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리더로 새 판짜기 나서 
46세 박준규 삼성생명 상무, 부사장 승진
55세 이재근 KB국민은행 부행장, 차기 행장 내정

[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최근 연말 금융권 인사에서 50대 행장과 40대 부사장 등이 등장하며 쇄신과 변화의 바람이 금융권 전반에 불고 있다. 금융권은 보수적이고 연공서열을 중시하는 조직문화가 조성돼 있어 일반 기업보다 경영진의 나이가 높은 편으로, 이번 인사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금융지주를 필두로 금융권에서도 50대 초중반 CEO를 발탁하는 등 젊은 피를 전진 배치하고 있다. 

이재근 차기 KB국민은행장 후보. (사진=KB금융지주)
이재근 차기 KB국민은행장 후보. (사진=KB금융지주)

 


KB국민은행, 1966년생 최연소 은행장 발탁


우선 KB금융지주는 지난 1일 차기 KB국민은행장에 1966년생인 이재근 영업그룹 이사부행장을 내정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1961년생, 권광석 우리은행장과 권준학 NH농협은행장은 1963년생, 박성호 하나은행장은 1964년생으로 이재근 내정자는 5대 시중은행장 중 최연소다. 

이번 인사 발탁은 그룹 내 세대교체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으로 지난 16일 열린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에서는 ‘64·65·66’년생이 전면 등판했다.

KB국민카드의 신임 대표로 내정된 이창권 KB금융 CSO·CGSO와 KB저축은행의 차기 대표로 추천된 허상철 국민은행 스마트고객그룹대표는 1965년생이다. KB생명보험 대표로 내정된 이환주 KB금융지주 CFO는 1964년생이다. KB금융지주는 50대 사장들을 계열사 최고경영자로 임명해 향후 리더 그룹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대추위는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빅블러’ 현상의 심화 속에서 역동적인 차세대 리더 그룹 형성에 중점을 두고 대표이사 후보를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서초구 삼성생명 본사. (사진=이해리 기자)
서울시 서초구 삼성생명 본사. (사진=이해리 기자)

 


삼성 금융계열사, 연공서열 배제...‘성과주의’ 원칙 따라 


삼성 금융계열사들은 그룹의 조직 쇄신 기조에 맞춰 임기가 1년 이상 남아있던 수장들을 교체했다. 우선 삼성생명은 지난 13일 2022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하고 부사장 4명, 상무 7명 등 총 11명을 승진시켰다. 부사장 승진자 중 박준규 글로벌사업팀장은 1975년생으로 올해 46세다. 삼성생명은 “연공서열을 타파하고 나이와 상관없이 젊은 경영진을 조기에 육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삼성생명뿐만 아니라 삼성화재·카드·증권·자산운용 등 삼성그룹 금융계열사의 정기 임원 인사가 있었다. 삼성화재는 “신상필벌, 성과주의 원칙을 따른 인사”라며 “역량을 갖춘 여성 인력을 지속 발탁하는 등 조직 내 역동성과 다양성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카드도 “성과주의 인사 기조 하에 연공서열에서 벗어나 성과가 뛰어나고 역량이 우수한 인재를 과감하게 발탁했고, 젊고 유능한 경영진 조기 배출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삼성금융 계열사의 인사는 연공서열을 최대한 배제한 ‘성과주의’를 원칙으로 새로운 삼성이 되겠다는 의지를 여실히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계열사 대표 ‘젊은 피’로 채워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16일 ‘개방’과 ‘혁신’을 중심으로 계열사 수장 세대교체를 진행했다. 이날 신한금융은 임기 만료를 앞둔 자회사 10개사 중 사업구조 셋업 및 리빌딩을 추진 중인 곳을 제외한 6개사 CEO를 교체했다.

세대교체를 대표하는 인사로는 김지욱 내정자가 꼽힌다. 신한금융투자 김지욱 부사장은 부동산리츠 전문회사인 신한리츠운용 CEO로 전격 발탁됐다. 1969년생인 김 부사장도 옛 대우증권 출신으로 신한지주 본부장을 거친 인물이다. 

미래에셋그룹도 지난달 50대 초반의 젊은 임원들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며 경영 전면에 내세웠다. 19개 부문 중 13개 부문의 대표를 교체해 부문 대표의 평균 연령이 54세에서 50세로 낮아졌다. 

메리츠화재도 40대 부사장을 임명하며 세대교체 바람 행렬에 가세했다. 메리츠금융그룹이 임원 30명의 승진이 포함된 내용의 2022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날 인사에서 김종민 메리츠화재 최고투자책임자(49)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메리츠금융은 “이번 인사는 성과보상주의, 인재중용과 효율적인 기업문화의 정착이라는 대원칙 하에 지속적이고 안정적 성장을 위한 주요 경영지표 개선에 기여한 임원들을 대상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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