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자신의 공약인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을 위해 건강보험 재정이 연 1천억 원 이내 지출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화제가 된 이 후보의 탈모 공약은 건강보험 재정을 악화시키는 ‘포퓰리즘’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는데, 이에 대한 설명을 내놓은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탈모 헌정 영상. (사진=이재명 유튜브 캡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탈모 헌정 영상. (사진=이재명 유튜브 캡쳐)

7일 이 후보는 자신의 유튜브에서 ‘매타버스 시즌2 서울’ 출발 인사를 하면서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 공약에 대해 “건보 재정이 많은 것이 아닌데 미용을 위한 시술을 적용해서야 되겠느냐는 이야기가 있다”며 “설계하기 나름이겠지만 대개 아마 연간 1000억원 이내 정도 지출될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캠프에서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공약을 신청 받고 있다. 그 중에 하나가 탈모약을 보험처리 해달라는 내용이었는데, 내부적으로 검토해보니 괜찮다는 말이 많았다”며 “저희가 계속 검토해보겠으니 소확행 공약 응모에 많이 참여해 달라”고 말했다.

이 후보의 ‘탈모약 건보 적용’ 공약은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를 중심으로 폭발적인 관심을 얻었다. 특히 디시인사이드 ‘탈모 갤러리’에서는 이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며 ‘이재명은 뽑지 않고 심는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 후보 역시 이에 호응해 “이재명을 뽑는다고요? 이재명은 심는 겁니다”라는 짧은 영상을 공유하며 ‘탈모갤 헌정 영상’을 찍어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탈모약 보험 적용이 건보 재정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건강보험 전문가인 이상이 제주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 후보는 탈모 치료제의 건강보험 적용을 대선의 득표 전략으로 무책임하게 던지고 말았다. 경악할 일”이라며 “비급여인 탈모 치료가 국민건강보험의 적용 대상이 되면, 미용성형 및 피부과 영역의 수많은 시술과 치료들도 같은 반열에서 급여화가 검토돼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저출생과 급속한 고령화가 맞물리며 건보 재정은 빠른 속도로 적자를 누적하고 있다”며 재정 건전성을 위해 건보료 인상과 함께 ‘주요 질병’ 예방과 치료를 중심으로 재정을 사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지난 6일 ‘차기 정부 운영 및 주요 정책 분야 대토론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탈모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현실적으로 고통 받고 있다. 재원 규모도 전체 의료보험 지출액에 비하면 타격을 줄 정도의 규모가 아니기 때문에 지나친 정치 공세”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도 이 후보는 “다만 보험으로 지원하는 게 맞는지, 어느 정도 경계선 안에서 지원할 수 있을지는 심도 있는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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