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 좋지만 ‘뉴 삼성’ 기류에 안심할 수 없어
오늘 CEO 인사 및 조직개편 단행 가능성
[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 7일 반도체·가전·모바일 부문의 대표이사 3명을 교체하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뉴(New) 삼성’ 의지가 확인된 만큼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카드 등 금융계열사 인사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통상 삼성 사장단 인사는 전자 이후 물산, 금융계열사 순으로 발표된다. 지난해 12월 전자 인사 이후, 1월 중순 금융계열 사장단 인사가 이뤄졌다. 올해는 예년보다 한 달 가량 이른 12월 중순 임원인사를 단행한 뒤, 12월 말 조직개편·부서장(부장급) 인사를 실시할 것으로 점쳐진다.
앞서 지난 7일 이뤄진 삼성전자 인사에서는 코로나19 등 위기 상황을 감안해 기존 체계가 유지될 것이란 예상을 뒤엎고 김기남(DS)·고동진(IM)·김현석(CE) 대표이사 및 부문장 3명이 모두 교체됐다. 기존 조직틀을 바꾸고 ‘트로이카’ 체제를 이루던 3개(DS·IM·CE) 부문장을 전격 교체하는 변화를 꾀한 것.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 주요 금융계열사 CEO 임기는 대부분 2~3년 정도 남아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전자 인사 이후 삼성 금융계열사도 이에 맞춰 새로운 인물들이 나올 가능성이 제기된다.
우선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은 2020년 3월부터 1년 9개월째 삼성생명을 이끌고 있으며, 임기는 2023년 3월까지로 1년 이상이 남아있다. 1986년 삼성생명에 입사 후 자산운용·투자사업부장을 맡았으며, 삼성증권 경영지원실장, 삼성자산운용 대표 등을 거쳤다.
삼성생명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1조 3,679억 원, 순이익 1조 1,646억 원을 기록, 역대 최대 실적을 냈지만, 삼성생명의 지상과제인 자산운용수익률은 부진하다.
지난해 삼성생명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보험시장 침체로 영업부의 매출이 둔화하고 저금리 지속 및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등으로 자산운용이 중요해져 전 사장을 적임자로 추천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자산운용이익률은 1분기 3.9%에서 2분기 2.9%, 3분기 2.6%, 4분기 2.4%로 내리막을 걸으며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삼성전자 배당 영향으로 4.4%로 급증하기도 했지만, 2~3분기에는 이전 수준인 2.6%의 이익률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즉시연금 단체소송 패소로 마이데이터 사업을 필두로 한 신사업을 추진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약점으로 꼽힌다.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은 지난 2018년 3월 대표로 취임한 이후 올해 초 연임에 성공하며 3년 9개월째 삼성화재를 이끌고 있다. 임기는 2024년 3월까지로 아직 2년 3개월이 남아있다.
최 사장은 1987년 삼성화재의 전신인 안국화재 공채로 입사해 인사팀장, 전략영업본부장, 자동차보험본부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보험맨’이다.
삼성화재는 올해 역대급 실적을 거두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조 2,22억 원으로 1년 전보다 62.5% 무려 증가했다. 삼성생명과 마찬가지로 1분기 삼성전자 배당이 영향을 미쳤지만, 3분기 순이익만 봐도 1년 전보다 42.2% 증가한 2,781억 원을 벌어들였다.
다만 삼성그룹의 인사 관행인 이른바 ‘60세룰(만 60세가 넘는 사장급 이상 고위 임원 교체)’이 리스크로 꼽힌다. 지난달 29일 삼성전자는 인사제도 개편을 통해 임원 임기를 보장하는 직급별 표준 체류기간을 폐지했다. 1963년 2월생인 최 사장은 임기 중 만 60세를 넘기게 돼,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용퇴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지난해 삼성카드 대표로 선임된 김대환 사장의 임기는 2023년 3월까지로 1년 이상 남아있지만 안심하긴 어렵다. 최영묵 사장과 같은 1963년 생으로 임기 중 ‘60세 룰’에 걸리기 때문.
그러나 비용 절감과 실적 증가를 이끈 점 등이 높게 평가받고 있다. 삼성카드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4,217억 원으로 1년 전보다 20.2% 증가했다. 또 삼성카드를 대표해 온 ‘숫자카드’를 단계적으로 없애고 고객 취향 중심의 ‘iD카드’로 전면 개편하는 등 10년 만에 상품·브랜드 체계 개편을 단행하며 트렌디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했다.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은 지난 2018년 취임 후 사상 최대 실적을 매년 경신하고 있다. 올해 초 연임에 성공하며 임기는 2024년 3월까지다. 정 사장은 특히 브로커리지와 IB, WM 등 전 분야 성장을 일궈내며 ‘뉴 삼성’의 성과주의 키워드에 부합하는 인물이라는 평가다. 삼성증권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과 세전이익(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은 각각 1조 1,182억 원, 1조 1,293억 원으로 모두 1조 원을 돌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