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 임기 만료...업황 악화에도 성과 인정받아
재매각 위한 '기업가치 제고'·'내부통제 강화' 등 과제
[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올해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조좌진 롯데카드 사장의 재선임 여부가 주목된다. 롯데카드가 매각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고, 업계 전반에 '안정'을 꾀하는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연임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조 사장이 3연임에 성공한다면 내실을 다지며 기업가치 끌어올리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2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조좌진 롯데카드 사장의 임기는 내달 29일까지다. 앞서 카드업계에선 임기 만료를 앞뒀던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 최원석 BC카드 대표 등이 줄줄이 연임에 성공했다. 지난해 고금리 기조에 따른 조달금리(비용) 급증으로 수익성 악화를 겪고, 카드 수수료 적격비용 재산정까지 앞두고 있어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한 모습이다.
이에 조 사장도 연임 대열에 합류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조좌진 사장은 롯데카드가 2019년 5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후 이듬해인 2020년 3월 취임했다. 취임 후 안정적인 경영 실적을 내며 2022년 한차례 연임에 성공했다. 매각 등의 과제까지 고려하면 교체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조 사장 취임 후 롯데카드는 실적 성장세를 이어나갔다. 롯데카드의 당기순이익은 2019년 517억 원에서 조 사장 취임 첫해인 2020년 1307억 원으로 129% 증가했다. 2021년에는 전년보다 84.65% 증가한 2413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후 2022년 2539억 원, 2023년 3분기 3657억 원을 거두는 등 꾸준히 상승세다.
특히 2020년 8월에 첫 선을 보인 '로카 시리즈'가 히트를 치면서 수익성과 기업가치를 제고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로카 시리즈는 출시 6개월 만에 누적 발급 장수 50만 좌를 돌파했으며, 1년 뒤 100만 좌, 약 3년 반만인 지난 7일 기준 누적 발급 장수 400만 장을 넘어섰다. 역대 롯데카드가 출시한 메인 시리즈 상품 중 가장 빠르고 많은 수치라는 설명이다.
현재 회사의 매각 작업이 추진되고 있는 점도 조 사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인다. 사모펀드는 기업 인수를 통해 기업 가치를 키우고 향후 재매각으로 차익을 실현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조 사장은 그동안 몸값 키우기에 성공적인 행보를 보였던 만큼 재신임을 얻을 것이란 전망이다.
조 사장이 연임에 성공한다면 재매각을 위한 기업가치 제고와 악화한 건전성 회복, 내부통제 등이 과제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MBK파트너스는 2022년 8월 롯데카드 매각 작업에 나섰지만, 고평가 논란과 함께 흥행에 실패하면서 장기화 국면에 들어갔다. MBK파트너스가 매긴 롯데카드의 몸값은 3조 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기업가치보다 지나치게 높게 책정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악화한 건전성을 회복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 롯데카드의 1개월 이상 실질 연체율은 2019년 1.78%, 2020년 1.17%, 2021년 1%, 2022년 1.15%로 개선되다 2023년 3분기 말 1.58%로 뛰었다.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을 뜻하는 고정이하여신(NPL) 비율도 2022년 1.12%에서 2023년 3분기 1.35%로 0.23%포인트(p) 악화했다.
이와 함께 롯데카드는 지난해 12월 외부 협력업체 계약 관련 내부통제 미흡으로 금융당국으로부터 경영유의 및 개선 요구 조치를 받았다. 또 지난 1월에는 롯데카드 교통카드 이용자 1만 명의 연말정산 누락 사고가 발생해 내부통제 강화에도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편, 롯데카드는 3월 말 열리는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조 사장의 연임을 확정할 예정으로, 조 사장의 거취는 주총 전에 정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