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강원도지사 당선인 ‘강원랜드 인사 알박기’ 지적
강원랜드 사장, 뇌물수수와 채용비리 등으로 불명예 퇴진 잔혹사
사장 부재 기간 실적 뛴 강원랜드 “경영 전문성 없는 인사 방증”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지난 1일 치러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이후 강원랜드가 강원도 정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김진태 강원도지사 당선인이 후보 시절 ‘강원랜드 인사 알박기’를 거론하면서다. 현행 이삼걸 강원랜드 사장은 민주당 출신 인사고, 심규호 강원랜드 부사장은 김진태 당선인과 강원도지사 지방선거에서 맞붙었던 이광재 민주당 강원도지사 후보의 보좌관 출신이다.
김진태 강원도지사 인수위 관계자는 21일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강원랜드 알박기 인사와 관련해 내달 취임 후 들여다보겠다는 것은 변함이 없다”며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추후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해 강원랜드 관련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강원랜드 임원인사가 강원도 정계에서 다시금 화제가 되면서, 일각에서는 “강원랜드 사장 잔혹사가 다시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폐광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설립된 강원랜드 취지와 무색한 ‘선거 후 지분 나눠먹기 인사’가 또 반복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구속 등 강원랜드 사장 잔혹사...퇴임 뒤 사법처리되기도
1998년 설립된 강원랜드에는 이삼걸 현 사장을 제외하고 9명의 사장이 거쳐갔다.
서병기(1998~1999), 김광식(1999~2002), 오강현(2002~2003), 김진모(2003~2006), 조기송(2006~2009), 최영(2009~2011), 최흥집(2011~2014), 함승희(2014~2017), 문태곤(2017~2021) 사장 등이다. 이 가운데 임기 3년을 채운 이는 김광식, 조기송, 함승희, 문태곤 사장 등 4명에 불과하다.
서병기 사장은 1998년 6월 취임 1년여 뒤인 이듬해 8월 임원 스캔들 문제로 퇴진했다. 김진모 사장은 소액주주들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아 중도 사퇴했고, 최영 사장도 재직 중 함바식당 운영권 알선 대가 금품수수 혐의로 구속됐다.
최흥집 사장은 임기를 6개월 남겨두고 스스로 퇴임했다. 강원도지사 출마를 위해서였다. 퇴임 후 최 사장은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했지만, 최문순 도지사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후 최흥집 사장은 채용비리 의혹으로 사법처리됐다.
임기를 채운 사장들도 강원랜드 사장 잔혹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김광식 사장은 퇴임 후 재직 기간 건설업체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됐다.
강원랜드, 사장 부재 기간 매출액·영업이익 되레 올라
강원랜드가 선거 이후 권력 인사의 장이 된 이유는 특별한 경영 노하우가 필요 없는 매출 구조 때문이다. 강원랜드는 출범 당시부터 카지노 부문 매출이 90%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매출 다양화를 위해 강원랜드 측도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사업 특성상 카지노 부분 매출이 클 수밖에 없다. 강원랜드 전체 매출에서 카지노 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기준 88%에 달한다. 카지노 부문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유지되는 한, 강원랜드 임원의 경영 능력이 회사 매출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실제 강원랜드는 사장이 부재했을 때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격히 오르기도 했다. 강원랜드는 최흥집 사장이 2014년 2월 7일 강원도지사 출마를 이유로 자진 퇴진한 이후 그해 11월까지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됐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흥집 사장이 자진 퇴진한 2014년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1% 증가한 3733억 151만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6.3% 오른 1376억 1783만 원이었다. 카지노 부문 사업 실적과 연동되는 폐광지역개발기금도 384억 213만 원으로 15.6% 증가했다.
그해 3분기도 매출액은 전 분기 대비 10.7% 증가한 3939억 8036만 원, 영업이익은 7.4% 오른 1327억 5461만 원, 폐광지역개발기금은 3.6% 오른 397억 9615만 원 등으로 우상향했다. 하지만 2014년 11월 14일 직무대행 체계가 끝나고 함승희 사장이 취임한 4분기에는 매출액과 영업이익, 폐광지역개발기금이 각각 6.2%, 0.3%, 32.7% 감소했다.
이에 대해 성희직 광산진폐권익연대 사무국장은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그간 강원랜드 사장 등 임원 자리는 정치권의 자기 식구 챙기기의 장으로 전락했다”며 “폐광지역 발전을 위해서 진정성 있게 강원랜드를 운영할 사장이 오는 게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원랜드 사장이 부재했을 때 매출이 오히려 올랐다는 건, 그간 경영 전문성이 없는 정치권의 나눠먹기식 인사가 성행했다는 방증”이라고 덧붙였다.
강원랜드 인사 등에 대해 강원랜드 관계자는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임원인사와 관련해 특별히 밝힐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