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부터 내년 3월까지 연이어 임기 만료 앞둬
미래에셋생명, 김재식 단독 대표 체제…세대교체 의지
KB손보·삼성화재, 실적 좋지만 그룹 기조 물음표

[뉴스포스트=홍여정 기자] 주요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임기 만료가 다가오면서 이들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통상 보험사 CEO의 연임 여부는 실적에 의해 결정되지만 앞서 미래에셋생명이 단독대표 체제를 구축하면서 세대교체를 단행한 만큼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2월부터 내년 3월까지 임기 만료를 앞둔 보험사 CEO는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 최문섭 NH농협손해보험 대표, 홍원학 삼성화재 대표, 정종표 DB손해보험 대표,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 임규준 흥국화재 대표 등이다.

앞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달 23일 변재상 대표이사 사장을 고문으로 위촉하고 김재식 대표이사 사장을 승진 발령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이에 2019년부터 변재상·김재식 각자 대표체제로 운영되어 오던 미래에셋생명은 김재식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됐다.

이번 변 대표의 퇴진은 모기업의 세대교체 의지가 반영된 인사다. 미래에셋그룹은 지난달 이정호·스와럽 모한티·허선호·김미섭·이준용·김재식 등 50대 임원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이에 그룹 공동 창업자인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을 비롯해 조웅기 미래에셋증권 부회장, 최경주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 등이 용퇴하며 2기 전문 경영인 체제가 본격화됐다.

(왼쪽부터)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 최문섭 NH농협손해보험 대표(사진=각 사 제공)
(왼쪽부터)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 최문섭 NH농협손해보험 대표(사진=각 사 제공)

12월 임기 만료…KB손보 김기환·NH농협손보 최문섭

오는 12월 말 임기 만료를 앞둔 보험사 CEO는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와 최문섭 NH농협손해보험 대표다.

지난 2021년 1월 취임한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는 연임에 무게가 실린다. 1963년생인 김 대표는 2015년 KB국민은행 소비자보호그룹 상무와 리스크관리그룹 상무 및 전무, KB금융그룹 CFO 전무 및 부사장을 역임했다.

취임 이후 KB손보는 실적 반등에 성공했고 지난해에는 KB금융그룹 비은행 계열사 중 가장 많은 순이익(5577억원)을 냈다. 이러한 성과에 김 대표는 한 차례 임기가 연장된 바 있다. KB금융 사장단 인사는 통상 ‘2년 임기에 1년 연임’ 공식을 따르는데, 올해도 경영 성과를 보인 만큼 1년 더 임기를 보장받을 가능성이 있다.

KB손보는 올해 상반기까지 5252억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호실적을 기록했다. 3분기는 실손보험 계리적 가정 변경에 따라 보유계약 손실로 전년 동기 대비 42.8% 감소한 1551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미래 수익성 지표로 꼽히는 CSM(계약서비스마진)은 전 분기 대비 9.3% 증가한 9조184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9년 만에 KB금융그룹 수장이 교체되는 점은 변수다. 이달 20일 임기가 만료되는 윤종규 회장에 이어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 내정자가 취임하는 만큼 계열사 대표 대부분이 교체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문섭 NH농협손해보험 대표도 2년 임기가 내달 말 종료된다. 1963년생인 최 대표는 1991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해 농협은행 경북영업본부 안강지점장, 영덕군지부장, 농협경제지주 사업지원본부 본부장, 농협중앙회 상호금융사업지원본부 본부장 등을 거쳐 2022년 1월 농협손해보험 대표로 선임됐다.

최 대표는 취임 이후 실적 성장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는 전년 대비 33.2% 늘어난 1147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다만 올해 3분기 실손보험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 적용으로 462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4.3% 증가한 950억원이다.

최 대표의 연임 가능성은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우선 통상 농협금융에서 CEO 연임 전례가 흔치 않다. 농협손보의 경우 김학현 초대 대표를 제외하고 연임 사례는 없다. 여기에 올해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새로 취임한 만큼 세대교체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왼쪽부터 시계방향)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 홍원학 삼성화재 대표, 정종표 DB손해보험 대표, 편정범 교보생명 대표(사진=각 사 제공)
(왼쪽부터 시계방향)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 홍원학 삼성화재 대표, 정종표 DB손해보험 대표, 편정범 교보생명 대표(사진=각 사 제공)

내년 3월 임기 끝…김용범·홍원학·편정범·정종표·임규준 등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CEO는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 홍원학 삼성화재 대표, 편정범 교보생명 대표, 정종표 DB손해보험 대표, 임규준 흥국화재 대표 등이다.

