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업무 편중된 구조·회원사 이탈 등 수익 저하 불가피
금융플랫폼 전환 및 자체 카드 발급 집중...활로 모색 적극 나서

[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오는 3월 최원석 비씨카드 사장이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최 사장은 지난 1년간 BC카드를 데이터 기반의 금융플랫폼으로 전환하기 위해 데이터 사업 발굴에 힘쓰는 한편, 수익 구조 개선을 위해 자체 카드 발급에 집중하고 있다. 

(그래픽=뉴스포스트 강은지 기자)
(그래픽=뉴스포스트 강은지 기자)

‘탈(脫)BC’ 결제망 사업 한계

1963년 생인 최 사장은 서울대 국제경제학과 졸업 후 서강대학교에서 경제학 석사, 미국 뉴욕대 STERN 대학원에서 MBA를 마쳤다. 1988년 고려증권 경제연구소에 입사한 뒤 장기신용은행 금융연구실장, 삼성증권 경영관리팀, 에프앤가이드 CFO 및 금융연구소장 등을 역임했다. 금융과 정보기술(IT)를 결합한 에프앤자산평가를 설립해 금융상품 통합평가 엔진을 개발한 금융·데이터 융합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최 사장은 전임자인 이동면 전 사장이 실적 부진을 극복하지 못하고 취임 1년여 만에 자리에서 물러남에 따라 BC카드의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지난 6년간 BC카드 사외이사를 지내며 경영 전반에 높은 이해와 경험을 지녔으며, 특히 최 사장의 이력과 결제 데이터를 통해 금융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하려는 BC카드의 사업전략이 맞아떨어지며 기대를 모았다. 

취임 직후 빅데이터 관련 부서를 ‘인공지능(AI) 빅데이터본부’로 격상하고, 간편결제 관련 부서는 ‘페이북 본부’로 통합했다. 또한 ‘마이데이터 본부’를 신설하는 등 데이터 관련 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월 5억 건의 카드결제 정보와 320만 개의 가맹점 정보 등을 바탕으로 데이터 판매 사업에 뛰어들었다. 금융 빅데이터 플랫폼을 통해 2021년 8월에는 기업맞춤형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인 ‘비씨 아이디어(BC IDEA)’를 선보는 등 데이터 관련 사업 모델들을 가시화시켰다. 

하지만 빅테크의 등장으로 결제 사업에서의 입지는 줄어들고 있고, 정부의 카드 결제 수수료 인하 등 업황은 날로 악화하며 최 사장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특히 카드결제 프로세싱 대행 업무(매입 업무)에 치우진 사업 구조가 발목을 잡고 있어, 수익 구조 다각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실제로 BC카드 수입의 80%가 결제망 제공 관련 수수료에서 발생하고 있다. 2021년 상반기 매입업무 수익은 1조 5347억 원을 거두며 전체 1조 7463억 원의 영업수익 중 87.9%의 비중을 차지했다. 3분기에도 전체 영업실적 2조 6354억 원 중 매입업무 수익은 88.1%에 육박하는 2조 3205억 원을 거뒀다. 

문제는 기존 회원사들이 독자 결제망 구축에 나서고 있다는 것. 지난해 전북은행은 KB국민카드와 손잡고 BC카드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으며, 회원사 수익 중 3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우리카드도 다음달부터 독자 가맹점 구축을 본격화한다. 

BC카드의 2021년 상반기 순이익(연결기준)은 370억 원으로 1년 전보다(537억 원)보다 31% 감소하며, BC카드는 8개 신용카드사 중 유일하게 역성장했다. 3분기에는 누적 연결순이익 733억 원을 기록하며 1년 전보다 5% 증가했지만, 결제망 대행 수익 악화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사진=BC카드)
BC카드 자체 카드들. (사진=BC카드)

‘PLCC’에 힘줬지만...

최 사장은 B2C(기업 대 고객) 경쟁력 제고를 위해 자체 카드를 선보이며 카드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자체 카드를 통해 내부 고객을 확보하면 카드론(장기카드대출) 등 다양한 사업으로의 확장이 가능하기 때문.

케이뱅크와 손잡고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인 ‘케이뱅크 심플카드’를 시작으로 아티스트와 제휴한 ‘블랙핑크 카드’, MZ세대 직장인을 위한 ‘시발(始發)카드’,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을 활용한 ‘인디비주얼카드’ 등을 시장에 선보였다. 올해 1분기에는 스마일게이트알피지와 손잡고 MMORPG(다중 접속 역할 수행 게임) 로스트 아크 PLCC를 출시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 중 인디비주얼카드(인디카드)는 과거 논란에 휩싸였던 모델과의 협업을 진행하면서,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지만은 않다. 

인디카드는 카드에 기본으로 붙는 혜택 대신 인플루언서가 직접 기획하고 가맹점을 섭외해 만든 혜택들을 담은 것이 특징이다. 동물 훈련사 강형욱,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오은영, 헬스 유튜버 김계란, 인플루언서 임블리 등 네 명의 인플루언서와 함께했다. 

소비자들의 지적을 받은 인플루언서는 임블리로 앞서 2019년부터 곰팡이 호박즙 판매 논란, 명품 디자인 도용 의혹, 화장품 품질 논란 등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BC카드는 “인디카드와 제휴한 가맹점주는 인플루언서와 연계한 홍보 효과를 누릴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각종 논란을 낳았던 임블리와의 협업이 신뢰가 떨어진다는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나온다.  

5종의 자체카드 출시에도 불구하고 BC카드의 개인회원과 신용카드 발급수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21년 3분기 BC카드가 발급한 신용카드는 2020년 말보다 1615매 줄은 4711만 3000매다. 같은 기간 회원수도 1715명 감소한 3만 860명이다. 

최 사장은 수익 구조 전환을 위한 다각적인 전략을 검토하고 있지만, 유의미한 실적 개선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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