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1.75→2.25%
사상 첫 3차례 연속 인상 단행
[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에 나섰다.
한은 금통위는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현재 연 1.75%인 기준금리를 2.25%로 0.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 4월과 5월에 이어 세 차례 연속 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이다. 한은이 세 차례 연속 금리를 올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금통위가 이례적인 통화 정책을 단행한 배경으로는 가파른 물가 상승률이 꼽힌다. 6월 국내 소비자물가 지수는 원자재·곡물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 늘었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 6.8%를 기록한 이후 2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향후 1년 물가상승률 전망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5월(3.3%)보다 대폭 확대된 3.9%를 기록했다. 이는 2012년 4월 3.9% 이후 1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고, 0.6%포인트 상승 폭은 2008년 통계 시작 이래 최대 기록이다.
이번 빅 스텝에는 임박한 '한국·미국 기준금리 역전'도 고려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6월 14~15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정례회의에서 자이언트 스텝(한꺼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현재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는 0~0.25%포인트로, 한은이 금리를 0.25%포인트만 올린다면 미국이 빅스텝만 밟더라도 금리가 역전된다. 한·미 금리가 역전될 경우 외국인 자금 유출 및 원화 가치가 하락 등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이날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면서, 미국과의 격차는 0.5~0.75%포인트까지 커졌다. 다만 연준이 오는 26~27일(현지시간) 시장의 전망대로 자이언트 스텝을 한 차례 더 밟는다면, 미국의 기준금리가 0~0.25%포인트 높아지는 ‘역전’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