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 세 번째 와이너리 인수
롯데, 국내외 와이너리 인수 검토 중
현대百‧한화갤러리아, 수입 유통사 설립
[뉴스포스트=홍여정 기자] 유통업계 오너들이 와인 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와인 전문 매장 운영에 이어 직접 와인 수인‧유통사를 설립하고 와이너리 인수도 검토 중이다. 코로나19로 홈술 트렌드가 이어지며 와인이 대중화가 된 만큼 시장 선점에 분주한 모습이다. 유통 오너들의 와인 사랑이 사업 성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세계그룹은 캘리포니아 나파밸리 와이너리 ‘얼티미트 빈야드’를 인수했다.
얼티미터 빈야드는 나파밸리 내 와인산지 중 하나인 아틀라스 피크에 위치해 있으며 약 1만 2000평 규모다. 이 곳에서는 병당 최고 50만원대에 달하는 고급 와인인 카베르네 쇼비뇽을 생산한다.
신세계의 와이너리 인수는 이번이 세 번째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지난해 2월 미국 자회사를 통해 1979년 설립된 ‘쉐이퍼 빈야드’를 약 3000억원에 인수하며 미국 와인 사업에 진출했다. 이어 8월에는 쉐이퍼 빈야드 인근 와일드푸트 빈야드를 인수했다.
신세계그룹의 와인 사업은 정용진 부회장의 주도로 진행되고 있다. 와인 애호가인 정 부회장이 와인 대중화를 위해 지난 2008년 주류 수입‧유통 자회사 신세계L&B를 설립해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신세계L&B는 이마트, 이마트24 등 계열사에 와인을 공급하며 외형을 확장하며 2018년 업계 1위로 올라섰다. 이후 코로나19 시기 매출이 급성장하며 신세계L&B는 지난해 206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마트는 2008년부터 정기적으로 와인 행사인 ‘와인장터’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마트 애플리케이션의 ‘와인그랩’ 서비스를 통해 스마트오더 및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이마트는 지난 4일 하남 스타필드 지하 1층에 500평 규모 주류 종합 매장 ‘와인 클럽’을 오픈했다.
국내 유통 기업 중 가장 먼저 와인 사업을 시작한 곳은 롯데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칠성음료를 통해 국내 최장수 와인 브랜드 ‘마주앙’을 수입해 선보인 바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와인 사업 매출이 996억원으로 전년 대비 19.8% 증가했다. 맥주 부문의 매출 1014억원에 육박하는 수치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3월에 선보인 와인 복합공간 ‘오비노미오’ 매장을 3개로 확대하며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는 국내외 신규 와이너리 인수를 검토한다. 앞서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4분기 IR자료를 통해 올해 인수 매물을 검토한다고 밝힌 바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신 회장이 3년 만에 사내이사로 복귀한 만큼 와인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신 회장은 지난해 소비재 포럼 참석을 위해 떠난 해외 출장에서 프랑스 보르도 와이너리를 방문하기도 했다.
신 회장은 롯데마트에 주류 전문 매장 ‘보틀벙커’를 선보이기도 했다. 2021년 잠실 제타플렉스에 보틀벙커 1호점이 설립된 이후 지난해 창원과 광주에 각각 2‧3호점을 오픈했다. 향후 서울역에 4호점 오픈을 계획하고 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도 2019년 압구정 본점에 와인 전문 매장 ‘와인웍스’를 오픈하며 시장에 뛰어들었다. 현재까지 5곳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에는 와인 수입‧유통사 ‘비노에이치’를 설립하며 사업 강화에 나섰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와이너리(와인 양조장) 10여 곳과 와인 100여 종을 수입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남양주 다산신도시 내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스페이스원에 지난해 11월부터 와인 전문 매장 ‘와인리스트’를 운영하고 있다.
한화그룹 3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도 최근 와인 사업에 뛰어들었다. 한화갤러리아는 이달 주류 수출입‧도소매업 등을 사업목적으로 하는 자회사 비노갤러리아를 설립했다. 비노갤러리아는 주요 와인 산지에서 특색이 있는 고급 와인을 직수입해 VIP 와인 구독서비스 등에 나설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