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사이 4배 늘어난 적자…통합비용 부담
한신평, 신용등급 A+·부정적→A·안정적 조정
[뉴스포스트=오진실 기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이 지난해 미니스톱 인수 후 좀처럼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있다. 미니스톱과 세븐일레븐의 브랜드 통합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 탓에 적자가 지속되고 있고, 재무 부담이 커지며 신용등급까지 강등됐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리아세븐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5조 454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27.5%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49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코리아세븐은 올해도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8% 증가한 1조 3363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동 기간 322억원의 영업손실을 재며 적자 폭이 4.2배 늘어났다. 당기순손실도 전년 동기 대비 4배 가량 커졌다.
코리아세븐은 이러한 실적 부진 이유로 인수합병 후 통합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 증가를 꼽았다.
코리아세븐은 지난해 일본 이온그룹 소속 미니스톱으로부터 한국미니스톱 주식 100%를 3133억원에 취득하며 흡수합병했다. 미니스톱 점포 2602곳을 확보한 코리아세븐은 세븐일레븐으로 점포 전환 시 총 1만4000여 개의 점포를 갖게 될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업계 1·2위를 다투는 GS25, CU와 격차를 줄이고 3강 구도로 도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합병 후 1년 반이 지나고도 시너지 창출은 감감무소식이다. 매출 성장 등 외형 성장은 했으나, 수익성이 개선되지 못해 신용등급에도 영향을 끼쳤다.
한국신용평가는 코리아세븐의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신평은 미니스톱 인수 후 실적 저하, 재무 부담 가중, 단기간 내에 수익성 회복이 어려울 것을 조정 사유로 꼽았다.
점주 이탈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코리아세븐에 따르면 현재 점포 전환은 75% 진행됐다. 그러나 일부 미니스톱 점주들은 경쟁사로 간판을 바꿔 달겠다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이에 코리아세븐은 미니스톱 점주들의 이탈을 막기 위한 상생 전략으로 △기존 미니스톱의 경쟁력 있는 상품을 살리고 △세븐일레븐보다 큰 미니스톱 매장을 활용해 먹거리 특화 매장인 ‘푸드 드림’을 확대하고 있다.
미니스톱의 핵심 상품으로 꼽혔던 소프트콘아이스크림은 ‘세븐콘’으로 이름을 바꿔 판매되고 있다. 세븐일레븐으로 간판 교체 시 기기 무상 임대를 진행한다. 또한 치킨 제품도 그대로 판매하며 미니스톱이 가지고 있던 장점을 활용하고 있다.
한편 미니스톱의 점포 전환으로 영업 지역 내에 또 하나의 세븐일레븐이 생기는 상황에 대해서는 기존 세븐일레븐 점주의 동의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영업 지역 내에 동일한 브랜드가 생기는 상황이긴 하지만 기존 상권을 유지한 채로 바뀌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되는 것이 없으며 기존 세븐일레븐 점주들도 흔쾌히 동의해 주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코리아세븐은 통합에 속도를 내 연내 작업을 마무리 짓고 내실 강화에 힘쓸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