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01억 순손실…매출‧영업익도 줄어
명품 소비 둔화에 백화점 사업 실적 역성장
신사업 성과와 대조적…분위기 반전 필요
명품관 콘텐츠 강화 및 주요 점포 팝업 확대
[뉴스포스트=홍여정 기자]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부사장)이 본업인 백화점 사업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앞서 그는 지난해 파이브가이즈 론칭부터 로봇, 푸드테크 등 신사업에 주력하면서 그룹 내 영향력을 키워왔지만 정작 본업 실적이 상대적으로 부진하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올해 김 본부장은 실적 개선을 위해 갤러리아표 ‘명품관’ 강화와 MZ세대‧외국인 공략 콘텐츠를 통한 점포 경쟁력을 높이기에 주력할 계획이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한화갤러리아는 30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4345억원, 98억원으로 전년 대비 18.43%, 73.73% 줄었다.
이는 지난해 1~2월 실적이 반영되지 않은 수치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해 3월 한화솔루션에서 인적분할 되면서 신규 상장한 바 있다.
회사 측은 지난해 순손실에 대해 인적 분할 과정에서 발생한 수수료 부담 및 사용권 자산 손상 차손 반영, 비효율 사업 철수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저조한 실적이다. 특히 경기 침체로 명품 소비가 줄면서 백화점 사업에 타격을 입었다.
갤러리아 명품관은 지난해 1조141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국 백화점 순위 11위에 올랐다. 2022년 대비 매출이 7% 하락하며 8위에서 3단계나 떨어졌다. 이외에도 △갤러리아타임월드(-8.1%) △갤러리아광교(-6.5%) △갤러리아센터시티(-0.9%) △갤러리아진주(-4.9%) 등 모든 점포의 매출이 역성장했다.
한화갤러리아 점포 5곳의 점유율도 점차 떨어지는 추세다. 2021년 8.1% 시장점유율은 △2022년 7.8% △2023년 6.8%를 기록했다.
본업 실적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신사업에서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 6월 론칭한 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는 서울 강남역 인근 1호점에 이어 오는 8일 4호점 오픈을 앞두고 있다. 1호점은 하루 평균 1800~2000명의 고객이 방문하는 등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략본부장도 겸임하며 신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2월 외식 부문 자회사 더테이스터블을 푸드테크 전문기업 ‘한화푸드테크’로 변경하고 관련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최근에는 미국 로봇 피자 브랜드 ‘스텔라피자’를 인수하며 한화로보틱스와 기술 고도화를 진행 중이다.
이에 김 부사장은 올해 점포 경쟁력 회복에 집중할 계획이다. 명품관을 비롯해 지방 주요 점포의 콘텐츠 강화를 통해 실적 개선을 이룬다는 복안이다.
우선 본점인 명품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외국인 고객 확대 △VIP 마케팅 △최신 트렌드 팝업 강화 △화제성 있는 F&B 브랜드 발굴 등을 진행한다.
올해 1~2월 외국인 누적 매출이 175억원으로 166% 신장한 만큼 외국인 대상 마케팅을 강화한다. 신규 외국인 고객 유입을 위한 할인 이벤트와 인근 압구정 상권과 연계한 제휴 혜택 등 외국인 마케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연간 1억원 이상 구매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VVIP 서비스 프로그램 ‘THE PSR’을 신규 론칭한다. 아울러 명품 시계 '파텍필립' 매장 면적을 기존 대비 2배 넓혀 오픈하는 등 명품 콘텐츠를 강화하고 식품관 '고메이494'도 다음달부터 10개 브랜드를 차례로 선보일 예정이다.
타임월드·광교 등 주요 점포들도 명품 브랜드 입점을 통해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타임월드는 지난 15일 스위스 시계 브랜드 ‘롤렉스’의 리뉴얼 오픈에 이어 오는 5월 영국 하이엔드 주얼리 브랜드 ‘그라프’ 매장이 입점한다. 그라프가 지방에 매장을 오픈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외에 지하 1층 남성 명품 매장에 팝업 전용 공간을 설치해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1월부터 톰브라운, 아미 등 트렌디한 브랜드가 모인 ‘편집숍 몬도비즈’와 이태리 프리미엄 브랜드 ‘피콰드로’ 팝업이 진행 중이다. 이달에는 프리미엄 전기자전거 ‘슈퍼73’을 선보일 계획이다.
광교점은 팝업 공간 확대에 나섰다. 1층 안내 데스크를 없애고 팝업 공간으로 활용해 체험형 콘텐츠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첫 팝업 매장은 LG전자가 캠핑에 필요한 IT전자기기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추후 로봇, 인공지능 미디어 등 미래형 콘텐츠를 선보인다.
지난 2월 경기권 백화점 최초로 커피 브랜드 블루보틀 팝업 스토어를 운영했던 광교점은 이를 확대 운영한다. 최근엔 1층 안내 데스크를 없애고 팝업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 곳에서는 로봇, 인공지능(AI) 미디어 등 미래형 콘텐츠를 비롯해 그동안 백화점에서 접해보지 못했던 체험형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올해 수도권 지방 점포들을 중심으로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동시에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겠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