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롯데·하나카드 등...꾸준한 실적 증가세로 긍정적 평가

금융권이 최고경영자(CEO) 인사 시즌에 돌입한다. 증권사와 주요은행을 비롯한 대부분의 금융사들이 호실적을 달성해 대대적인 인사폭풍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금융당국이 인선과정을 주시하는 만큼 징계, 대선 등 다양한 외부 변수가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본 기획에서는 임기 만료를 앞둔 금융권  CEO들의 공과(功過)를 살펴본다. -편집자주-

[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올해 연말부터 내년 초 사이 KB국민카드를 비롯해 롯데카드, 하나카드 등 카드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그래픽=뉴스포스트 강은지 기자)
(그래픽=뉴스포스트 강은지 기자)

최고금리 인하와 가맹점 수수료율 조정 등의 악재를 겪고 있음에도 대부분 실적 개선에 성공하면서 연임에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이동철 사장, 실적 증가 및 해외진출 성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전업카드사 가운데 올 연말 임기가 만료되는 CEO는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이 유일하다. 

이 사장은 2018년 1월 사장 자리에 오른 뒤 2차례의 연임을 통해 4년 동안 KB국민카드를 이끌어왔다. 매년 순이익 증가는 물론, 해외 진출에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연임이 유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연간 순이익을 살펴보면 취임 첫해인 2018년 2,866억 원, 2019년 3,165억 원, 2020년 3,247억 원으로 꾸준히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순이익은 2,527억 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달성했다. 올해 3분기 누적으로는 3,741억 원을 기록하며 1년 전보다 46.6% 증가하는 등 이미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3,247억 원)을 넘어섰다. 

대출과 할부금융사업에 집중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KB국민카드는 지난 2019년 중고차 금융상품인 ‘KB국민 이지오토할부’를 출시하고 ‘오토 금융센터’를 개소하는 등 할부금융사업에 집중하며 중고차 시장 내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해외 사업 성과도 연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지난 2018년 캄보디아에 현지 법인 ‘KB대한특수은행’을 세우고 이달 초 당카오에 3호점을 열었다. 첫 해외법인 KB대한 특수은행의 지난 9월 말 기준 영업자산은 2,372억 원으로 출범 당시(328억 원)보다 7배 이상 성장했다. 


조좌진 사장, 롯데카드 몸값 키우기 ‘성공적’ 평가


2022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조좌진 롯데카드 사장과 권길주 하나카드 사장의 연임도 이변이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좌진 사장은 롯데카드가 2019년 5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후 이듬해인 2020년 3월 취임했다. 권 사장은 실적과 재무건전성을 빠르게 회복하며 그룹의 체질 개선을 성공적으로 이뤘다는 평가를 받는다. 

롯데카드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1,099억 원으로 1년 전(646억 원)보다 70.1% 급증했다. 이는 지난해 순이익 989억 원을 넘어선 수치다. 

특히 그는 ‘로카 시리즈’를 출시해 새로운 BI(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했다. 취임 후 4개월 만에 선보인 로카 시리즈는 출시 1년 여만인 지난 7월 말 기준 누적 발급수 100만 장을 돌파했다.

같은 기간 연체율은 1.09%로 1년 전보다 0.41%포인트 줄었다. 회수 가능성이 없는 부실 채권 비율을 의미하는 고정이하여신(NLPL)비율도 1.03%로 1년 전보다 0.43%포인트 나아지면서 재무 건전성도 개선되고 있다. 

사모펀드는 기업 인수를 통해 기업 가치를 키우고 향후 재매각으로 차익을 실현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만큼, 조 사장은 몸값 키우기에 성공적인 행보를 보이며 MBK의 재신임을 얻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권길주 사장, 실적 유지·조직 재건 등 과제 해결 ‘긍정적’ 


권길주 하나카드 사장은 전임 사장의 갑작스러운 사퇴 이후 회사를 이끌게 되면서, 실적을 지켜내는 동시에 조직을 재건해야 하는 과제를 부여받았다. 

지난 4월 취임해 아직 만 1년을 넘기지 못했지만, 좋은 성과를 거두며 실적면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권 사장은 우선 수익성 강화를 위해 이례적으로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등 89종의 신규·추가 발급을 중단했다. 카드 상품 판매를 유지하려면 재고나 인력 등을 유지해야 해 계속해서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 신규 발급 수요가 거의 없는 카드들은 단종해 불필요한 관리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조치다. 

하나카드의 카드 구조조정은 실제로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된 것으로 파악된다. 하나카드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년 전보다 73.9% 증가한 1,990억 원을 기록했다. 

금융권은 임원 임기는 통상 ‘2+1년’을 보장하고, 권 사장 취임 이후 하나카드의 실적 개선된 점, 디지털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권 사장의 연임에 무게가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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