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매출 17조5731억원, 영업이익 7조300억원으로 사상 최대
HBM 판매 호조 호실적 견인… '챗GPT 시대' 데이터 처리 속도 우수
5세대 'HBM3E' 시장도 우위 예상… 'CAPA' 증설·美 보조금은 과제

SK하이닉스 이천 캠퍼스 전경.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이천 캠퍼스 전경. (사진=SK하이닉스)

[뉴스포스트=최종원 기자] SK하이닉스가 올해 3분기 실적에서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올리며 종전 기록을 갈아 치웠다. 종전 최대 기록은 반도체 최대 호황이였던 2018년 3분기다. 

최대 실적 요인으론 단연코 고대역폭메모리(HBM)가 꼽힌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 지속 공급을 이뤄내며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술력에서 압도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다만 '없어서 못 파는' HBM 증설 경쟁에서 삼성전자·마이크론 등 경쟁사 대비 앞서가야 하는 것이 SK하이닉스의 과제다.  


SK하이닉스 '역대 최고 실적' 찍었다


25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 3분기 매출 17조5731억원, 영업이익 7조3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93.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종전 최대 실적인 2018년 3분기에 기록한 6조4724억원을 여유롭게 갱신했다. 

SK하이닉스의 HBM 개발 연혁. (사진=SK하이닉스 뉴스룸)
SK하이닉스의 HBM 개발 연혁. (사진=SK하이닉스 뉴스룸)

HBM 판매 호조가 호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SK하이닉스는 24일 열린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인 HBM의 판매량이 늘어나고 일반 D램 제품 가격의 상승세도 이어지고 있다"며 "특히 HBM 매출은 전분기 대비 70% 이상, 전년 동기 대비 330% 이상 증가하며 매출 성장을 주도했다"고 밝혔다.


AI 열풍 힘입어 HBM 노젓다


AI 가속기 수요 증가 등 AI 시대가 본격 찾아오면서 HBM이 각광받고 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적층해 기존 D램 대비 높은 데이터 전송 속도와 낮은 전력 소비를 이끌냈다. 특히 딥러닝, 슈퍼컴퓨터 등 미래 환경에서 대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챗GPT와 같은 AI 서비스가 보편화되며 영향으로 수요는 더욱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가 지난 9월 공개한 5세대 HBM3E.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지난 9월 공개한 5세대 HBM3E.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2013년 세계 최초로 HBM 개발 및 양산을 이뤄낸 이래 수율, 기술력, 소재 수급, 엔비디아 공급 등으로 현재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회사가 지난 9월 세계 최초로 양산한 5세대 HBM3E은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와 함께 챗GPT 등 AI 서비스 서버에 활용될 터라 전망이 밝은 편이다.


독보적인 'HBM3E 출하량'…시장점유율 '압도적 1위'  


이미 3분기 중 SK하이닉스의 HBM3E 출하량은 4세대인 HBM3을 넘어섰고, 4분기에는 HBM3E 12단 제품 출하를 시작해 내년 상반기 12단 제품 비중이 전체 HBM3E 출하량이 절반 이상이 되도록 추진하는 모양새다. SK하이닉스는 HBM3 시장 점유율을  90% 이상 차지하며 압도적 1위를 구축하고 있다.

HBM3E 시장에서도 압도적 우위가 예상되지만, 제품 성능과 수율 등 요소에 따라 격차는 좁혀질 수 있다. 특히 수요에 비해 공급이 15% 가량 부족한 만큼 생산 능력(CAPA) 경쟁이 치열하다. 2위 삼성전자는 패키징까지 전부 도맡는 턴키(일괄 수주·생산)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고, 올해 HBM 생산능력을 전년보다 2.9배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힌 터라 낙관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미국 상무부는 반도체법에 따라 최대 인텔에 85억달러(약 11조7342억원), TSMC 66억달러(약9조1113억원), 삼성전자 64억달러(약 8조8352억 원), 마이크론 61억4000만달러(약 8조4762억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사진은 지난해 6월 백악관에서 발언하는 지나 러몬도 미 상무부 장관. (사진=뉴시스)
미국 상무부는 반도체법에 따라 최대 인텔에 85억달러(약 11조7342억원), TSMC 66억달러(약9조1113억원), 삼성전자 64억달러(약 8조8352억 원), 마이크론 61억4000만달러(약 8조4762억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사진은 지난해 6월 백악관에서 발언하는 지나 러몬도 미 상무부 장관. (사진=뉴시스)

마이크론 또한 CAPA 확대를 위해 일본 정부와 협력해 히로시마에 HBM 공장을 짓고 있고, 말레이시아 공장에서도 HBM 생산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미국 상무부로부터 최대 61억4000만달러(약 8조4762억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지원받을 계획이다. 반면 SK하이닉스가 미국 상무부로부터 받는 보조금은 최대 4억5000만달러(약 6212억원)에 불과하다.


HBM과 고용량 eSSD로 승부수


SK하이닉스는 HBM 매출 비중을 올리고 낸드에서도 고용량 eSSD 판매를 확대해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 측은 "3분기 전체 D램 매출의 30%에 달했던 HBM 매출 비중이 4분기에는 4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며 "낸드에서도 시장 수요가 가파르게 늘고 있는 고용량 eSSD의 판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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