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용평가사, 롯데 계열사 신용등급 하향
핵심 자회사 롯데케미칼 신용도 하락 영향
롯데지주, 지분 및 사업투자 늘어나며 재무부담 커져
신동빈 회장, 이달 진행될 하반기 VCM서 내놓을 메세지는
[뉴스포스트=홍여정 기자] 롯데그룹 계열사의 재무건전성에 경고등이 커졌다. 주력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의 부진에 그룹 지주사인 롯데지주를 포함해 렌탈‧캐피탈‧코리아세븐 등 주요 계열사의 신용등급이 강등됐다.
롯데그룹은 최근 재계 순위 6위로 하락하는 등 악재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 이달 진행될 하반기 VCM에서 신동빈 회장이 계열사 CEO들에게 어떤 메세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나이스신용평가‧한국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 등 국내 주요 신용평가사는 롯데 계열사의 신용등릅을 하향 조정했다.
나이스신용평가(이하 나신평)는 지난달 20일 롯데지주의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낮췄다. 또 롯데렌탈은 A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롯데캐피탈은 A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각각 낮췄다.
같은 날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는 롯데케미칼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로 하향 조정했다. 또한 롯데지주의 신용등급에 대해서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로, 롯데쇼핑은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변경했다. 한국기업평가(이하 한기평)도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롯데지주는 AA에서 AA-로 조정했다.
이번 롯데 계열사의 연이은 신용등급 하락은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 하향이 원인으로 꼽힌다. 현재 롯데케미칼은 업황 부진으로 지난해부터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아울러 일진머티리얼즈를 2조7000억원이 인수하는 등 대규모 투자자금 소요가 발생하며 차입금 부담이 가중된 상황이다. 올해 3월 말 기준 순차입금 규모는 3조3000억원이다.
롯데케미칼은 롯데지주의 핵심 자회사다. 롯데케미칼의 신용도 하락은 롯데지주의 신용도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롯데지주 신용도는 롯데케미칼, 롯데칠성음료, 롯데웰푸드, 롯데쇼핑 등 핵심 계열사의 신용등급을 토대로 산출된다.
나신평은 “롯데지주는 2020년 이후 계열사 지분 추가 인수 및 자회사의 유상증자 참여 과정에서 차입금이 증가하고 있으며, 자기자본 대비 종속관계기업투자지분의 비율을 나타내는 이중레버리지비율이 올해 3월 말 기준 164.5% 상승하는 등 자체적인 재부무담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신평은 “2022년 이후 코리아세븐(3984억원), 롯데케미칼(2939억원) 유상증자 참여와 롯데힐스케어 설립, 롯데바이오직스 출자 등에 따른 자금 소요가 지속되며 3월 말 별도기준 순차입금은 3조3600억원까지 증가했다”며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국내외 의약품 생산공장 증설 관련 유상증자 참여가 예정되있는 가운데 롯데 그룹 자금소요 확대로 롯데지주의 잠재적 지원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력 계열사 재무부담에 양호한 실적을 내는 롯데캐피탈과 롯데렌탈도 연이어 신용도가 떨어졌다. 나신평은 “롯데케미칼 신용도 하락에 따른 계열 지원 능력 약화를 반영해 롯데캐피탈 밋 롯데렌탈의 신용등급을 조정했다”며 “양 사의 자체신용도는 변동이 없다”고 전했다.
한기평 또한 계열통합신용도 하락을 이유로 롯데물산, 롯데캐피탈, 롯데렌탈, 롯데오토리스 등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했다.
또한 지난달 26일 한신평과 한기평은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한기평은 코리아세븐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한신평은 코리아세븐의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변경했다.
한기평은 미니스톱 인수로 높은 재무부담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신평도 “기존점 성장과 신규 출점, 롯데씨브이에스711(옛 한국미니스톱) 편입 등에 따른 규모의 경제효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확간 이후 감소세를 보였던 점포당 매출액은 회복이 지연되고 있으며 영업수익성 저하 폭은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2023년 1분기 적자 규모가 확대되고, 편의점 시장 경쟁이 심화되고 인건비 및 물류비 등 비용 부담과 인수 이후 통합 비용 등이 이익 창출력 저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점포 효율화 작업을 통해 수익구조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단시일 내 비용구조 개선은 어려워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상황에 이달 진행될 하반기 VCM(사장단회의)에서 신동빈 회장이 내놓을 메시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VCM은 신 회장과 각 계열사 대표들이 모여 경영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로 상반기와 하반기에 한 번씩 진행된다. 지난 1월 진행한 상반기 VCM에서 신 회장은 “다가올 위기를 미래 성장의 기회로 삼아 적극적으로 도전하고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철저하게 대비해 달라”고 강조한 바 있다.
최근 롯데그룹의 재계 순위가 6위로 하락하는 등 위기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신 회장이 CEO들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헬스앤웰니스, 모빌리티, 지속가능성, 뉴라이프플랫폼 등 ‘뉴롯데’ 달성을 위한 4가지 신성장동력 테마에 대한 비전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