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효성 있는 금융 소비자 보호 체계 구축 힘써
3분기 누적 순익 3,675억 원…전년比 99.1%↑

금융권이 최고경영자(CEO) 인사 시즌에 돌입한다. 증권사와 주요은행을 비롯한 대부분의 금융사들이 호실적을 달성해 대대적인 인사폭풍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금융당국이 인선과정을 주시하는 만큼 징계, 대선 등 다양한 외부 변수가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본 기획에서는 임기 만료를 앞둔 금융권  CEO들의 공과(功過)를 살펴본다. -편집자주-

[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지난해 3월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신한금융투자의 구원 투수로 등판한 이영창 대표이사 사장의 임기 만료가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사모펀드 이슈로 떨어진 고객 신뢰를 빠르게 회복해 경영 정상화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으며 연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영창 신한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 (편집=뉴스포스트 강은지 기자)
이영창 신한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 (편집=뉴스포스트 강은지 기자)

소비자 피해 재발 방지, 조직·상품판매제도 개편 

앞서 김병철 전 신한금융투자 사장이 취임 1년 만인 2020년 3월 투자상품 판매에 따른 고객 손실 발생에 대한 책임으로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후, 신한지주는 이영창 전 대우증권 부사장을 새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이 대표는 27년간 주식 중개와 운용, 자산관리(WM), 투자은행(IB)을 비롯해 기획과 관리 업무까지 폭넓은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위기 대처 능력과 경영 성과 부문에서 기대를 얻었다. 

이 대표 취임 당시 신한금융투자는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사태와 라임 사태 등 각종 금융사고로 고전 중이었다. 이에 이 대표는 취임 직후부터 신한금융투자의 이미지 쇄신과 위기 극복에 사활을 걸고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해 힘써왔다. 

우선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결정 발표 전 펀드 투자자에게 원금손실의 최대 70% 선지급 보상안을 결정했고, 이후 분조위의 전액배상 권고안에 맞춰 차액을 정산하기로 약정했다. 이슈가 발생한 부서에는 책임을 물어 신탁부의 신규 업무를 중단하고,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사업부의 업무 영역을 축소했다.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과 상품판매 절차 개선도 추진했다. 금융상품 공급 부서를 IPS본부 한곳에 편제해 공급 체계를 일원화하고 펀드, 신탁, 랩 등 주요 금융상품 공급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끔 했다.

특히 각 부서에서 수행하고 있는 사후관리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상품관리부를 신설, 사후관리체계를 강화하는 한편, 운영위험관리팀을 통해 업무 프로세스와 운영 시스템상 위험요인을 점검하고 관리 방안을 수립하도록 했다.

(사진=신한금융지주 홈페이지 자료 갈무리)
(사진=신한금융지주 홈페이지 자료 갈무리)

호실적 거둬...연임 ‘청신호’ 켜지나

조직 개편과 내부 통제 강화 등 체질 개선 노력의 성과는 가시화됐다. 신한금융그룹 기업활동(IR) 자료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의 올 3분기 연결 기준 누적 당기순이익은 전년(1,846억 원)보다 99.1% 상승한 3,675억 원을 달성했다. 신한금융 내 비중은 22.21%로 지난해 같은 기간(14.56%)보다 크게 올랐다. 그룹 내 비은행 계열사 누적 기준 기여도 3위, 자본시장 계열사 중 1위를 유지했다. 

세부 실적을 보면 3분기 3,393억 원의 영업이익과 수수료수익 2,121억 원, 자기매매수익 978억 원, 기타수익 293억 원을 올렸다. 다만 별도 기준 순이익은 446억 원으로 직전 분기(1,547억 원)보다 71.2% 줄었다. 부실 펀드 사태로 총 9개 투자 상품에 대한 고객 보상을 진행하며, 이번 분기에만 829억 원을 지출해 영업외손익에서 790억 원의 손실이 났기 때문.

그러나 IB 부문에서 613억 원을 거둬들이며 만회했다. 신한금융투자의 IB 부문 수익은 3분기 누적기준 1,455억 원으로 지난해 3분기(984억 원)보다 47.8%나 늘었다. 특히 기업공개(IPO) 시장에서는 올해 9월까지 4개사를 주관하며 공모금액 1,885억 2,300만 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올 마지막 초대형 상장으로 손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 주관사단에 포함된 상태다. 

사무금융노조 “사모펀드 사태 책임져야” 제동 

다만 노조의 저항이 걸림돌이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신한금융투자지부는 사모펀드 관련 이슈로 ‘경영진 책임론’을 들고 나오는 등 연임 행보에 제동을 걸었다. 

노조는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대우증권 부사장 출신이자 현업에서 은퇴한지 약 7년이 지난 이영창 대표를 상품사고 해결을 위해 선임하며 또다시 낙하산 인사를 단행했다”며 “이 대표가 임기를 시작한 지 1년 5개월이 넘어가고 있지만 상품 사고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노동조합에서 주장하는 발언들은 이 대표 개인에 관한 것이 아닌,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해 빠른 수습을 요청한 것”이라며 “광범위하게 추진하는 사적 화해를 통해 이미 해소된 부분”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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