우선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은 4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김 부회장이 지난해 메리츠금융그룹 대표이사 4연임에 성공한 만큼 메리츠화재 대표직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1963년생인 김 부회장은 2011년 메리츠종금증권(현 메리츠증권) 최고재무관리자(CFO)를 시작으로 메리츠종금증권 공동대표이사, 메리츠금융지주 최고운영책임자(COO) 등을 역임했다. 이후 2015년 메리츠화재 대표이사로 취임해 2018년 재선임, 2021년 3연임에 성공했다.

취임 이후 김 대표는 장기인보험 확대 전략을 펼치며 순이익 성장세를 이어갔다. 지난해에는 8683억원의 역대 최대 순이익을 냈다. 전년 대비 29.4% 늘어난 수치로 삼성화재, DB손해보험에 이어 업계 3위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 순이익은 별도기준 전년 동기 대비 25.2% 증가한 8390억원이다.

홍원학 삼성화재 대표는 연임 가능성이 점쳐진다. 1964년생인 홍 대표는 1990년 삼성생명에 입사해 인사팀장, 특화영업본부장, 부사장을 거쳐 2020년 12월 삼성화재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2021년 12월 삼성화재 CEO로 선임됐고 내년 3월 임기가 끝난다.

실적은 순항 중이다. 취임 첫 해부터 2년 연속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2166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반기 실적을 경신했다. CSM도 전년 말 대비 3.7% 증가한 12조6549억원을 기록하며 업계 1위 자리를 돈독히 하고 있다.

홍 대표의 거취는 삼성그룹 인사 기조에 달려있다. 업계에서는 삼성금융그룹이 지난해 계열사 경영진을 모두 유임했지만 올해는 ‘뉴삼성’ 기조에 따라 세대교체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편정범 교보생명 대표도 연임 가능성이 점쳐진다. 편 대표는 1988년 교보생명에 입사해 전략기획팀장, 채널 담당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2021년 3월 선임된 편 대표는 3인 대표 중 윤열현 전 대표가 지난해 물러나면서 신창재 회장과 각자 대표 체제로 교보생명을 이끌고 있다.

그는 임기 중 실적 개선, 신사업 발굴 등 성과를 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또한 각자 대표 체제가 된지 1년밖에 안된 만큼 조직 안정을 위해 교체보다는 연임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종표 DB손해보험 대표도 임기가 연장 될 것으로 보인다.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한 지 아직 1년이 되지 않았기 때문. 지난해 12월 정 사장이 DB손보 대표에 선임되며 김정남 부회장과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됐지만, 지난 3월 김 부회장이 사퇴하면서 DB손보는 정 사장 단독 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임규준 흥국화재 대표도 내년 3월 임기가 끝난다. 임 대표는 매일경제신문 및 MBN에서 국제부장, 부동산부장, 증권부장, 경제부장과 국장 등을 역임했다. 이어 2016년 금융위원회 대변인과 금융채권자조정위원회 사무국장을 거쳐 2022년 3월 흥국화재 대표에 선임됐다.

임 대표는 취임 후 실적 성장세를 이끌고 있는 만큼 연임 가능성이 점쳐진다. 흥국화재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36.2% 늘어난 1465억원을 기록하며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단행하며 고정비 절감시켰고, 고수익이 담보되는 장기보험 상품 판매에 집중해 수익성 개선을 이뤘다. 올해 상반기 순익은 1637억원으로 전년 대비 133.5% 늘었다.

다만 임 대표의 거취는 모그룹 인사 기조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태광그룹이 흥국화재 인수 후 연임에 성공한 CEO는 임 대표 전임자인 권중원 전 대표뿐이다. 2008년 취임했던 변종윤 사장은 유일하게 임기를 채웠으며 대부분 임기 도중 퇴임했다.

이 외에도 이은호 롯데손해보험 대표, 원종규 코리안리 대표 등이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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