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BC·롯데카드 등 올해 말·내년 초 임기 만료
경영 성과 이뤘지만...지주사 변화에 거취 불투명
[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주요 카드사 중 3개 카드사 최고경영자(CEO)의 임기가 6개월 내 만료될 예정이다. 조달금리 상승과 대손비용 증가 등 카드업계의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하반기에도 이어지는 상황에서 안정을 택할지 변화를 택할지 주목된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말 이창권 KB국민카드 사장, 최원석 BC카드 사장의 임기가 끝나며, 조좌진 롯데카드 사장의 임기가 내년 3월 29일 만료된다.
이창권 사장, '2+1' 임기 채우나...양종희 회장 체제 변수
지난 2022년 1월 취임한 이창권 KB국민카드 사장은 연임에 무게가 실린다. KB금융 계열사의 사장 임기는 큰 결격사유가 없다면 통상 2년의 임기를 마친 후 1년을 연장하는 '2+1' 방식을 보장해왔기 때문이다.
다만 9년 만에 KB금융그룹 회장이 교체된다는 점이 변수다. 연말을 기점으로 '양종희호'가 출범하는 만큼 대규모 교체를 통한 파격 인사가 이뤄질 것이란 시각이 나온다.
KB국민카드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년 전(2457억 원)보다 21.5% 줄어든 1929억 원을 기록했다. 업황 악화로 인해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지만, 지난해 10월 구축한 종합금융플랫폼 'KB Pay'가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KB Pay의 가입자 수는 지난 6월 말 1000만을 돌파했으며, 7월에는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700만 명을 기록했다.
지난 1월 선보인 'KB국민 위시(WE:SH) 카드'는 출시 7개월 만에 발급 카드 수 30만 좌를 넘어섰으며, 최근에는 '헤리티지(HERITAGE)' 브랜드를 선보이며 프리미엄 카드 브랜드 체계를 구축하기도 했다.
또한 KB국민카드의 해외법인 총 4곳(인도네시아, 태국, 캄보디아 2곳)에서 연간 61억 원 수준의 실적을 거두며, 미래 성장 분야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는 점도 연임 가능성을 높인다.
최원석 사장, 사업 다각화 성공했지만 모회사 인사에 교체 가능성
최원석 BC카드 사장은 모기업인 KT가 김영섭 신임 대표를 맞이하면서 연임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최 사장은 구현모 전 KT 대표가 외부에서 영입한 인물로 2021년 3월 취임 후 2년의 임기를 마치고 올해 초 임기가 한차례 연장된 바 있다.
신임 김영섭 대표는 계열사, 협력사와의 상생을 강조하며 연내 대규모 구조조정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지만 올 들어 BC카드가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면서 최 사장의 거취가 불투명한 모습이다.
경영 성과만 놓고 보면 연임 도전은 무리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결제망 사업을 해외로 확대하고 자체 카드 상품 강화. 카드론(장기카드대출)과 리볼빙 서비스 영업 시작 등 수익 구조 다각화를 성공적으로 이끌면서다.
최 사장 취임 당시 BC카드는 중소 카드사나 은행에 신용카드 프로세싱을 대신 제공하고 받는 수수료가 가장 큰 수입원이었는데, 회원사들이 자체 결제망을 구축하면서 새로운 성장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올해 실적은 부진하다. 상반기 BC카드의 순이익은 188억 원으로 전년보다 79.4% 대폭 줄었다. 다만 일각에선 올해 카드사 전반의 실적 둔화가 불가피한 측면이 고려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조좌진 사장, 매각 작업 중...연임 무게
조좌진 롯데카드 사장은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매각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변화보다는 연임에 무게가 실린다. 2019년 롯데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매물로 나오게 된 롯데카드는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를 최대주주로 맞이했다.
지난 2020년 3월부터 조좌진 사장이 이끈 롯데카드의 당기순이익은 2019년 517억 원에서 2020년 1307억 원, 2021년 2414억 원, 2022년 2538억 원 등을 거두며 4배 넘게 뛰었다.
조 사장의 임기 동안 가파른 성장을 거듭하며 무난하게 재신임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지만, 지지부진한 매각 작업이 걸림돌이다.
MBK파트너스는 지난해 4월부터 매각 작업에 돌입했지만, 희망 매각가로 알려진 3조 원이 고평가 됐다는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이후 MBK파트너스는 롯데카드 자회사인 로카모빌리티를 맥쿼리자산운용에 매각하면서 경쟁력 끌어올리기에 나섰지만, 매각 작업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3사 모두 성과 면에서는 안정적으로 지주사 의중이 중요해보인다"며 "업황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변화보다는 조직 안정에 방점을 둔 인사가 이뤄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