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홍여정 기자] BGF가 새벽배송 시장에서 철수한다. 새벽배송 특성상 고비용 구조로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 시장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새벽배송 시장은 경쟁이 치열한 만큼 포기를 선언하는 곳도 다수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15일 BGF는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헬로네이처를 BGF네트웍스의 종속회사로 편입시키고 B2B 사업으로 전환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BGF네트웍스는 이날 이사회를 열어 헬로네이처 지분 100% 인수 건을 최종 승인했다. 헬로네이처 지분은 BGF 50.1%, 11번가 49.9%를 보유하고 있다. BGF네트웍스는 BGF의 계열사 중 하나로 CUpost 택배 서비스, 디지털 사이니지 광고, 모바일상품권 운영 등 디지털 마케팅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업체로 지난해 매출액은 약 791억 원 수준이다.

향후 헬로네이처가 주력하던 새벽배송 사업을 종료하고 기존 역량들을 활용해 프리미엄 신선식품 소싱 및 공급, 차별화 상품 개발, 온라인 채널 제휴 판매 등으로 사업 영역을 조정한다. 또한 BGF네트웍스와 헬로네이처 모두 온라인 시장에 기반을 둔 사업 역량을 가지고 있는 만큼 IT 기획 및 기술력, 상품 콘텐츠 개발, 광고·마케팅 네트웍스 등 다방면에서 유무형의 결합을 시도해 그룹의 탄탄한 성장 동력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BGF 관계자는 "새벽배송 특성상 고비용 구조로 수익성 확보가 어렵고 최근 물류비 상승까지 더해져 향후 시장 전망이 어둡다고 판단했다"며 "특히 기존 이커머스 업체들 외에 대형 유통 업체들까지 뛰어들며 갈수록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포스트 코로나로 접어드는 시점에 맞춰 발빠르게 사업 전환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사진=롯데온 홈페이지 갈무리)
(사진=롯데온 홈페이지 갈무리)

새벽배송 경쟁 심화에…백기 선언하는 기업들

지난 2012년 설립된 헬로네이처는 BGF그룹의 친환경 신선식품 새벽배송 전문 브랜드다. 2016년 11번가를 운영하던 SK플래닛이 지분 전량을 매입하며 SK텔레콤 자회사가 됐다. 이후 2018년 6월 BGF가 300억 원을 투자하며 지분 50.1%와 경영권을 확보했다. 인수 당시 BGF리테일은 5년 안에 업계 1위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새벽배송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며 결국 백기를 들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헬로네이처의 지난해 매출은 581억 원으로 전년 대비 36% 늘었지만 적자폭이 컸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271억 원, 영업이익률은 -46.8%로 악화됐다. 

수익성 확보는 새벽배송 사업을 진행하는 회사들의 최대 난제다. 주로 신선식품을 다루기 때문에 배송 시스템 등 물류 인프라 구축과 재고 처리 등에 투자를 해야 한다. 마켓컬리, 쿠팡, SSG닷컴 등 새벽배송 빅3 기업들은 거래규모는 커졌지만 여전히 영업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새벽배송 서비스를 중단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최근 롯데온은 새벽배송 서비스를 18일부터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김포·의왕·부산 3곳의 전용센터를 통해 서울 등 수도권 일부 지역과 부산에서 서비스를 제공했다. 하지만 지속된 적자에 결국 백기를 들었다. 대신 롯데온은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갖췄다고 본 '바로배송'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온 이외에도 롯데홈쇼핑, 동원몰, 롯데슈퍼 등도 새벽배송 서비스를 중단한 바 있다.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