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갤러리아, 한화솔루션 분할로 독립경영 시작
한화 삼남 김동선 전략본부장, 사업 현장 직접 챙겨
첫 신사업 ‘파이브가이즈’ 6월 오픈…직접 실습까지
본점 인근 부지 890억원에 매입… MZ 맞춤 공간 구성
백화점 명품 강화‧MZ 마케팅으로 주가 부양할까

[뉴스포스트=홍여정 기자] 한화갤러리아가 한화솔루션에서 인적분할 돼 독립경영을 시작한 지 한 달이 지났다. 한화그룹의 유통 부문은 김승연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 전략본부장 주도 하에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김동선 본부장은 주요 소비층으로 주목받는 MZ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을 통해 기존 사업인 백화점과 미래먹거리인 식음료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사진=한화갤러리아 제공)
(사진=한화갤러리아 제공)

9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는 지난 3월 31일 증권시장에 재입성했다. 한화갤러리아는 2021년 한화솔루션에 흡수합병됐다가 2년 만에 다시 인적분할됐다.

인적분할로 한화갤러리아는 ‘한화→한화솔루션→한화갤러리아’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에서 ‘한화→한화갤러리아’로 한 단계 단순해졌다. 당시 회사 측은 “신속한 의사결정 구조를 갖춰 프리미엄 리테일 등 유통업과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 확대로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적분할로 한화의 승계 작업이 마무리됐다는 분석을 내놨다. 현재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은 화학 등 주력 계열사를,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은 금융 계열사를, 삼남 김동선 갤러리아부문 전략본부장 및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무가 유통 및 호텔 계열사를 맡고 있고 있다.

김 본부장은 2021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무에서 지난해 2월 갤러리아 전략부문장 자리에 오른 후 신사업전략부서를 신설해 신규 사업을 이끌었다.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는 전략본부장을 맡으며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했다.

사실상 독자 경영이 본격화된 김 본부장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신사업은 식음료 부문이다. 다음 달 김 본부장이 주도한 첫 신사업인 미국 3대 햄버거 ‘파이브가이즈’가 서울 강남에 오픈을 앞두고 있다. 이를 위해 한화갤러리아는 지난 1일 파이브가이즈 운영 자회사 ‘에프지코리아’를 설립했다.

에프지코리아 주요 인력들은 국내 론칭을 앞두고 홍콩에서 6주간 점포 운영 교육을 받고 있으며, 김 본부장도 지난달 24일과 25일 홍콩 내 주요 파이브가이즈 매장 두 곳에서 진행된 현장실습에 참여했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김 본부장이 처음 선보이는 사업이기도 해서 내부적으로도 기대가 크다”며 “직접 홍콩 매장도 방문하는 등 크게 신경쓰고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서 준비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동선 전략본부장이 파이브가이즈 국내 론칭 앞두고 홍콩 현장 실습에 참여했다. (사진=한화갤러리아 제공)
김동선 전략본부장이 파이브가이즈 국내 론칭 앞두고 홍콩 현장 실습에 참여했다. (사진=한화갤러리아 제공)

하반기에는 스페인산 이베리코를 활용한 상품도 출시한다. 지난 1월 김 본부장은 스페인 세비아 북부 시에라 모레나 국립공원 내 이베리코 농장을 방문해 돼지들의 사육 환경과 품질을 확인한 바 있다.

본업인 백화점 사업의 경우 신규 출점보다 기존 점포의 프리미엄 전략을 지속해나갈 계획이다. 앞서 대전 타임월드점은 지난 4월 지하 1층을 남성 전문 명품관 ‘맨즈 럭셔리’로 리뉴얼 오픈했다. 이번 리뉴얼로 타임월드는 지하1층 남성 명품관, 1층 명품 부틱·하이주얼리, 2층 여성 명품관 등으로 이어지는 명품 라인업을 완성했다.

맨즈 럭셔리에는 대전 충청지역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지방시, 발렌티노 등 총 13개 브랜드 외에 하반기에는 구찌 맨즈를 비롯한 글로벌 남성 명품 브랜드를 추가 오픈하며 남성 명품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MZ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에 주력한다. 본점 명품관에서 올 초부터 진행하고 있는 국내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팝업 스토어를 확장해 MZ 세대 공략에 나선다.

또한 명품관 인근에 MZ 세대를 위한 콘텐츠 공간도 조성할 계획이다. 지난달 19일 한화갤러리아는 895억원을 투입해 초록뱀컴퍼니가 소유하고 있던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소재 토지 및 건물을 취득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사측은 “명품관에 이어 갤러리아 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를 고객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부지 매입을 결정하게 됐다”며 “기존 고객층의 편의 확대와 함께 잠재적 고객층인 MZ세대 유치를 위해 트렌디하고 실험적인 공간 조성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본부장은 기업가치 제고 및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최근 한화갤러리아 주식 5만주를 매수한 바 있다. 이번 지분 취득으로 김 본부장이 보유한 한화갤러리아 지분율은 0.03%로 확대됐다.

김 본부장의 자사주 취득에도 한화갤러리아 주가는 하락세다. 재상장 당일(3월 31일) 2130원이었던 주가는 이날 1635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한 달 새에 약 23%가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은 4129억원에서 3170억원으로 줄었다. 김동선호 한화갤러리아가 백화점 프리미엄 경쟁력과 신사업으로 주가 부양 고민을 해결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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