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의원 선거...범야권 압승
7전8기 인간 승리도...이색 당선자는?

[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는 범야권의 압도적인 승리와 집권 여당의 참패만 그려진 게 아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당선인들의 이색적인 이력과 이야기가 각본 없는 드라마 못지않았다.

왼쪽부터 유영하 국민의힘 대구 달서갑 당선인과 황정아 민주당 대전 유성을 당선인. (사진=뉴시스)
왼쪽부터 유영하 국민의힘 대구 달서갑 당선인과 황정아 민주당 대전 유성을 당선인. (사진=뉴시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의 지역구와 비례대표 선거 개표가 이날 오전 11시 11분 기준으로 모두 완료됐다.

개표 결과 총 300석의 국회의원 의석 중 더불어민주당과 그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 175석을, 국민의힘과 국민의미래가 108석, 조국혁신당 12석, 개혁신당 3석, 새로운미래 1석, 진보당이 1석을 차지했다.

민주당이 지역구 의석만 161석을 차지하면서 압승을 거뒀다. 여당은 개헌저지선인 100석을 넘긴 것에 족해야 했다. 새로운미래는 가까스로 지역구 1석을 얻었고, 녹색정의당은 단 1석도 얻지 못했다. 개혁신당은 지역구 1석에 비례대표 2석을 추가해 체면치레를 했다.

위성정당 비례 재선 의원 나와

용혜인 더불어민주연합 당선인과 김예지 국민의미래 당선인은 이번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용 당선인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더불어시민연합 후보로, 김 당선인은 미래한국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증을 거머쥐었다.

비례대표 후보로만 재선에 성공한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하지만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선거법을 개정한 후 거대 정당의 비례 위성정당 후보로 재선에 성공한 사례는 용 당선인과 김 당선인이 유이하다. 이 때문에 비례대표제 취지가 무색하게 됐다는 비판도 나왔다.

7전 8기 도전 끝에 웃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유영하 국민의힘 대구 달서갑 당선인은 이번 총선에서 득표율 72.68%를 얻고 승리했다. 27.31%를 기록한 권택흥 민주당 후보를 큰 수치로 앞질렀다.

유 당선인은 "먼 길을 돌아왔다"며 "지역 연고에 기댄 존재감 없는 정치가 아니라 당당하면서 자존감 높은 의정 생활로 기대에 부응하고, 미래를 기대하는 정치인으로 성장하겠다"고 당선 소감을 전했다.

2004년 17대 총선부터 도전한 유 당선인은 2022년 5월 보궐선거까지 국회의원 선거만 총 6번, 같은 해 대구시장 출마까지 더해 7번이나 패배했다. 20년 이상 무관으로 지냈던 유 당선인은 '7전 8기'만에 당선의 영예를 누리게 됐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최고령·최연소는?

박지원 민주당 전라남도 해남·완도·진도 당선인은 1942년 태생으로 만 81세다. 오랜 정치 경력을 지닌 박 당선인은 이번 선거에서는 물론 역대 최고령 국회의원 당선인으로 기록됐다. 또한 92.35%를 득표해 전국에서 가장 득표율이 높은 당선인으로도 기록됐다.

반면 전용기 민주당 화성시정 당선인은 이번 선거 승리자들 중 최연소다. 1991년생인 전 당선인은 만 32세다. 최고령인 박 당선인과의 나이 차이는 무려 49살이다. 전 당선인은 55.72%를 득표해 당선증을 거머쥐었다.

'아슬아슬했다'...가장 적은 표차이는?

이종욱 국민의힘 경상남도 창원·진해 당선인은 이번 선거에서 가장 적은 표차이로 당선증을 거머쥐었다. 5만 1100표를 얻은 이 당선인은 5만 603표를 득표한 황기철 민주당 후보를 불과 497표 차로 따돌렸다. 이 당선인은 50.24%, 황 후보는 49.75%를 득표했다.

2번째로 적은 표차이로 당락을 가른 선거구는 울산 동구다. 김태선 민주당 당선인이 3만 8474표를 얻어 3만 7906표를 득표한 권명호 국민의힘 후보를 568표 차로 앞질렀다. 김 당선인은 45.88%를, 권 후보는 45.2%를 기록했다.

서울 마포구갑도 600표 이내로 당락을 갈랐다. 조정훈 국민의힘 당선인이 4만 8342표를 얻어 4만 7743표를 득표한 이지은 민주당 후보를 599표 차로 이겼다. 조 당선인은 48.3%를, 이 후보는 47.7%를 득표했다.

추미애 민주당 경기 하남갑 당선인. (사진=뉴시스)
추미애 민주당 경기 하남갑 당선인. (사진=뉴시스)

여의도 '유리천장' 부순 여성들

이번 선거에서는 여성 후보들의 활약도 돋보였다. 지역구 선거에서는 민주당 24명, 국민의힘 12명 등 총 36명의 여성 후보가 당선됐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29명이 당선된 이후 최다 기록이다. 

비례대표 선거에서 여성 당선인은 민주연합 8명, 국민의미래 9명, 개혁신당 1명, 조국혁신당 6명 등 총 24명이다. 지역구 당선인 수와 합하면 전체 여성 당선인은 총 60명이다. 헌정 사상 최초로 전체 국회의원 의석 수의 20%가 여성으로 채워지게 됐다.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은 여성 당선인도 눈에 띄었다. 황정아 민주당 대전 유성을 당선인과 박정현 대전 대덕구 당선인은 대전에서 최초로 당선된 지역구 여성 후보다. 대전에서는 1948년 제헌 의회 이후 76년 만에 여성 지역구 의원이 2명이나 탄생했다.

추미애 민주당 경기 하남갑 당선인은 여성 최초로 지역구 6선 의원이라는 기록을 썼다. 1995년 정계에 입문한 추 의원은 15대와 16, 18, 19, 20대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여성 중 최다선 의원이기도 한 추 당선인은 여성 최초의 국회의장 직에 도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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