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 계열사 성장...지난해 3분기 역대급 실적

[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인터넷은행과 빅테크 기업의 등장 등 금융산업의 급격한 변화로 지방은행들이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지역 경제가 침체되고, 금융권에도 디지털 전환이 확산되며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 

(그래픽=뉴스포스트 강은지 기자)
(그래픽=뉴스포스트 강은지 기자)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은 은행과 비은행을 고르게 성장시켜 지난 3분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면서 6년째 BNK금융지주를 성공적으로 진두지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증권통’ 김 회장 노력 결실...은행·비은행 고른 성장 


김지완 회장은 31세에 부국증권 입사 후 53세에 당시 최연소 증권사 사장에 올랐다. 이후 현대증권(현 KB증권), 하나대투증권에서 사장을 역임하고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등을 거치는 등 증권업계에서 잔뼈가 굵다. 
 
BNK금융에는 주가 조작, 채용 비리 등으로 그룹이 혼란스러웠던 2017년 9월 회장직에 올랐다. 1946년생으로 76세인 김 회장은 2020년 3월 연임에 성공하며 노익장을 자랑하고 있다. 

취임 직후 어수선해진 조직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 지배 구조의 투명성과 안정성, 독립성 강화 등을 최우선 과제로 꼽으며 이미지와 신뢰 회복에 힘써왔다. 

지난 2019년 신년식에서는 ‘글로벌 스탠다드 금융그룹’을 목표로 2023년까지 ▲그룹 연결자산 150조 ▲그룹 ROE(자기자본이익률) 10% ▲당기순이익 1조 원 달성 등을 목표로하는 ‘GROW 2023’을 제시했다. 

최근 인터넷은행, 빅테크 등의 등장과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기존 은행 부문의 성장 가능성이 크지 않아 비은행 부문의 역할이 중요해진 가운데, 김 회장은 취임 초반부터 비은행 계열사 확장에 힘을 실어 왔다. 지난 2019~2020년 BNK투자증권을 두고 3차례에 걸쳐 총 6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으며, BNK캐피탈의 해외사업 분야를 넓히는 등 비은행 부문을 강화했다. 

지난 3일 오전 부산광역시 남구 BNK금융지주 본사에서 열린 2022년 그룹 시무식에서 김지완 회장이 올해 경영방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BNK금융)
지난 3일 오전 부산광역시 남구 BNK금융지주 본사에서 열린 2022년 그룹 시무식에서 김지완 회장이 올해 경영방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BNK금융)

2021년 3분기에는 김 회장이 꾸준히 강조했던 비은행 사업 강화 등의 노력이 성과를 보이면서 BNK금융지주 누적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특히 증권 및 투자 관련 계열사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면서 ‘증권통’ 김 회장의 경험이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BNK금융지주는 지난 3분기 실적 발표에서 누적 기준 7434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고 밝혔다. 이는 1년 전(4474억 원)보다 66.2% 증가한 것으로 같은 기간 역대 최대다.

은행과 비은행의 고른 성장이 실적을 견인했다. 우선 은행 계열사인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이 1년 전보다 각각 42.8%, 54.6% 증가한 3681억 원, 2289억 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비은행권 계열사의 순이익 기여도도 30% 가까이 증가했다. BNK캐피탈은 지난 3분기 1년 전보다 470억 원 증가한 1108억 원의 순이익을 시현했고, BNK투자증권은 IB부문 수수료수익 등의 증가로 1년 전보다 620억 원(171.1%) 증가한 981억 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BNK금융지주 관계자는 “비은행부문 강화를 위한 그룹의 전략적 자본투자의 성과”라며 “캐피탈과 투자증권을 중심으로 한 비은행 부문 순이익이 1년 전보다 98.6% 크게 증가하며 투자전문금융그룹으로의 전환을 통해 그룹의 수익구조가 다변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진출·디지털 전환 등 ‘GROW 2023’ 가속화


김 회장은 GROW 2023의 4대 전략 과제 중 하나로 2023년까지 글로벌 이익 비중을 5%를 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BNK금융지주는 미얀마와 캄보디아, 리오스 등에 현지법인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BNK캐피탈을 활용해 공격적으로 해외 공략을 지속하고 있다. 

디지털 경쟁력 확보도 주요 과제로 삼고 있다. 최근에는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획득한 데이터 전문 기업인 쿠콘과 제휴를 통해 부산은행, 경남은행, BNK캐피탈 등 3개 계열사의 마이데이터 제휴 서비스를 지난 6일 개시했다. 

올해는 그룹 내 투자 및 증권부문을 중심으로 비은행 계열사의 역할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그룹 차원에서 상업은행에서 투자전문금융사로의 전환을 선언하고 나섰기 때문.

김 회장은 지난 3일 화상으로 실시한 그룹 시무식에서 “투자전문금융그룹으로서의 균형 잡힌 수익 기반 마련, 고객중심의 가치 경영 체계 고도화를 위해 올해 경영방침을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견고한 펀더멘탈 구축’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BNK금융 관계자는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속도감 있는 디지털 전환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 확보와 디지털 플랫폼 경쟁력 제고, 사업 경쟁력 강화, 미래 먹거리 발굴 등 효율적인 수익 창출을 중점으로 사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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