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은행 노조 “합병 저지에 따른 보복성 조치”

[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지난해 7910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BNK금융지주가 핵심 계열사들의 성과급을 놓고 내홍을 겪고 있다. 경남은행 노조는 BNK금융 경영진의 주관적인 경영목표로 부산은행의 절반도 되지 않는 성과급이 책정됐다며 강도 높은 투쟁 활동에 나서고 있다. 

BNK금융 본사 전경. (사진=BNK금융)
BNK금융 본사 전경. (사진=BNK금융)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경남은행지부(이하 경남은행 노조) 측은 최근 부산 BNK금융지주 본사와 서울 금융감독원 등을 오가며 김지완 회장 등 그룹 경영진을 규탄하는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설정한 재무목표를 달성했음에도 부산은행에 비해 지나치기 낮게 성과급이 책정됐다는 것. 노조 측에 따르면 부산은행은 특별 상여금을 포함해 통상임금의 총 200%를 성과급으로 받지만, 경남은행은 70%에 불과하다. 

BNK금융은 통상 경영목표 달성 정도에 따라 성과급을 측정하는데, 올해는 재무목표 외 비전목표(재무목표의 120%)를 추가했다는 것이 노조 측의 주장이다. 

지난해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각각 4026억 원, 2306억 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2020년보다 33.8%, 30.5% 늘어난 수치다. 부산은행은 재무목표와 비전목표를 모두 달성해 200%에 달하는 성과급을 받을 수 있었지만, 경남은행은 재무목표만을 달성하고 비전목표를 달성하지 못해 성과급의 차이가 나게 된 것.

노조 측은 비전목표가 비공식적으로 임원들에게만 내려진 목표치라고 비판했다. 최광진 경남은행 노조위원장은 “비전목표는 작년 4월 임원에게만 비공식적으로 전달된 것”이라며 “일반 직원들은 알지도 못하는 비공식적인 목표치를 바탕으로 부산은행과 차별을 두는 것을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또 이번 성과급 격차는 2020년 말 BNK금융의 부산은행-경남은행 합병 시도가 경남은행 노조 측의 적극 반대로 인해 무산된 데 따른 보복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김지완 BNK금융 회장은 지난 2020년 기자간담회에서 “은행 합병과 관련해 임기 중에 방향을 마련해 놓을 계획”이라고 언급한 바 있지만, 경남은행 노조의 반발로 사실상 무산됐다.  

최 위원장은 “2020년 합병 시도 저지투쟁에 성공하자 지주 회장으로부터 앞으로 경남은행은 금전적 보상이 힘들 수도 있다는 발언이 나왔다”면서 “격려금 차별 지급 사태를 합병 저지에 따른 보복성 조치이자 노골적 홀대로 간주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비전목표 등과 같은 이전에는 없던 기준을 바탕으로 두 은행의 성과급에서 차별을 두게 되면 경남은행 직원들의 혼란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며 “향후 통합 시도에서 노조를 무력화할 수 있는 카드가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기한 내 사 측과의 협상이 이루지지 않으면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파업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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