 인정받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정부는 5천만 원의 위로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방역패스’로 강화된 거리두기...멀어진 ‘위드 코로나’
국내 코로나19 사태가 2년째 이어지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도 지속돼왔다. 거리두기 수준은 수차례 개편되는 등 감염세에 따라 단계가 달라졌다. 감염 확산을 지체할 수 있었으나, 몰려오는 사회적·경제적 피로도는 막을 수 없었다. 한계치에 봉착한 정부는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조치를 꺼내 들었다.
단계적 일상회복 조치는 지난달부터 시작했다. 방역 지침이 기존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보다 훨씬 완화됐다. 신규 환자 수는 여전히 수천 명을 기록했으나 백신 접종률이 높아졌기에 가능한 조치였다. 하지만 이달 초 새 변이 바이러스 유입과 신규 환자의 급격한 증가로 단계적 일상회복 조치는 잠시 뒤로 물러섰다.
대신 정부는 ‘방역패스’를 꺼내 들었다. 백신 접종 완료자나 48시간 내 유전자증폭 (PCR) 검사 음성 확인서를 소지한 미접종자만 다중이용시설을 방문할 수 있다. 또한 사적 모임 가능 인원을 이전보다 대폭 축소했다. 방역패스가 없으면 타인과 사적 모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같은 방침은 내년 초까지 유지된다.
재난지원금과 손실보상금...서민 고통은 지속
코로나19 장기화로 올해는 어느 때보다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시름이 컸다. 정부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을 위해 ▲ 새희망자금 ▲ 버팀목자금 ▲ 희망회복자금 등의 이름으로 약 16조 원 규모를 4차례에 걸쳐 지급했다. 또한 2조 4천억 원 규모로 손실보상금도 집행하고 있다. 단계적 일상회복 중단 이후에는 방역지원금 100만 원을 지원하는 방안을 내놨다.
정부의 십수조 원 규모 지원금은 한계에 봉착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눈물을 닦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분노한 이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조직했다. 지난 7월에는 전국 규모의 차량 시위를 수차례 진행했다. 9월에는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코로나19 여파로 목숨을 잃은 자영업자들을 위한 분향소를 설치하기도 했다. 10월에는 턱없이 부족한 손실보상금 문제로 천막 농성을 했다.
한편 정부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외에도 특수고용 노동자나 돌봄 서비스 종사자 등 고용 취약계층과 농어촌 등에 지원금을 지급했다. 9월에는 추석 명절을 앞두고 총 11조 원 규모의 상생 국민 지원금(5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1인당 25만 원의 지원금이 국민 88%에 돌아갔다.
무관중 속에서도 빛난 국가대표의 투혼 ‘도쿄올림픽’
2021년은 온 국민이 코로나19로 시름하는 한해였다고 표현해도 과장이 아니다. 하지만 절망으로 가득 찼던 해에도 감동과 환희의 순간은 있었다. 코로나19로 1년 연기된 2020년 도쿄올림픽이 주인공이다. 올림픽에서 보여준 국가대표 선수들의 투혼은 힘든 시기를 보내는 국민들에게 한 줄기 희망을 보여줬다.
2020 도쿄올림픽은 지난 7월 23일부터 8월 8일까지 진행됐다. 감염병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대부분 경기가 무관중으로 치러졌다. 참가 선수들은 수시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만 했다. 대한민국 선수단은 악조건 속에서도 금메달 6개와 은메달 4개, 동메달 10개로 종합 16위를 차지했다.
특히 여자 양궁에서 안산 선수는 4개 종목 중 3개의 금메달을 획득했다. 하계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가 3관왕을 차지한 것은 이번이 최초다. 약체로 평가받았던 여자 배구는 주장 김연경 선수의 활약으로 4강의 기적을 달성했다. 다만 야구와 축구 등 기대를 모았던 종목은 메달권에 들지 못해 아쉬움으로 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